자연생활
그야말로 푸르른 날들이다.
푸르름 사이에 분홍, 노랑, 하양, 보라 꽃들이
여기저기 얼굴을 내민다.
보기에도 좋은데 먹을 수 있는 것들도 많아서
쑥, 냉이, 고사리, 달래를 캐서 국을 끓이고
나물을 만들어서 먹고 있다.
바다는 최근에 만난 친구로부터
풀 먹는 것을 배워서
싱싱한 유채꽃과 토끼풀을 골라 먹고 다니고
배 아픈 데 좋다는 괭이밥을
한 주먹씩 뜯어서 들고 먹는다.
식탁 위 작은 꽃병에는 들꽃이 꽂아져 있고
토끼풀과 자운영으로 만든 화관을 쓰고 놀고
민들레 씨 불기를 하는 것이 매일의 놀이이고
집 앞 오름의 등선을 보면서
미세먼지의 농도를 예상한다.
어느새 자연이 우리의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있다.
아이들은 아주 작은 꽃들이
새롭게 피어나는 것을 보고 감탄하고
작은 벌레들을 발견하며 놀라고
큰 바위 가운데 고인 물에 꽃을 띄우고
해 질 녘 나무가
벽과 땅에 만드는 그림자를 가지고 논다.
언제 우리가 도시에 살았었나 싶다.
편의 시설도 없고 버스 정류장도 멀고
가족과 친구는 물론
매일 볼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자연이 주는 완전한 풍요로움은 모든 것에 앞선다.
아이들 돌보고 집안일하고
내 공부까지 하다 보면 쉽게 지치는데
그래도 꼭 시간을 내어
하루에 몇 시간은 자연에 나가 있는다.
바람과 햇빛과 땅과 꽃들 사이를 걷고
앉아있다 보면
마음이 느슨해지고 없던 힘이 조금씩 올라오면서
몸과 영혼이 스르륵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
아이들은 자연 안에서 실컷 뛰어놀며 힘을 쓰고
나는 자연 안에서 실컷 쉬며 힘을 충전하니
집중 육아의 시기를 살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자연만큼 소중하고 고마운 것이 없다.
오늘은 또 어떤 꽃이 봉오리를 틔웠을까?
또 어떤 벌레가 우리 앞에 꼬물거리며 나타날까?
슬슬 나가봐야겠다.
"얘들아! 나가자! 어어, 옷 입어야지!"
벌써 튀어나간 아이들.
겉옷을 챙겨들고 따라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