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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반드시 만나야 할 친구

by 아론의책

살다보면 하수구에 빠지는 날이 있다.

흠뻑 젖은몸으로 기어나올 힘 조차 없는 순간들이 있다.


수능 실패

편입 실패

취업 실패


나는 실패의 아이콘이었다.

실패를 밥먹듯이 해서 한국에 살기 싫어졌다.

아니 살수가 없었다.


그래서 중남미에 갔다.

해외에 봉사한다는 포장을 하고.


그곳에서 나는 본명을 버렸다.

'아론'이란 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 이름을 가지고 2015년 스페인에 갔다.

그곳에서 꽤 유명한 가이드가 되었다.

그곳에서 평생 살 줄 알았다.

코로나가 올줄 몰랐다.


또 다시 나는 실패의 아이콘이 되었다.


아론이란 이름을 스페인에 두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숨죽이며 4년을 본명으로 살았다.

그러다 교통사고를 당했고 허리를 다쳤다.

회사에서 다닐 수 없었고 백수가 되었다.


또 다시 나는 실패의 아이콘이 되었다.


우울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재활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없었다.

병원에 갇혀 3끼 밥만 축냈다.


아침밥을 대충 구겨 넣고 칫솔을 챙겨 화장실에 가다 책장을 발견했다. 다가가 펼친 한 권의 책을 보고 전기에 감전되듯 온 몸이 찌릿 거렸다.


책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더라도 자기 자신을 존중하라. 자신의 인생을 완성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스스로를 존경하라."


단 한번도 나 자신을 존경한적이 없었다.

그저 남과 비교하며 남보다 못한 내 자신을 등신처럼 여겼다.


자랑할 것이 없는 못난 내 자신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날 그때 한 권의 책은 내 생각을 180도 변화시켰다.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자신을 존중하기로 결심했다.


그 결심은 1,000권의 책을 읽은 독서가로 만들었고 한 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내가 책을 좋아해서 책을 읽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책을 좋아해서 책을 읽지 않았다.


책을 읽고 확장되가는 생각때문에 책을 읽었다.

나 자신을 발견하는 즐거움 때문에 책을 읽었다.

그리고 하나씩 실천하며 성장하는 기쁨에 책을 읽었다.


책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밝혀주는 거울이다. 과거의 실패를 기회로 만드는 열쇠이다.


하지만 책은 거들뿐,

인생에서 반드시 만나야 할 친구는 아니다.


인생에서 반드시 만나야 할 친구는

책을 통해 만나게 되는 자기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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