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사람만 쓸 수 있다."
김종원 작가의 이 문장은 슬럼프에 빠졌던 저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내가 쓰는 이 글을 과연 누가 읽을까?”
“이 글은 충분히 좋은가?”
“부끄럽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들이 글쓰기의 시작부터 저를 붙잡았고 한 문장, 한 단어조차 쉽게 꺼낼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글이란 꼭 누군가에게 인정받아야만 의미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하나의 글을 쓰는 일도 제겐 꽤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그 무거운 생각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게 된 건, 우연히 읽게 된 김종원 작가님의 책 덕분이었습니다.
“좋은 글을 쓰려고 하지 마라. 그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니까.”
“나쁜 글이라도 일단 완성하라. 완성의 경험과 과정을 거친 배움이 그대에게 또 쓰게 할 힘을 줄 것이다.”
그 순간 저는 글에 대해 갖고 있던 고정관념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사람들에게 칭찬받아야 한다는 욕심,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을요.
그 대신 솔직함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좋은 글을 쓰겠다’는 욕심 대신, ‘내 마음을 담겠다’는 다짐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글은 조금씩 자유로워졌습니다.
누구의 눈치를 보지도 않고, 나의 진심을 있는 그대로 담는 연습을 하다 보니 하루에 네 편의 글을 쓰는 일도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누가 읽을까를 고민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읽는다. 단 한 명이라도. 그러니 즐겁게, 마음을 담아 글을 쓰자.”
이 문장을 마음속에 새기고 글을 씁니다. 그 글을 통해 나 스스로를 만나는 시간이 소중해졌기 때문입니다. 어떤 글은 어설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로 비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글의 첫 번째 독자가 나 자신이라는 것을, 그리고 내가 그 글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기에.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멋진 글이 아니어도 괜찮아. 내가 내 글을 응원하니까.
이 글에 나의 마음이 담겨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
그 마음으로 매일 글을 씁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글,
내 삶의 조각들을 하나씩 이어 붙이는 기록을.
글은 삶과 닮아 있습니다. 완벽한 삶이 없듯이 글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글 또한 삶처럼 써 내려가면 됩니다.
조앤 K. 롤링도, 무라카미 하루키도 ‘좋은 글을 써야지’라는 생각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썼습니다. 꾸준히 계속요. 그리고 그 글이 누군가에게 닿아 지금의 명성을 얻었죠.
명성과 부가 본질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쓰고자 하는 의지가 글쓰기의 본질입니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의 마음이 담긴 글이라면, 그 자체로 충분히 빛이 나니까요. 누구보다 소중한 당신이 최고의 독자이자 작가이니까요.
"쓰는 사람만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