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관점] 더 셀(The Cell) 리뷰

by 송아론

이 매거진의 영화 리뷰는 '문학적 관점'과 '심리적 관점'으로 나뉜다.

택시더미아를 '문학적 관점'으로 리뷰를 했다면, 더 셀은 '심리적 관점'으로 리뷰한 영화다.


영화 포스터


포스터를 보자마자 리뷰를 접고 싶은 생각이 마구 든다.

약 10년 전인 2000년도에 개봉한 영화라지만 포스터가 구리기 그지없다.

3류 영화, B급 감성이 넘실거린다.


이 포스터만 보고 뒤로 가기를 누른다면 당신은 패배자가 될 것이다.

영화 더 셀에서 가장 거지 같은 장면을 뽑으라면 바로 영화 포스터니까.





갑자기 오즈의 마법사 같은 느낌.


이 영화의 즐길 거리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영상미이다. 그로테스크하고 사이코틱 한 느낌이 많이 있지만, 이 영화를 본 사람은 영상미에 대해 극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니까 포스터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




피해자를 익사 시키는 연쇄살인 범 '칼'


이 영화는 연쇄 살인범 칼의 무의식의 세계를 다룬 이야기이다.

칼은 여성을 납치해 물에 익사 시키는데, 이렇게 죽인 여성만 약 7명에 달한다.



여성을 납치해 익사 장면을 녹화하는 연쇄 살인범 '칼'


그리고 아직 살아있는 또 명의 피해자.

40시간 안에 구출하지 못하면 희생자가 생기는 상황이다.

형사들은 이 여성을 찾기 위해 연쇄 살인범 칼의 행방을 추적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점이 하나.

왜 연쇄살인 범 칼은 '남자도 아닌 여자만' 골라 죽이게 된 것이며,

수많은 살인 범행 중 '익사'를 택한 것일까?


해답은 칼의 어린시절에 나와있다.


혁대를 풀어 칼을 때리는 아버지



칼은 어린 시절 내내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했다.

맞는 건 일상생활이었고 다리미로 칼의 몸을 지지는 등 엽기적인 행각도 일삼는다.

성적 학대를 한 장면들도 나온다.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학대를 받고 자라면 어떻게 될까?

바로 칼처럼 사이코패스가 되는 것이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불특정 다수에게 풀게 된다.

칼에게 있어 불특정 대상은 '여자'였다.



왜 하필 남자가 아니라 여자일까? 여자가 더 죽이기 쉬워서?



칼의 무의식 세계에서 나오는 피해자. 마치 인형처럼 나온다.


칼이 여자를 선택한 이유는 인형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인형을 모았고, 그 이유로 아버지에게 두들겨 맞았다.


또 집을 나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인형으로 푸는 듯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칼이 남자가 아닌 여자를 죽이는 이유라 할 수 있다.

실제 상담에서도 엄마가 나를 버리고 가서 여성을 혐오하는 사례가 있다.


칼이 어린 시절 침례식(세례)를 받는 모습



다음은 익사에 대한 해답이다.

칼이 많은 범행 중 익사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 장면 때문이다.

칼은 어린 시절 물에 수장 시키는 침례식(세례)을 받았는데, 이때 죽을 뻔 했다.


그런 아들에게 아버지는 그때 물속에 빠트려 죽여버렸어야 했다며 폭언한다.

은 이때 익사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고 동시 살인을 익사로 정한다.


캐서린 발밑에 나타난 뱀장어


심리학자 캐서린은 칼의 무의식 세계로 들어간다.

칼을 설득해 아직 살아있는 피해자를 찾기 위해서다.


그때 캐서린은 순간 자기 발밑에 물과 함께 뱀장어(뱀?)가 떠다니는 걸 본다.

이 장면은 아버지에 당한 것을, 그대로 여자들에게 익사로 복수를 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처럼 칼은 두 가지의 트라우마가 있는데,

첫 번째는 아버지의 학대.

두 번째는 침례식 때 죽을뻔했던 경험이다.

그것이 칼을 사이코패스로 만들었다.


익사 한 줄 알았던 여자가 움직이자 놀라며 피하는 '칼'


칼은 물에 대한 공포가 남아있다.

익사해 죽은 줄 알았던 여자가 움직이자 깜짝 놀라며 자리를 피한다.



의식불명에 빠진 칼


형사들은 칼의 소재지를 추적해 그를 붙잡는다.

하지만 칼은 원인 모를 의식불명에 빠진다.

형사들은 아직 살아있는 여성 피해자가 어디에 갇혀 있는지 찾기 위해 심리학자 캐서린(제니퍼 로페즈)을 찾아간다.


이것이 캐서린이 칼의 무의식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계기이다.


왼쪽 '캐서린', 오른쪽 연쇄 살인범 '칼'


이 영화의 재미요소 중 하나다.


심리학자 캐서린이 피해자를 찾기 위해 연쇄 살인범 칼의 무의식 세계에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인셉션을 재미있게 봤다면, 굉장히 흥미로울 것이다.


그렇다면 칼의 무의식의 세계는 어떤 세계일까?


칼의 무의식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스타거 왕'


칼의 무의식의 세계는 바로 '스타거 왕'이 있는 세계이다.

스타거 왕 그는 누구인가? 바로 연쇄 살인범 '칼'이다.


엥? 스타거 왕이 칼이라고?

무슨 소리인가 하면, 칼의 풀네임이 '칼 스타거'이다.


결국 무의식 세계에서 왕은 자기 자신인 셈이다.

하지만 칼은 스타거 왕이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그 이유는 영화에도 나오지만, 칼은 심각한 정신분열(조현병) 증상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상담사례



실제 상담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다.

자기는 지구 밖 행성에 사는 '왕'이라는 것이다.

그 행성에 사는 생명체는 모두 자기를 보고 무릎꿇고 왕으로 대접한다고 했다.


그가 이런 망상에 빠지게 된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괴롭힘과 왕따를 당해 친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그를 왕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조현병이 오면 내담자는 '인지 능력을 상실'하는데,

이때, 상담사는 절대로 그의 말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담자를 위로하고 이해를 해준다.

그렇게 신뢰를 얻고 난 다음 심리치료를 진행한다.

치료를 받다보면, 스스로 지금까지 잘못 생각했다는 걸 내담자 스스로가 인지한다.


스타거 왕의 또 다른 모습


아버지에게 온갖 학대를 당할 때, 칼을 도와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무관심 했다.


그때 바로 칼을 도와준게 바로 스타거 왕이다.

칼은 심리학 박자 캐서린에데 유일하게 날 도와준 자가 스타거 왕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스타거 왕'은 '칼'이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 쳐 만든 '또 다른 자아'라고 할 수 있다.


흑화 된 캐서린


이처럼 캐서린은 칼의 무의식 세계로 들어가 어린 칼과 방황하고 있는 어른 칼을 만난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그를 위로하고 설득해 피해자가 갇힌 위치를 찾으려고 하는데...


스타거 왕의 훼방으로 흑화가 된다.

자신이 있는 곳이 칼의 무의식의 세계라는 걸 잊고 만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형사 피터는 심리학자들에게 캐서린을 구하겠다며 칼의 무의식 세계에 들어간다.


피터와 캐서린


그리고 캐서린을 만나 이곳은 현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피터.

하지만 캐서린은 피터를 유혹하는데...


피터를 고문하는 스타거 왕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혐짤 창자 양꼬치 고문.


피터는 스타거 왕에게 붙잡혀 창자 고문을 당하지만...

끊임없이 캐서린을 깨우기 위해 노력한다.


캐서린에게 잊을 수 없는 과거를 들먹이는데,


여동생이 차에 깔리지 않았냐는 둥,

반년간 혼수상태에 있다가 죽지 않았냐는 둥,

자기도 혐오적인 상태인데, 캐서린에게 온갖 혐오 충격 요법을 시전한다.


스타거왕, 캐서린에게 뒤통수 맞기 1초 전


그 결과 정신을 차리게 된 캐서린.

스타거 왕에게 너도 정신을 차리라며 전두엽 마사지를 가한다.


캐서린과 피터 모두 원래 상태로 돌아와 칼의 무의식의 세계에서 빠져나온다.

피터는 칼의 무의식 세계에서 피해자(여자)가 갇혀 있는 단서를 발견해, 현장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그 시각, 캐서린은 '어린 칼'에게 도와주겠다고 해놓고 아무것도 못해 괴로워하는데...

사실 캐서린은 어린 칼을 도와줄 수 있었던 타이밍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스타거 왕의 훼방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대로 자신의 무의식 세계에 칼을 끌어들이는 캐서린.

자신의 무의식이라면 스타거 왕을 무찌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아이디어다.




그렇게 캐서린의 무의식 세계로 들어오게 된 칼.

성인이 된 칼은 캐서린에게 '새(조류)' 이야기를 한다.


어렸을 때 새를 발견했는데 부상을 입었단다.

그래서 싱크대 밑에 숨겼는데, 망할 아버지가 그걸 발견하곤 죽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칼은 차라리 내가 죽이는 게 나았다고 말한다.


이 뜻은 캐서린 보고 자신을 죽여달라는 것.

하지만 캐서린은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그 순간 나타난 스타거 왕.


물속에서 나오는 스타거 왕


스타거 왕이 나오는 명장면 중 하나.


결국 캐서린은 어쩔 수 없이 스타거 왕과 싸우게 되고,

나의 세계에서는 내 법칙이 통한다는 명언과 함께 스타거 왕을 칼로 찌른다.

하지만 캐서린이 깨닫지 못한 사실이 하나 있으니,


스타거 왕은 곧 칼이라는 뜻.


쓰러진 꼬마 칼


스타거 왕이 죽어가자, 꼬마 칼도 죽어간다.


꼬마 칼은 애처롭게 살려달라고 한다.

아버지에게 학대 당할 때도 분명 살려달라고 외쳤을 것이다.


칼을 물속으로 데리고 가는 캐서린


칼을 물속으로 데려가는 캐서린.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스타거 왕은 괴로워한다.


하지만 꼬마 칼은 비교적 편안하게, 그리고 마치 잘 되었다는 듯 주먹을 있는 힘껏 쥐고 죽는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해석하기 나름인 거 같다.

꼬마 칼이 자신이 아버지 말처럼 그때 죽었어야 했다는 뜻도 되는 것 같고,

캐서린으로부터 치유가 받았다는 뜻도 될 거 같다.


영화 엔딩이 이 장면일 것 같지만,

실은 이 장면이 끝은 아니다.

캐서린이 상담하는 또 다른 아이 '애드워드'


또 다른 아이 '애드워드'를 자신의 무의식 세계로 데려온 캐서린


사실 캐서린은 칼을 만나기전, '애드워드'란 아이를 상담중이었다.

하지만 애드워드는 늘 악마로 변해 도망친다.

애드워드 안에는 '모키락' 이라는 악마가 있기 때문이다.

(*풀 네임이 애드워드 모키락 인듯.)


하지만 캐서린은 칼의 죽음으로인해 깨달음을 얻은 상태.

애드워드를 자신의 무의식 세계로 데려와 성공적으로 치료를 한다.


그렇게 온갖내내 잔인무도한 장면을 보여줬던 감독은

결말을 해피엔딩으로 마친다.


평범한 아이가 커서 살인자가 되는 과정



이 영화는 연쇄살인범들이나 사이코패스들이 왜 사람을 죽이게 되는 것인지, 그 이유를 심리학적으로 매우 잘 풀었다.


행복한 가정에서 부모에게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가 연쇄 살인범이 되는 경우는 없다. 모두 불우한 가정에서 폭력과 학대에 노출되면서부터이다.


그러면 왜 가족을 죽이지 애먼 사람을 죽이냐고 할 수 있겠다.

그 이유는 이렇게 칼 처럼 오랜 기간동안 폭력에 노출되면 '반 사회성'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내가 힘들게 산 걸 가정 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돌린다.

내가 이렇게 살동안 너희들은 잘먹고 잘 살았지? 너희도 한번 당해봐.

이런 심리라 할 수 있다.

솔직히 남이 잘 되면 우리도 배가 아프지 않은가?

그런것과 같은 원리다.



예술, 심리, 영상미, 상징성



심리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그로테스크한 예술 영화, 또는 예술적인 심리영화를 찾는다면 묻고 따지지도 말고 더 셀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인생 영화이기도 하다.

영상미로 보는 내내 즐거움을 주는가 하면, 장면 장면을 상징성으로 도배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든다. 설령 상징이 무엇인지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그냥, 재미있다.


스토리나 연출,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다.

단점이라면 잔인한 영화를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타셈 싱이 만든 영화 더 폴은 반응이 더 좋은 거 같은데, 조만간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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