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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아론 Feb 22. 2021

학교폭력 미투

요새 스포츠계와 연예계 쪽에서 학교폭력 미투가 일어나고 있다.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학교폭력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잊어질 거라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성추행과 성폭행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파괴되듯이, 학교폭력도 마찬가지다. 

학교폭력에 노출된 사람은 대인기피증이 생기고,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집에서 괴로워한다.


나도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정말 모든 아이들을 하나하나 신경 써줬던 담임선생님을 만났는가 하면,

중학교 2학년 때는 쉬는 시간에 선생님 책상 앞에서 장난을 쳤다고 싸대기를 맞은 적 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어떤 고등학생 형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학교 끝나고 끌려갈 뻔했다.

맞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당시 노는 애들이 나보고 너 때리러 온 사람이 있다며, 정문으로 가지 말라는 말을 해서였다. 그날 나는 학교 뒷문으로 월담을 해 맞지 않을 수 있었다.


또 점심시간에는 다른 반 친구가 옆 고등학교 형들한테 끌려가는 걸 봤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그 친구 이름을 불렀다. 그대로 놔두면 안 될 거 같았기 때문이었다.

내가 친구 이름을 부르자 형들은 우리를 놔두고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 앞에 있는 문구점에 들려 먹을거리를 사고 나왔다.


그런데, 문구점에서 나오는 순간, 정말 순식간에 주먹에 맞고 골목으로 끌려갔다.

거기서 나는 더 맞았다. 애새끼가 뭔데 깝치냐고 하면서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용기가 부족했다. 

솔직히 맞짱 뜨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기세에 눌려 방어밖에 하지 못했다.


결국 맞느라 수업시간에 늦게 되었고, 담임 선생님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글쎄 해결한 건 학교가 아니었다.

노는 애들이었다. 내가 맞고 온 걸 보자, 그 애들이 자기가 아는 선배들에게 부탁해 복수를 해줬다.


선배들은 나를 때렸던 고등학생들을 붙잡았다며

점심시간에 나오라고 했다. 나와서 너도 똑같이 때리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나는 괜찮다고 했다.

왜냐?

또 언제 보복을 당할지 모르니까.


내가 만약 나가서 때렸다면 언제 보복을 당할지 몰라 두려워 안 나간다고 했다.

학교폭력 미투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심정을 가진 사람이 있을 것이다. 

폭로를 했지만, 또 언제 그 사람이 보복을 할지 몰라 한편으론 두려울 거다.

그래서 가해자가 직접 만나서 사과를 하겠다고 해도 쉽게 만나지 못한다.


고등학생 때도 정말 많이 힘들었다.

학교폭력을 당해서가 아니라, 가치관에 맞지 않는 애들이 너무 많아서였다.

공고라 소위 일진이라 불렸던 애들이 너무나 많이 모였고, 각 학교의 짱들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그 애들은 약한 애들을 괴롭히는 게 하루 일과였다.


숙제를 시키거나 괜히 괴롭히거나 때리는 둥...

그래서 속으로 제발 저 새끼가 나에게 시비 좀 걸길 바랐다.

그러면 좀 패 버릴 수 있으니까.

그런데 결국 그렇게 되지 않았다. 

어차피 나도 그 안에서는 괴롭힘만 당하지 않는 약자였으니까.


초등학교 때도, 중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도 나는 언제나 중간자 입장이었다.

공부는 관심이 없어 노는 걸 좋아하는데, 일진은 되기 싫고, 대신 일진이랑은 친한 놈.

그래서 고등학생 1학년 때까지는 정말 아무런 의미 없이 학교를 다녔다.

그러다 2학년이 되어서야 그제야 가치관에 맞는 친구들과 사귀게 되었고,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했다.


그러고 보면 나도 왕따나 괴롭힘 같은 학교폭력은 당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폭력을 아예 당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학교폭력을 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감을 이해한다.


인스타에 그걸 모르는 또라이가 있어서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 적도 있다.


인스타에 감성글을 쓰는 사람이었는데,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이해 안 된다는 말을 했다.

왜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연예계 애들이 뜨기 시작하니까 폭로하냐는 말이었다.

그전에 찾아서 사과를 받지 뭐했냐는 것이다.

오래된 일인데 아직도 과거를 잊지 못하고 열등감에 사로잡혀 연예인이 뜨니까 폭로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나는 그 구역의 미친년에게 DM으로 아주 친절히 설명을 했다.

학교폭력이라는 게 오랜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잊어지는 게 결코 아니라고.

결국 그 글을 자삭하길래, 나도 팔로우를 끊었다.


나는 다행히도 학교폭력으로 인해 괴로운 건 없다.

다만 이따금 이해 안 되는 건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선생님 책상 앞에서 잠깐 장난쳤다고 싸대기를 맞은 것.

장난도 아니고 그냥 잠시 논 거지. 

내가 영화 나비효과의 주인공이 된다면. 그 시절로 돌아가서 한번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아니 미친 선생아. 잠깐 여기서 친구랑 장난쳤다고 싸대기를 때려? 히스테리 같은 년!"


학교폭력이 화두에 오르자, 머니투데이 기자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학교폭력에 대한 실태를 인터뷰하고 싶은데, 강서교육 복지에서 어머니를 추천해줬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1시간가량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기사가 나왔다.

어머니가 링크를 보내줘 읽어봤는데 충격이었다.

아니 학교폭력을 당한 후에 거식증에 걸려 치아가 다 빠졌다고?

두 눈을 의심했다. 어머니 상담사례였다. 


기사를 읽어보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4545385


상담소에 오는 내담자 상당수는 왕따를 경험한 적이 있다.

<벼랑 끝, 상담> 도서에도 상당수가 왕따의 경험이 있다.

그럴 때 심리치료를 어떻게 하는지 세세한 과정을 썼다.


책에는 20가지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 프로그램에 자신의 상황을 대입시켜서 혼자서 셀프 치료를 해볼 수도 있다.


그래도 상담을 통해 심리치료를 받는 게 제일 효과가 좋다.

다만 경제적 상황으로 불가하다면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았으면 한다.


https://tum.bg/bHh0t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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