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동안 섹스를 한 번도 하지 않아, 강간했다. 물론, 내가 아니라 그 여자. 그 여자는 신음을 어헝어헝. 흘렸다. 참으로 우습다. 어헝어헝 이라니.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는데, 필시 그 여자의 얼굴은 못생겼을 것이다. 예쁜 여자는 절대 어헝거리지 않으니까.
어렸을 적 아버지가 옆집 여자를 덮친 것을 봤다. 그건 확실히 덮친 것이었다. 신음소리가 아악- 아악-이었으니까. 창가로 그 광경을 본 나는, 광견병이 걸린 아이처럼 헥헥 거리며 질주했다. 왜 질주했는지 모르겠는데, 침을 흘려야 내 모습이 더 처절해 보일 것 같았다. 그래서 흘렸다. 그리고 난 그다음 날부터 아버지를 존경하게 됐다. 아, 아버지 이제 더 이상 저희 어머니를 때리지 않으려고 하시는 거군요, 그쵸? 그때 그 여자를 때리려고 하는 거예요, 맞죠?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혼을 하게 됐고, 나는 드디어 자유가 됐다. 자유, 자유란 무엇인가? 그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걸 말하지 않나? 하지만 나는 몇 달 뒤에 구속을 받고 말았다. 단지, 배고 고팠을 뿐이었는데 술 취한 남자가 길가에 쓰러져 있길래 뻑치기를 한 것뿐이었는데 그게 잘못된 건가? 그럼 뒤치기를 했던 우리 아버지도 잡혀가야 하는 게 아닌가? 세상은 그렇게나 불공평한 것이었다. 우유와 빵 한 조각 먹기 위해서는 뻑! 치기를 해야 하니, 얼마나 불공평한 것인가? 희희낙락 웃고 있구나, 너희들은. 구제해줄 사람이 없어 나는 소년원에 가게 되었다. 그리고 6개월 후 석방, 여자를 강간한 것이다. 왜? 역시나 배고팠으니까...
여자의 침대에는 유혈이 낭자해 있었다. 낭자, 이제 당신은 더 이상 낭자가 아니로군요. 처녀도 아니거니와. 깨끗하지도 않고 순결하지도 못해요. 하지만 당신은 아주 착한 여자예요. 내 고픔을 채웠으니까. 그렇지요 낭자? 여자는 대답 없이 울기만 하고 있었다. 그래, 네가 언제 그런 고통을 느껴본 적이 있었느냐. 나는 창문을 통해 여자의 집을 빠져나갔다.
지금쯤, 어머니는 뭐하시고, 아버지는 뭐하실까?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지금 이 골목이 어느 골목인지 모르는 것처럼.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나는 골목 어귀를 돌아 서류가방을 들고 집으로 귀가하는 남자를 바라본다. 남자가 쓱- 나를 한번 쳐다보고서는 지나간다. 그래, 모든 게 그렇다. 지나가는 거다. 섹스도 지나가고, 뻑치기도 지나가고, 배고픔도 지나가는 거다. 그리고 언젠간 다시 되돌아오겠지. 이렇게,
뻑!
나는 남자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남자는 그대로 나자빠져 서류가방을 놓친다. 빙신, 너는 대체 왜 일하는 거냐. 지금 이렇게 뻑치기를 당하고 있는데, 왜 일하고 있는 거냐! 나는 남자의 턱주가리를 잡고 주먹으로 아가리를 갈긴다. 뻑! 뻑! 뻑! 참으로 기분 좋은 소리다. 이 소리는 옛날 옛적, 우리 엄마 아빠가, 내 볼에 해주던 소리가 아닌가? 뽀.뽀.뽀. 참으로 기분 좋은 밤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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