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아론 Nov 17. 2021

[상담사례] 말을 재미있게 못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


텀블벅에서 <벼랑 끝, 상담> 오디오북을 펀딩 합니다.

선착순 할인 이벤트가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https://tum.bg/t4urnx


60대 여성이 상담소를 방문했다. 자신은 말을 재미있게 못 한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할 때면 늘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했다. 여성은 '나는 말을 재미있게 하지 못한다는 부정적 신념'이 있었다.


그렇다면 신념이란 무엇일까?


신념이란, 내가 굳게 믿고 있는 것을 말한다. 정치, 사상, 종교, 관념, 이념, 생각 등등이다. 만약 신념이 긍정적이라면 우리의 삶을 긍정적으로 만든다. 하지만 부정적 신념이 많다면 많은 행동제약이 생기고 만다. 어떤 일을 할 때도 잘할 수 있는데, 못한다는 생각부터 한다.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도전하지 않고 계속 똑같은 자리에 머무르게 된다.


. 상담 결과 60대 여성은 의외로 이야기도 잘하고 웃었다. 자기는 웃지 않는다고 했지만 상담 중에 몇 번이나 깔깔 거리며 크게 웃었다. 그렇다면 그녀는 자신이 말을 재미있게 못 한다고 생각한 걸까?


시고모님 때문이었다. 시고모님이 말을 아주 재미있게 하다 보니, 그녀는 자신이 상대적으로 말을 재미있게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원장님은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인지시켜 주기 위해 <부정적 신념 바꾸기>라는 인지치료 도구를 꺼냈다. 원장님이 질문하면 여성이 답하고 글을 쓰는 프로그램이다.


원장: 명숙(가명) 씨의 부정적 신념은 무엇이죠?

명숙: 말을 재미있게 하지 못한다입니다.


원장: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할 때 보이는 증상이 있나요?

명숙: 가슴이 떨리고 답답합니다.


원장: 그렇다면 말을 재미있게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된 경험이 있나요?

명숙: 네 저희 시고모님께서 말을 재미있게 하시데, 시고모님을 보고 저를 보자, 저는 말을 재미있게 못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어떤 신념이 생기게 되는 경우는 모두 '경험'을 통해서다. 책을 읽고 공감이 가서 똑같은 신념이 생길 수 있고, 누군가의 칭찬이나 비판을 받은 뒤 그게 맞다는 신념이 생길 수도 있다.


원장: 그렇다면 시고모님이 말을 재미있게 한다는 건 무엇을 기준으로 한 것인가요?

명숙: 그냥 제 기준으로 그렇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장: 그럼 그것은 명숙 씨 생각인가요?

명숙: 네


원장: 다른 사람들도 말 잘하는 사람의 기준을 시고모님으로 두고 있나요?

명숙: 아니요.


원장: 명숙 씨는 다른 사람이 말할 때도, 말을 잘하는 사람의 기준을 시고모님에게 두고 있나요?

명숙: 아니요.


원장: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말을 재미있게 한다는 기준을 어디에 두고 있는 것 같나요?

명숙: 글세요? 사람마다 다를지 않을까요?


원장: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말을 재미있게 못 한다고 한 적이 있나요?

명숙: 아니요.


원장: 그럼 당신이 말을 재미있게 하지 못해서 자신이 없다고 했는데, 그 근거는 어디에 있나요?

명숙: 제 안에 있습니다. 그냥 제 생각입니다.


원장: 명숙 씨의 그 생각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하는 생각인가요? 아니면 나만의 생각인가요?

명숙: 나만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자신이 말을 재미있게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오로지 자신만의 생각임을 인지하게 만드는 것이다.


원장: 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명숙 씨의 내면 상태는 어떤가요?

명숙: 불편하고 자신 없고 외롭습니다.


원장: 명숙 씨는 말을 재미있게 하지 못해서 자신 없다.라는 부정적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다면 명숙 씨의 진정한 마음은 무엇을 원하고 있나요?

명숙: 말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대로의 나도 괜찮은 것 같네요.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 했기 때문에 '지금 이대로의 나도 괜찮은 것 같다는' 답변이 나왔다.


원장: 그렇다면 계속 나는 말을 재미있게 하지 못해서 자신이 없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명숙 씨의 미래는 어떨 거 같나요?

명숙: 외롭고 우울할 것 같습니다.


원장: 명숙 씨는 지금까지 말을 재미있게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어요. 그 생각이 명숙 씨에게 어떤 가치가 있나요?

명숙: 아무런 가치가 없어 보입니다.


*위 질문들은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하고 살아가면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될 거 같은지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통해 내담자들은 내가 '부정적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 미래가 어두워진다는 걸 인지하게 된다. 그러니 지금과 같은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면 안 된다는 걸 서서히 자각한다.


원장: 자, 지금부터 제가 하는 이야기를 제삼자 관찰자 입장으로 들으세요.

명숙: 네.


원장: 이 사람의 부정적 신념은 과거에 시고모가 말하는 걸 보고, 자신은 시고모만큼 말을 재미있게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지금까지 말을 할 때마다 자신감이 없는 상태로 살았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 가슴이 떨리고 답답하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말을 재미없게 한다고 말하지도 않았는데도, 스스로 그런 생각에 지배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계속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미래는 외롭고 우울할 거 같다고 합니다. 또 지금 가지고 있는 이 생각이 아무런 가치도 없어 보인다고 합니다. 자, 관찰자의 눈으로 보세요. 제삼자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 이 사람이 어떻게 보이나요?

명숙: 바보 같아 보입니다. 남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것도 아닌데...


원장: 그럼 이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나요?

명숙: 지금 그대로도 너는 괜찮아.


원장: 좋습니다. 명숙 씨는 지금까지 말을 재미있게 못 해서 자신 없다고 했는데, 이 신념을 다른 신념으로 교체할 마음이 있나요?

명숙: 네 있습니다.


원장: 무엇으로 교체할 건가요?

명숙: 지금의 나로도 충분하다. 자신 있다로. 바꾸고 싶습니다.


* 본래는 긍정적으로 신념을 바꾼 것을 가지고 다시 똑같은 질문을 한다. 바꾼 신념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내담자가 인지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생략하겠다.


여성은 나는 '말을 재미있게 하지 못한다'라는 부정적 신념을 '지금의 나로도 충분하다. 자신 있다'로 바꾸었다. 위와 같은 삶을 살기로 하고 상담을 마쳤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신념이 생이 생긴다. 부정적이었다가, 긍정적으로 바뀌기도 하고, 긍정적이었다 부정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나도 이러한 경험이 있다. 나는 사실 활동적이고 어떤 모임이나 그룹에서 리더가 되는 걸 좋아한다. 솔선수범 사람들을 이끌고 가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었다. 나는 이런 걸 잘하고 자신이 있다는 신념이 있었다. 또 무언가를 할 때 항상 최선을 다했다. 잘하든 못하든 최선을 다하자는 신념이 있었다.


그런데 군대에서 이 신념들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말았다.


이유는 군대에서는 잘하면 잘할수록 더 시켜먹어서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대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중간만 하자."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은 딱 중간만 하면 군생활하는데 편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나는 이와 같은 신념이 박혀버리고 말았다.


가뜩이나 가고 싶지도 않은 군대 억지로 끌려간 것도 모자라 잘하면 몸만 더 힘들라 보니  무언가를 할 때 '중간만 하자'라는 신념이 박혀버렸다.


글 쓰는 일과 같이 개인적으로 하는 건 열심히 하지만, 단체나 그룹에서 무언가를 할 때는 중간만 하자라는 신념이 생긴 것이다. 내가 열심히 하고 나서서 솔선수범 하면, 사람들이 나한테 의지를 하고 그러면 나만 머리 아프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우유부단해진 게 가장 큰 단점이다. 그래서 부정적으로 변한 이 신념을 바꾸려고 지금도 나름? 노력하는 중이다.


예전에 게임회사에 다닐 때도 위 내담자와 같은 직장 동료가 있었다. 자신은 무언가를 설명할 때는 이야기를 잘 못하니 이해 좀 해달라는 거였다. 그런데 겪으면서 느꼈던 건 설명을 못하지 않는데? 란 생각뿐이었다. 게다가 내 기준에서는 회사에서 제일 재밌는 사람이었다. 유머러스하고 센스가 좋았다.


그런데 회의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전 이런 거 잘 말 못 해요"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겪어보니 그런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았는데 말이다.


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된다. 어떻게? 바로 '경험'으로 말이다. 그런데 겨우 몇 번의 시도로 인해 '나는 이런 걸  한다는 생각' 들었다면, 한번 최선을 다해 다시금 확인도 좋지 않을까?


'부정적 신념'은 나에게 한계나 제약을 만듦을.

실제로 노력하면 잘할 수 있음에도 못한다고 단정 짓게 만들어 버림을.

지금까지 가두고 있었던 나의 능력을 깨우쳐 보자.



텀블벅에서 <벼랑 끝, 상담> 오디오북을 펀딩 합니다.

선착순 할인 이벤트가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https://tum.bg/t4urnx



벼랑 끝, 상담이 베스트 셀러 딱지를 달았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책을 확인하세요~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4071632


매거진의 이전글 [심리 이론] 애정결핍에 대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