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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아론 Oct 11. 2022

사실 인간에게 마음는 따위 없다

일론 머스크는 우주를 생각하면 할수록 99.99%의 확률로 이 세상은 시뮬레이션일 거라고 말했다.

나는 심리를 알면 알 수록 99.99%의 확률로 인간에게 마음 따위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가슴이 뛰거나 설레는 것. 부끄럽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감정들은 마음이 아니라 '뇌'에서 관장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심리'라는 표현도 본질적으로 파고 들어가면 틀린 명칭이 아닐까 생각한다.

심리란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학문인데, 정확히는 뇌의 작용에 따라서 우리가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마음의 상처'라는 말도 그렇다. 인간은 애초에 마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의 상처는 틀린 말이다.

(나는 틀린 걸 알면서도, 상담을 할 때 마음의 상처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뇌의 상처라고 표현하는 게 옳은 걸까?

이 역시도 틀린 말이다. 본질적으로 파고들면 뇌는 상처를 입지 않기 때문이다.

뇌는 그저 내가 경험한 것들을 마치 컴퓨터처럼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남자를 혐오하는 이유?

남자를 혐오하는 글을 너무 많이 봐 뇌에 프로그래밍이 되었기 때문이다.


여자를 혐오하는 이유?

여자에게 바람을 맞은 경험을 한 것이 뇌에 프로그래밍이 되었기 때문이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이유?

부모님이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이 뇌에 프로그램 됐기 때문이다.


독신주의자를 원하는 이유?

폭력적인 가정이나 부모님이 매일같이 싸우는 모습이 뇌에 프로그램이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들이 뇌에 프로그램이 돼서 우리는 남혐, 여혐을 하는 것이고,

결혼이나 독신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경험을 바꿔 말하면 '정보'라고도 표현할 수도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정보로 입력되기 때문이다.

그 정보를 뇌에서는 잊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 물에 빠져 죽을뻔한 경험을 하는 물 공포증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래서 나는 사실 인간도 따지고 보면, 초인공지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인공지능이 데이터 입력, 곧 정보를 통해 발전을 하는 것처럼, 인간도 경험이라는 정보를 통해 발전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점이라면 현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수동적이라면, 인간은 활동을 하며 움직이니까 훨씬 더 능동적인 정보를 쌓는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초인공지능이나 마찬가지라는 근거로는 AI '노먼'을 예로 들 수 있다.

노먼은 그림을 3개를 보여주고 어떤 그림 같은지 말하라고 하자 다음과 같은 답변을 했다.


"감전이 되어 죽은 사람"


"반죽 기계에 빨려 들어가는 인간."


"총에 맞아 죽은 사람."


노먼은 하나같이 섬뜩한 대답만 했다. 일반적인 인공지능은 위 3개 사진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는 새"

"작은 새의 흑백 사진"

"두 사람이 함께 옆에 서 있다"



왜 두 인공지능은 서로 말하는 게 다른 걸까?


이유는 서로 다른 경험(데이터 학습)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노먼은 연구진들이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데이터만 주입시킨 사이코패스 인공지능이다.

노먼이라는 이름도 히치콕 감독의 공포영화 '사이코(Psycho)'에 등장하는 살인마 '노먼 베이츠'에서 따왔다.

연구진은 인공지능에 부정적인 데이터를 주입하면, 부정적인 인공지능이 나온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사이코패스나 살인자가 되는 이유도 노먼처럼 부정적인 경험(학습)을 했기 때문이다.


https://class101.page.link/jYQf


몇 달 전 25인의 연쇄살인범에 대해 텀블벅에서 펀딩을 했는데, 여기에 나오는 연쇄살인범들은 하나같이 환경이 좋지 않았다. 가정폭력은 기본이고 아동학대, 언어적 폭력, 성학대, 성폭력 등등 온갖 부정적인 경험들만 가득했다.


때문에 인간은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따라 그에 맞는 언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인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무작정 대인공포증이 생기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데이트 폭력, 왕따, 집단 괴롭힘(따돌림), 성추행, 성폭행 등등 사람을 두려워하게 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매사에 부정적인 소리만 하는 사람도 부정적 경험(정보)이 뇌에 프로그램돼 노먼처럼 세상을 보는 시각이 부정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과 인공지능이 실은 별반 다를 게 없으며, 마음이라는 것도 사실은 뇌가 관장한다고 말하는 것이다.(심리질환, 정신질환이라고 하는 것보다 뇌 질환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끝으로 마지막 사진을 통해 우리의 경험(정보)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 테스트해보도록 하겠다.

한 번쯤 봄직한 사진이다.



뇌에 성인에 관한 정보가 프로그램되어 있지 않는 아이들은, 그림에서 돌고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성인에 관한 정보가 프로그램이 되어 있는 사람은, 돌고래 보다 야한 그림이 먼저 보일 것이다.


이처럼 인간은 세상의 정보로 이루어져 있고,

우주가 본질적으로 입자가 아니라 정보라고 하는 데에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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