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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피해의식은 내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 예측하는 것이라면 피해망상은 내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아예 확정을 하는 증상을 뜻합니다. 피해 '의식'에서 '망상'으로 단어가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의식'은 말 그대로 내가 '의식'을 한다는 뜻입니다.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의식,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의식,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의식이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지 '망상'은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 아닌 데에도, 내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망상'을 합니다. 그래서 피해망상이라고 합니다.
[원인]
상담사례를 예로 들겠습니다.
A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고등학생 내내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된 후에도 그 아이들이 나를 괴롭힌다고 합니다. 밖에서 자신이 어떻게 하고 있나 감시를 하고, 심지어는 집안에 들어온 흔적까지 있습니다. 밖에 나가면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따라온다고 합니다. CCTV로 자신을 찍고 있다고도 합니다.
여학생 B는 학원에서 남학생에게 고백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고백을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남학생이 앙심을 품고 B와 관계를 가졌다는 소문을 퍼트렸습니다. B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친구들에게 남학생이 퍼트린 소문이라고 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습니다. 결국 학원을 그만두고, 심지어 학교까지 자퇴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남학생이 자신을 괴롭힙니다. 밥을 먹을 때, 잠을 잘 때, 화장실을 갈 때 시도 때도 없이 나를 괴롭힙니다.
이것이 피해망상입니다. 내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정신적,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을 때 망상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나를 괴롭혔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실제로 눈에 보이기도 합니다. 환청과 환시가 동반하는 겁니다.
여러분들은 이게 믿기시나요? 당연히 믿기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가족도 답답해합니다. 아무도 없는 데 자꾸 괴롭힌다고 하고 누가 왔다 갔다고 하고, 반찬을 빼앗겼다고 하는 등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게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정말로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때문에 '네가 착각하는 거다.' '있지도 않은 이야기 좀 그만해라.'라는 식의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부정을 하면, 다음과 같은 말을 듣습니다.
"너도 걔네들이랑 한패지?"
"걔네들이 가짜라고 말하래?"
"엄마도 걔네들이랑 똑같이 행동하고 있어. 나한테 오지 마!"
한마디로 나를 괴롭힌 사람들과 한패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피해망상에 걸리면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서 잠만 자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잔소리를 해서도 안 됩니다. 만약 갈등을 일으키거나 잔소리를 하면 확대해석을 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해석을 합니다.
"왜, 엄마가 나를 괴롭히는 애들이랑 똑같은 말을 하지?"
"왜 엄마가 저 남자랑 합세해서 작전을 짜고 있지?"
"엄마도 나를 괴롭히려고 작당을 하고 있었던 거네."
이렇게 피해망상이 나를 괴롭힌 '대상'에서 '가족'에게까지 '전이'가 됩니다. 가족에게 전이가 되는 이유는 내 말을 믿지 않거나, 나에게 뭐라고 하거나, 부정적인 말을 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피해망상에 걸린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했을 때, 그 사람의 힘듦을 감정적으로 받아줘야 합니다. 그리고 절대로 부정적인 말이나 갈등을 일으켜서는 안 됩니다.
[창작에 활용하기]
이제 창작에서 피해망상에 대해 쓸 때 어떻게 쓸지 감이 오시나요? 피해망상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조건 인물이 과거에 어떤 피해를 봤다는 전제를 깔면 됩니다. 피해는 여러분들이 상상을 해서 마음껏 하면 됩니다. 다만, 정말 나 같아도 이정도면 피해망상에 걸리겠다, 싶은 피해를 설정해 주세요. 대충 설정하면 안 됩니다. 이유는 피해망상 캐릭터는 반드시 과거 이야기를 하는 타이밍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캐릭터가 왜 이런 행동과 말을 하는지 독자에게 보여주고 설득시켜야 하는 지점이 나옵니다. 이때 캐릭터가 당한 피해를 재밌게 설정해야 몰입을 하기 좋기 때문입니다. 무난한 설정을 하면 재미도 무난해 집니다.
피해망상을 다룬 작품으로는 영화 '블랙스완'을 추천합니다. 영화에서 니나(나탈리 포드만)는 백조의 호수를 완벽하게 연기해야 한다는 생각과 다른 사람에게 배역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압박감에 피해망상에 걸리고 맙니다. 블랙스완을 추천하는 이유는 피해망상에 대해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피해망상의 병적 증상을 연출과 구성을 통해 아주 잘 적용시켰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도 무척 재미있으니 꼭 보기를 권합니다.
[설명]
색정망상이라고도 합니다. 관계망상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으니 헷갈리면 안 됩니다. 관계망상은 실제로 나와 관련되지 않았는데,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망상입니다. 티브이, 신문, 라디오, 노래, 이웃집 사람, 스쳐 지나가는 사람 등등이 모두 나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망상입니다. 예를 들어 나를 욕하기 위해 이것들이 공모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개 피해망상으로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색정망상은 나와 관계없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망상입니다. 대상은 자신보다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들입니다. 연예인, 가수, 배우, 정치인, 경제인, 유튜버, 인플루언서입니다.
실제 상담사례도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가 있는데, 나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하는 말, 행동, 표정, 노랫말, SNS 게시물 등등에 모두 의미부여를 합니다. 나를 위한 애정표현이나 비밀의 메시지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여성 BJ에게 빠진 사례도 있습니다. 여자 BJ가 자길 좋아한다는 것이죠. 돈을 벌면 모두 갖다 바칩니다. 여성 BJ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자기를 좋아하고 있는데, 비밀이라 말하지 못한다고도 합니다.
[원인]
- 어린 시절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못하고 억눌린 채로 살았을 때.
그리고 결국에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 내가 생각한 이상형을 발견하고, 상사병에 걸릴 정도의 병적 그리움을 느낄 때
- 현실적인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지 못하고 이상만 높을 때
색정망상에 걸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못한 채로 살아옵니다. 표현하지 못하니 원하는 것도 얻지 못하는 경험을 많이 합니다. 물건을 얻지 못할 수도 있고, 목표나 꿈이 될 수도 있고, 친구와 같은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성장하면 엄청난 욕구 결핍이 생깁니다. 이런 욕구 결핍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발견됩니다.
- 어린 시절 장난감을 갖지 못해 피규어를 모으는 일
- 어린 시절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루지 못해 조기축구를 하는 일
- 어린 시절 형제들과 자라면서 매일 먹을 걸 뺏겨, 성인이 된 후에도 먹는 거에 집착하는 일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어린 시절 욕구를 충족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 충족시키려 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이 병적으로 진행되면 어떻게 될까요?
- 월급을 털어서 매일 피규어를 모은다면?
- 가정과 직장에 지장이 갈 정도로 조기축구에 몰두한다면?
- 먹는 것에 대해 양보를 하나도 안 하고, 심지어 화까지 낸다면?
당연히 문제가 됩니다. 색정망상도 이와 같습니다. 욕구 충족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좋아하는 이상형을 발견하면, 그 사람을 갖고 싶다는 욕구가 발동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피규어는 내가 사서 가질 수 있지만, 사람은 내가 가지고 싶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그 사람에 대한 집착이 심해지면서 병적 그리움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에는 상사병이 생기고, 색정망상으로까지 전환을 하게 되는 것이죠. 너무 갖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다 보니,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색정망상에 걸리는 사람들은 또 한 가지 특이사항이 있습니다. 내가 저 연예인과 사귀어도 될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현실적인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합니다. 이상만 높아 나 정도면 저 연예인, 배우, BJ와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이 높은 이유는 색정망상에 걸려 현실을 파악하지 못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성장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이상이 높았을 때 이런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창작에 활용하기]
영화 조커를 보면 색정망상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아서 플렉(조커)은 이웃집 여성과 연인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이 자신의 공연을 보러 오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모두 망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감독은 아서가 색정망상에 걸리게 스토리를 빌드업합니다. 어떻게?
-아서가 사회적으로 멸시와 조롱을 받게.
-정신질환으로 사회적 편견을 받게.
-아무도 아서의 코미디를 좋아하지 않게.
그렇게 아서에게 결핍의 덩어리가 생겼을 때 이웃집 여성이 자신의 코미디를 보고 웃어줍니다. 아서 플렉은 거기서 위로와 힘을 받고 색정망상에 걸리게 됩니다. 누군가가 고통스러운 나를 위로해주고 내 코미디를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색정망상을 통해 나타난 것이죠.
때문에 색정망상에 대한 설정을 하려면, 인물에게 결핍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덕후질 하다가 색정망상에 걸렸다!’라고 설정하는 것은 1차원적인 설정입니다. 인물에게 무엇이 결핍되었길래 덕후질을 하게 된 것인지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합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도 어린 시절에 장난감을 갖지 못하면 성인이 돼서 피규어를 모으고, 꿈이었던 운동을 못하면 취미로라도 하기 때문입니다.
인물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어 '욕구 결핍'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 이것이 핵심입니다. 또 색정망상이라고 해서 꼭 이성만 사랑할 필요는 없다는 점. 동성으로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