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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아론 Oct 15. 2020

[사례8] 자해와 불안증으로 인해 귀신 보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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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8] ‘자해를 하는 엄마와 불안증으로 귀신을 보는 아이



드림스타트에서 가족 상담을 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알코올 중독자인 엄마 때문에 7살짜리 남자아이가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의뢰가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길에서 갑자기 아이가 우는 소리가 들려 동네 사람들이 왜 그러냐고 묻자, 엄마가 죽었다고 했다. 사람들은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아이 집으로 가 엄마를 확인했다. 그러자 엄마는 죽은 게 아니라 술에 취해 일어나지 못하는 거였다.


이렇듯 선우(아이)는 엄마가 술에 취해 일어나지 못할 때마다 엄마가 죽은 건 아닐까 불안에 떨었다. 그 이유는 바로 같이 살던 외할머니가 칼로 자해를 하다가 동맥을 끊어 돌아가신 모습을 봤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선우는 엄마가 술에 취해 자고 있을 때나 깨워도 일어나지 않으면 엄마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괴로운 건 선우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친정엄마가 칼로 자해를 하다 돌아가신 광경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공황장애에 걸려 밖을 나가지 못했다. 이렇듯 엄마와 아이 모두 문제가 있어 구청이 원장님에게 가족 상담을 신청했다. 그 후로 원장님은 일주일에 한 번씩 선우의 집을 방문하며 상담을 시작했다. 그리고 선우 엄마가 어린 시절 어떻게 컸는지 듣게 되었다.


선우 엄마는 어린 시절에 혼자 있던 것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엄마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너무나 많았고, 아빠는 자기를 방치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엄마에게 있었다. 엄마는 아빠가 월급을 타면 도박으로 탕진했다. 그로 인해 매일 부부싸움이 일어났다. 그런데도 엄마는 도박을 끊지 않았다.

엄마는 돈만 생기면 도박을 하러 나갔고, 집에 오면 아빠와 싸웠다. 그러다 보니 선우 엄마는 한 번도 엄마에게 따뜻한 감정을 느낀 적이 없었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엄마에게 매 맞는 일이 빈번했다. 

선우 엄마는 중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가출을 했다. 그 후로 성인이 될 때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았고, 남자를 만나 동거를 했다. 그러던 중 아들을 임신을 했는데, 그게 지금의 선우였다.


그런데 임신 중에 선우 엄마는 남자와 헤어졌다. 임신상태라 경제활동이 어려워 결국 부모님에게 연락했다. 사정을 들은 부모님은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하지만 부모님도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친정엄마의 도박으로 인해 가세가 기운 상태였다. 거기다 엄마는 폐인처럼 지내고 있었고, 아빠는 파킨슨병에 걸려 있었다. 그러던 중, 선우 엄마는 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바로 엄마가 칼로 자해를 하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선우 엄마는 불현듯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잊고 있었는데 엄마는 그녀가 어린 시절에도 자해한 적이 많았다. 그때부터 선우 엄마는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저러다 엄마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후, 지금의 아들을 낳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며 선우는 쑥쑥 컸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모두 선우를 예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우 아빠가 몇 년 만에 집에 찾아왔다. 같이 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렇게 식구들은 나름 행복하게 지냈는데, 문제는 할머니가 여전히 자해를 하는 것이었다. 선우 엄마는 그러지 말라며 눈물로 호소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할머니는 감정이 다운되면 늘 자해를 했고, 손자인 선우도 덜덜 떨면서 할머니 하지 말라며 울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다. 할머니가 칼로 자해를 하다가 실수로 동맥을 끊어버렸다. 가족들은 그 모습을 보고 모두 혼란에 빠졌다. 할머니가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을 보던 선우는 “할머니, 왜 그래!”라며 소리쳤고, 선우 엄마도 “엄마 왜 그래, 엄마 왜 그래!”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할머니는 말을 전혀 하지 못했다. 입을 벌리고 눈만 끔뻑거리더니 죽고 말았다. 가족은 공황상태에 이르렀고, 선우 엄마는 그날의 충격으로 공황장애에 걸리고 말았다.


선우 엄마가 술을 먹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공황장애가 너무 심하다 보니 술로 이기고자 했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버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졌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선우 엄마는 친정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술만 먹으면 칼로 팔을 자해하기 시작했다. 선우는 그 모습을 보고 엄마에게 하지 말라며 눈물을 흘렸다.

친정아빠는 아내가 죽은 후, 자기는 파킨슨병 때문에 딸에게 피해를 주기 싫다며 따로 나가 살았다. 그렇게 친정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온 가족은 파탄에 이르렀고, 선우 엄마는 매일 술을 입에 달고 살았다. 술만 먹으면 자해를 했고, 그 광경이 선우에게 노출되었다.


이처럼 선우는 엄마가 자해할 때마다 두려움에 떨었고, 할머니가 죽었던 것처럼 엄마도 죽을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렸다. 그러다 보니 엄마가 술에 취해 일어나지 않으면 죽었다고 생각해 눈물을 터트렸다. 또 선우가 유치원에 갔다 와도 엄마는 오랜 시간 동안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럴 때마다 선우는 엄마가 죽어서 문을 열어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문 앞에서 큰 소리로 울면 동네 주민이 선우를 달래며 왜 그러냐고 물었다. 선우는 엄마가 죽어서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고 했다. 경찰에 신고하면 그제야 술에서 깨 문을 열어주는 게 부지기수였다. 그러다 보니 구청에서 특별 관리를 했다. 가족을 구제하기 위해 원장님에게 상담을 요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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