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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다 Aug 24. 2023

너의 잘못이 아니야

가난한 것이 죄라는 말은 정말 나쁜 말이야

Photo by Alexander Grey on Unsplash






 알고있지? 가난하게 태어난 것이 너의 잘못이 아니라는 거. 그래서 부끄러운게 아니라는 거 너 일찍 깨달았잖아. 그런데 가끔 말이야 이런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죄가 아니지만 가난하게 살아가는 것은 죄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라는 말 들어봤지? 이 말이 딱 맞아. 위의 말이 맞는 시대가 있었지. 지금은 아니야. 지금은 가난하게 태어나면 계속 가난하게 살 확률이 굉장히 높아. 심지어 아무리 노력해도 말이지. 노력한다면 가난하지 않을까? 성실하지 않아서 가난한 걸까? 모두 틀린 말이야. 너무 아쉽게도 참 그래.


 나도 노력하면 달라질 줄 알았어. 심지어 조금은 달라졌어. 하지만 내가 달라지고서 주변을 둘러보니 내 주변에는 나처럼 죽어라고 노력한 애들이 별로 없어. 그냥 엄마 아빠가 하라는대로 해서 그냥 왔대. 난 내 모든 것을 걸고 죽어라 내 삶을 걸고 노력해서 겨우 이룬 것들 말이야. 그런 것들이 내가 노력해서 되든, 그들이 엄마아빠 말만 들어서 적당히 노력해서 되든 사회에서 뭐가 더 가치있다고 얘기해주니? 아니야.


 그게 참 허무했어. 노력하면 부자가 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야. 가난함의 뿌리는 가족에서 시작되지. 내가 아무리 자리를 잡아도 가족을 위해 내 스스로를 위한 삶을 온전히 살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그렇기 때문에 같은 돈을 벌어도 그만큼의 가치를 누리지도 못해. 그래서 비극이 반복되곤 하지.


 그래서 노력하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야. 노력을 하면 반드시 그 보상이 나에게 제대로 정당하게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거야. 누구나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나잖아. 노력을 해야하고,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고 그리고 부자가 되어야 하고, 꽤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다고. 근데 그게 누구나 그런 조건이 갖춰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는거야. 심지어 노력을 해도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얘기하고 싶어.





 희망을 뿌리뽑으려는 게 아니야.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 나오는 내용인데, 수용소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크리스마스부터 새해에 이르는 때였다고 해.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던 사람들이 희망이 사라지자 삶에 대한 의욕을 잃었기 때문이야.


 노력을 하면 만능 인 것 처럼 하는 것이 나는 위와 같은 일이라 생각돼. 노력을 하면서 무수히 많은 시간을 쌓아왔는데도 되지 않는다면, 삶에 대한 의욕을 잃게 되겠지. 근데 그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라는 게 아니야. 서서히 나아가되, 나를 위해 조금씩 노력하되 노력이 만능은 아니다라는 것. 그만큼의 보상이 언제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서 담담해졌으면 좋겠어. 물론 슬프겠지만 말이야. 그렇게 마음을 다지고 살아가다 보면 분명 나아지는 날이 있을거라 말해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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