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만 눈 딱 감고, 이거 하나만 하자!
#1
part1에서 '케이크 한 입 먹기'처럼 일을 쪼개었다면, 이젠 그 일을 시작할 차례입니다. 물론 그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내 일을 세세하게 쪼개서 글로 표현한 적이 없기 떄문에 케이크는 조각 케이크가 되었을 뿐, 한 입 크기로 덜어지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세세하게, 10분 내에도 할 수 있을 만큼 작게 쪼개야 합니다. 그래야 큰 부담 가지지 않고 눈 딱 감고 '그래 이거 하나만 끝내자'하고 시작할 수 있거든요.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 : 보고 발표 준비를 해야 한다
- ppt 톤앤 매너를 고른다
- 제목만 써서 pptx 파일을 만든다
- 개요를 생각나는 대로 쓴다
- 생각나는 대로 쓴 개요를 다듬는다
- 보고 자료에 넣은 필요한 자료가 무엇인지 찾는다
- 일단 개요대로 1page씩 빈 장표라도 넣어본다
- 하루에 1page만 완성한다
- 전체를 검토한다
- 어떻게 말을 할 것인지 텍스트로도 정리한다
- 발표 연습을 한다
- 발표 연습을 하기 전에 script도 작성해본다
위 중에서 딱 한 가지만 골라서, 한 호흡 들이마시고 딱 10분만 집중해서 하는 겁니다. 이때에 완벽하게 잘 할 필요도 없고, 10분을 다 못채워도 괜찮습니다. 일단 뇌의 스위치만 드릉드릉 시동을 걸었다 생각하면 됩니다.일단 무엇을 할지 쪼개어 놓을 떄부터 나의 모드는 그것에 점점 스며들게 되니까요.
#2
그렇게 매일 딱 10분만 한 호흡 들이마시고, 눈 한번 딱 감고 "그래 이거 딱 하나만 하자"라고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 날은 10분보다 더 하게 되는 날도 있고 10분도 너무 길게 느껴지는 끔찍한 날도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하루 10분이라도 내가 당장 직면한 과제에 대해 생각하고 손을 댄다는 것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미루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 보다 훨씬 덜 불안하고, 퀄리티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처음에는 사실, 쪼개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무엇이든지 큰 덩어리로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모자르고, 바쁘고 정신없을 수록 더욱더 작은 덩어리들로 다 나누어야 합니다.
#3
그래서 제가 하는 방법은 매일 아침 회사에 출근하고서 A4용지에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고민인 것들, 회사 일 뿐만 아니라 가정이나 나를 위해서 해야하는 것들을 생각나는 대로 적습니다. 그 다음에 진짜 오늘 딱 10분만 이라도 투자해서 미루고 싶지 않은 일을 고릅니다.
그 일을 쪼개고 쪼개서 오늘 꾸역꾸역 해냅니다. 그렇게 되면 막연한 불안감이 조금은 줄어듭니다. 뭔지 명확하게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을 했다는 것이 그런 도움을 줍니다,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두려움을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에 내가 꼭 해야만 하는 일을 떠올려보세요. 그것이 무겁고 버겁다면 10분만 그것을 아주 조금이라도 오늘 할 수 있도록 잘게 쪼개어 보세요. 덩어리를 조각으로 나누는 것만으로도 자기 통제감이 느껴져서 불안이 줄어들 것입니다. 그리고 10분을 해봤기 때문에 내일 10분을 하는 것은 덜 어렵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어떠한 날은 feel이라는 것이 와서 몇시간도 집중해서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불안과 두려움은 내가 알지 못한다는 것에서 나옵니다. 일이나 공부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이것을 할 수 있을지 말지 의구심이 들고, 이것을 해야하는데 큰 부담으로 느껴져 계속 미루게 된다면, 그 스트레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커집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고,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고 마감일은 다가오니 그 시간은 하지 않아도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그런데 딱 10분만 이것을 하게 되면, 나의 무의식, 잠재의식이 알아서 시동을 걸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10분만 이 일을 했더라도, 이것에 대한 것이 계속 잔상에 남아있고 그 다음일을 하는데 부담을 덜어줍니다. 게다가 내가 작성한 목록을 하나씩 해치워 가며 얻는 자기 통제감도 나에게 성취감을 주기도 합니다.
불안함을 다스리는 방법 중 하나는, 그 불안함을 해소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시험을 앞두고 이싿면 걱정만 하기보다, 시험공부를 딱 10분만 할 수 있다는 습관을 들이게 되면, '어찌되었든 난 그것을 위해 무언가 하고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더이상 결과가 두렵지 않게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이야기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