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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다 Oct 13. 2023

미루는 습관 극복하기 Chapter1

이런 것도 공부할 수 있다고?

Photo by mk. s on Unsplash




#1

내가 미루는 습관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던 것은 15년 전 쯤이었다. 이제는 제법 이것저것 도전할 수 있는 역량들이 생겼는데, 늘 하고 싶고 성취하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미루고 미루다가 자꾸만 놓쳐버리는 기회들을 보며 계속해서 우울해하고, 자책을 하며 나의 삶을 갉아먹을 떄였다.


공부도 늘 시험이 닥쳐서 밤새워 하고, 과제도 늘 전날까지 스트레스만 받으며 막상 손대지 못하는 나였다. 그리고서 뒤늦게 공부를 하거나 무언가를 했을때 느껴지는 자괴감과 스트레스가 늘 버거웠다. 사실은 나도 미루지 않고 잘 하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양 강의 현수막을 봤다. 제목이 확실치는 않지만 대충 이런 느낌이었다. <미루는 습관 극복하기> 수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었지만, 열심히 하라고만 되어있지 (그때의 자기계발서 기조가 그랬다) 뭐 어떻게 그것을 열심히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하지는 않았다. 그냥 열심히 하고 싶은 것을 찾고 매진하고,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 미루고 미루다 놓쳐버린 천금같은 기회들이 많다.


미루는 습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강의가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시점에서는 신기했던 것 같다. 마치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는 법'같은 것을 강의 하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나에게는 무엇이라도 자책감을 덜 방법이 필요했기에 강의를 신청했다.




#2

강의 내용은 단순했지만 강렬했다. 요점은 이거다. '케이크 한 입씩만 먹기'. 


"여러분, 점심먹고 나서 카페가서 배부르다 하면서 케이크 막상 시키면 한입씩 먹다가 다 사라지죠? 일도 그런 식으로 하면 되는거예요"


그래서 예시를 든 것이 인상깊었다, 예를 들어 '레포트 쓰기'라는 task가 생긴다면, 다음과 같이 아주아주 케이크 한 입만큼 작게 쪼개는거다.


- 제목만 써보기

- 목차만 짜기

- 검색해보기

- ppt 디자인 정하기

- 1page만 만들기





#3

강의를 들은 뒤 바로 실행에 옮겨봤다. 그 떄의 나는 취업을 준비할 때였는데, 자기소개서 작성에 늘 미루고 미루다 임박해서 조금씩 고쳐 내던 때였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자기 소개서를 쓰는 방법에 대해 쪼개어 봤다.


- 자기소개서_xx회사로 docx 문서 만들기만 하기

- 회사에서 자기소개서 요구하는 항목들 읽어보기

- 나만의 대학생활 history 간략하게 적어보기

- 각각의 사건에서 얻을 수 있는 insight 적기

- 자기소개서 한 단락만 쓰기

- 자기소개서 검토하기


뭐 대충 이런 식이었던 것 같다. 자소서를 작성할 때 나는 항상 뭔가 시간을 3시간 정도가 필요하다고 느낌적인 느낌으로다가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작성할 완벽한 상황이 필요했다. 주변이 조용하다거나, 나에게 feel이 오고, 나의 머리가 맑다거나, 주변이 조용하다거나, 시간이 연속적으로 많이 비어 있다거나.


하지만 그런 순간은 절대로 오지 않았다. 그래서 케이크 한 입씩 먹기로, 일단 파일만 만들어보자. 제목만 써보자.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읽어만 보자. 이런 식으로 10분 안에 할 수 있는 크기만큼 촘촘히 나눠서 해봤다. 그렇게 하다보니 어찌하여 촘촘히 잘 짜여진 자소서를 완성할 수 있었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른 회사에 조금씩 다른 질문을 맞춰가며 쉽게 제출 할 수 있었다.





#4

일단 이런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신세계였다. 그래서 나는 좀 더 파고 들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 때는 너무 취업이 간절해서 배웠던 것을 바로 썼는데, 막상 또 일상이 되고나니 계속해서 무엇이든 미루는 자신을 발견하고, 그것이 생활과 일에 영향을 미쳐 또 자괴감과 자책감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루기 습관을 타파하는 것에 대해 책을 읽고 혼자서 이런저런 시도를 한지가 벌써 15년째다. 그러다 보니, 나름의 변화도 있다. 일단 엄청 중요한 꼭 해야하는 일에 대해서 만큼은 절대로 미루지 않게 되었다.


미루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이것이 습관이 되어버리면 더이상 미루는 것이 습관이 아니라 그냥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때 하는 것이 습관이 된다.


아직도 게으르다, 에너지가 떨어진다 생각할 때가 종종 있지만, 그래도 아이 셋을 키우며 회사를 14년 다니고, 이것저것 성취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미루는 습관, 목표 설정, 시간 관리에 대해 알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고, 그것을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스스로 해봤기 때문에 이렇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미루고 미루다, 이런 나의 미루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시리즈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나와 같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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