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같은 자리에 있지만, 기준이 달라진 지금의 나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뒤로
중도에 포기했던 ETF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
이걸로 부자가 될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그래도 아예 놓아버리기보다는,
가지고 있는 것만이라도 지켜보자는 마음이었다.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20대 중반에도 분명 이걸 떠올렸는데,
그때 그냥 꾸준히 했더라면 어땠을까.
벌써 5년 전 이야기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괜히 아깝다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이제는
지금이라도 장기적으로 가보자는 쪽으로
마음을 다시 정리해 보는 중이다.
작년에는 가지 못했던 미술학원도
최근에 다시 들렀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에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어서 좋다.
막상 그려보니 여전히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그 공간에 그냥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취미나 글쓰기가
현실을 단번에 바꿔주지는 않는다는 걸 안다.
가게를 떠난 것도 아니고,
삶의 조건이 뒤바뀐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글을 써보니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위로가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내가 너무 아무 생각 없이 살아온 건 아닐까
스스로를 몰아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씩 돌아보니,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는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이 정도면, 아주 부족한 삶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는
아프거나 수술을 하지 않는 이상
제대로 쉬는 날도 없었다.
요즘은 일주일에 하루 반 정도라도
휴무가 생겼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나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다.
다만 분명한 건,
이전처럼 아무 생각 없이 버티던 상태로
돌아가지는 못하게 됐다는 점이다.
결론은 없지만,
지금의 나는 분명 예전과는 조금 다르다.
아직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의 나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