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창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친구가 많지 않았던 아이가, 일찍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

by 올해의 계란

나는 학창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좋은 추억이 없어서라기보다는,

그 시절의 나를 다시 겪고 싶지 않아서다.


중학생 때부터

친구 관계는 늘 어렵게 느껴졌다.

왕따를 당했다거나

누군가에게 노골적으로 괴롭힘을 당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도 학교에 가면

항상 어딘가 불편했다.


점심시간이 특히 그랬다.

‘오늘은 누구랑 밥을 먹지’라는 고민이

하루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친하지도, 완전히 멀지도 않은 사이들 사이에서

괜히 눈치 보며 자리를 찾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내 성격도 한몫했을 것이다.

욱하는 편이었고,

말도 직설적인 편이었다.

여자아이들 사이의 미묘한 분위기나

돌려 말하는 방식에 잘 섞이지 못했다.


중학생 때는 더 힘들었다.

교복 바지를 입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는데,

노는 애들 무리 중 몇 명이

두 번이나 바지를 빼앗아 간 적이 있다.

“왜 그렇게 입고 다니냐”는 말과 함께였다.

1대1로 괴롭힘을 당한 건 아니었지만,

여럿이 뭉쳐 있을 때 생기는 기묘한 압박감은 분명히 존재했다.


그래서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는

아예 벽을 쌓기로 했다.

친해지려고 애쓰지 말고,

최대한 피해 안 주고 조용히 지내자고 마음먹었다.

그게 나름의 생존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지내도

관계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어쩌다 보면 또 오해가 생겼고,

괜히 말 한마디로 상황이 꼬이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자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열아홉 살,

새해 첫날이 되자마자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스무 살이 되어서는

대학교를 한 학기만 다니고 휴학했다.

자연스럽게 대인관계는 더 좁아졌다.


그래도 이상하게,

그게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학교에서 사람들 사이를 헤매는 것보다

일을 하면서 하루가 명확하게 흘러가는 쪽이

오히려 편하게 느껴졌다.


지금 돌아보면

학창시절의 나는

사람을 싫어했다기보다는

사람 사이에서 어떻게 있어야 하는지를

잘 몰랐던 아이였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시절이

여전히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을 이제는 솔직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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