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가끔은 재미있었다
나는 한동안
이 일이 나랑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예민해졌고,
위경련도 겪었고,
잠도 제대로 못 잤다.
환경은 열악했고,
압박은 계속됐다.
그러니 당연히
이 일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쩔 때는 재미있었다.
점심 피크 시간이 지나고
손님이 조금 빠질 때쯤,
단골손님이 말을 걸어왔다.
“오늘은 좀 덜 바쁘네?”
“아까 국물 맛 좋았어요.”
별말 아닌데
그 말 몇 마디가
이상하게 힘이 됐다.
가끔은
스몰토크가 재밌었다.
그 사람들의 하루에
잠깐 섞여 있는 느낌.
그게 나쁘지 않았다.
주방이 정신없이 돌아가다가도
어느 순간 리듬이 맞을 때가 있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각자 자리를 지키고
타이밍이 맞아떨어지는 순간.
그때는
‘아, 오늘 좀 잘 굴러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감각이 싫지 않았다.
그래서 가끔 생각했다.
이 일이 정말 나랑 안 맞는 걸까.
힘든 건 맞았지만
완전히 싫지는 않았다.
환경은 버거웠고
압박은 숨 막혔지만
일 자체가 나를 완전히 밀어내는 느낌은 아니었다.
어쩌면
내가 견디기 힘들었던 건
일이 아니라
항상 불안정한 상태였는지도 모른다.
체계가 없어서
사람이 더 움직여야 했고,
역할이 모호해서
감정이 더 날카로워졌다.
그 안에서
나는 자주 지쳤지만,
그래도 가끔은
웃고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나는 이 일이 싫어서 버틴 게 아니라
싫지 않아서 더 오래 머물렀던 것 같다.
완전히 잘 맞는 일은 아니었지만
완전히 틀린 일도 아니었다.
그래서 더 헷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