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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Sep 11. 2024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곳, 홍콩에서 집 구하기 ②

공항으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은 어디에 사냐면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공항 가는 길.

같이 사는 룸메이트 모두 홍콩 국제 공항(HKG, Hong Kong International Airport香港國際機場)으로 출퇴근 하니 가급적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을 선호했다. 캐리어를 끌어야하니 만큼 대중교통 정류장은 물론 오가는 길의 엘리베이터와 계단 등도 고려 사항. 거실 쉐어는 할 생각이 없었으므로 적어도 방은 3개여야하며, 금액은 회사가 지원해주는 금액에 인당 최대 1,500HKD(약 25만원)까지 더 지불할 의향이 있었다.  


출처 : 홍콩경제무역대표부

아직 나도 홍콩 지리는 잘 알지 못하지만.., 홍콩 국제 공항은 란타우섬(Lantau Island, 大嶼山)에 속해있다.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침사추이(Tsim Sha Tsui, 尖沙咀), 코즈웨이베이(Causeway Bay, 銅鑼灣) 등은 모두 본섬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2024년 늦여름 기준, 공항으로 출퇴근하는 외국인 캐빈 크루의 경우 대부분 ① 통총(Tung Chung, 東涌) 혹은 ② 툰문(튄문, Tuen Mun, 屯門) 넓게는 칭이(Tsing Yi 青衣)까지 본다.


우리나라의 직방과도 같은 앱. 28Hse, Spacious.


공항에서 나름 저렴한 시내 버스 하나를 타고 20분 내외가 걸리는 통총이 우리의 1순위었으나, 너무나도 높은 수요와 3 bedrooms의 부족으로 일찌감치 포기했다. 이 곳의 유명 아파트로는 캐리비안 코스트, 라 로사, 크레센트 등등. 여러 유명 브랜드의 아울렛, 온갖 한식 재료를 파는 큰 마트가 지하에 위치한 시티게이트도 바로 근처라 살기에 편리할 것 같았다.


최근 툰문(Tuen Mun, 屯門)에는 노보랜드와 같은 신식 콘도나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 인기다. 같은 배치메이트 중 몇은 이곳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우리는 편도로 약 1시간이 걸리는 출퇴근 시간과 꽤 불편한 교통에 후순위로 미뤘다.


거실에서 보이는 풍경.

같이 집을 구하던 동기가 살고 싶다고 한 동네로 집을 보러갔다. 섬 아닌 섬인 탓에 통총보다 멀고 교통도 불편하긴 했지만, 가족 단위의 동네 주민들과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처음엔 어떤 곳인지 모르니 탐방 겸 방문, 간 김에 바로 볼 수 있는 집이 있다면 확인이나 하자 하고 부동산에 들어갔다.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싶었던 가격을 부르니 지금 딱 하나가 있다고! 게다가 바로 볼 수 있다는 말에 졸졸 쫓아갔다.


나름 공평하게 나누어진 3개의 방에 하나의 화장실, 넉넉한 거실과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고층(바퀴벌레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층고는 중요하다)까지. 집을 한 바퀴 둘러보고 누군가 '너무 좋아하는 티 내지말자'라고 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전반적으로 집에 연식이 있긴 했지만, 임대인도 얼마 전에 집을 사 투자할 의향이 있으니 원하는 부분은 네고 가능성이 높다 했다.


이케아에서 의자와 책상이 도착했던 날.

우리는 오래된 가구는 모두 빼고, 벽 페인트칠은 새로 하고, 조금 낡은 에어컨과 희미한 불빛은 교체해주는 조건을 걸고 다음날 다시 오겠다고 했다. 교통도 아파트 단지내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있어 나쁘지 않아보였다(A버스보다 비싸고 공항 상주 직원 할인이 되진 않는다).


가구가 완비되지 않은 게 아쉬워도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직접 이케아에서 원하는 적정 가격으로 주문하는 것이 훨 나은 편이다. 홍콩은 가구 완비를 찾기가 쉽지 않기도, 청소야 우리 셋이 모여 하거나 사설 업체를 부르면 그만이었고.


그날 밤 여러 부동산 어플과 인터넷 후기를 찾으며 이정도 가격에 이만한 컨디션은 더이상 없다는 판단에 바로 계약을 마쳤다. 뉴 조이너가 계속해서 들어오는 마당에 앞으로 무조건 가격이 오를 건 확실했고, 하루 빨리 집을 구해 마음도 놓고 싶었다.


홍콩에서 가장 큰 이케아는 코즈웨이베이 지점인 것 같다. 이불과 식기 사온 날.
빨랫대도 이케아에서 구매. 건조기도 없는데 창문이 크게 열리지 않다보니 빨래 말리기도 쉽지 않다.

 

집 근처의 해변.

막상 한국이 아닌 곳에서 집을 구하다보면 내 예산, 내가 원하는 지역, 내가 살고 싶은 타입에 맞는 집이 없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이 당연 든다.


해외생활을 하다보면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가장 쉬운 일'이라고 보는 데, 집 구하기가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시간을 조금 더 가지고 보든, 예산을 조금 더 올리든 등의 일부 조건을 수정하면 쉽게 구할 수 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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