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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Aug 14. 2024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높은 곳, 홍콩에서 집 구하기 ⓵

이 나라에도 내 몸 하나 뉘일 곳은 당연 있다

10주, 회사가 나에게 호텔을 하사한 시간이다. 입국, 트레이닝을 거쳐 첫 비행을 시작한 지 약 2~3주 정도까지는 회사가 내준 이곳에서 지냈다. 문고리에 'Please make up room'을 걸어두고 돌아오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침대와 화장실에 그리고 요리할 수 없는 생활에 익숙해졌을 쯔음. 7월의 마지막 비행인 런던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집으로 이사했다. 


홍콩은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높기로 손꼽힌다. 구글에 검색하면 화장실에서 요리도 하고, 밥도 먹는 자극적인 사진이 뜬다. 살인적이다, 닭장도 이것 보단 낫겠다 등등이란 수식어와 함께. '누군가는 비행 스케줄을 조정해 홍콩이 아닌 곳에 산다', '혹은 홍콩에 있는 시간을 최소로 해 호텔에서 지내고 아닐 땐 각자의 진짜 집(?)으로 돌아간다' 등의 이야기도 듣긴 했다. 


하지만, 한국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지내기가 목표인 이상. 그리고 홍콩이 베이스이니 나는 무조건 이곳에 집을 구해야 했다(물론 첫 n개월 간은 비행 스왑이 되지 않기도 한다). 


트레이닝이 끝나갈 무렵부터 집을 보러 돌아다녔다. 공항 근처의 통총(퉁청, Tung Chung)은 이미 수많은 외국인들로 인해 집값이 오를 때로 올라있다. 나는 자연스레 2명의 배치메이트와 함께 살게 되었는데, 이곳인지 홍콩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3 Bedrooms이 흔하지 않아 예산을 조정해봐도 보여줄 매물이 없다는 말만 되돌아왔다. 


이번이 해외에서 첫 집 구하기라면 너무나도 조바심이 낫겠지만, 지난 프랑스 파리에서의 눈물나는 집구하기 경험을 바탕으로 '그래도 해외생활에서 가장 쉬운 것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알게됐다. 우선 차근히 각종 앱이나 인터넷을 통해 괜찮은 부동산을 추리고, 가격대가 이정도구나 하고 살펴봤다.



앱을 3시간 내내 들여다보고 있어도 직접 한 두군데의 부동산을 돌아보는 게 나았다. 한국의 직방이나 다방도 그렇지만 허위매물에, 너무나도 사기적인 사진도 있으니까요. 


수업이 끝난 날 혹은 휴무에 세 네군데의 부동산을 돌아보고 + 계약하며 알게된 홍콩 집구하기의 특징을 적어본다.


1. 홍콩 집은 보지 않고 계약하는 경우가 있다

: 살기 한 달 전에도 계약할 수 있는 한국과 다르게 홍콩은 집 계약이 빠르게 이루어져서 인지 집에 이미 누가 거주하고 있다면 집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도대체 집을 보지도 않고 어떻게 계약할 수 있단 말인가. 직접 집을 볼 수 없다면 계약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


2. 3 Bedroom이면 마스터룸이 비정상적으로 큰 경우가 많았다

: 더 괜찮은 방이면 그 마스터룸에 화장실까지 딸려있었다. 


3. 계약은 1+1로 진행된다. 1년은 기본 계약, 그 이후의 1년은 원한다면 연장.

: 단, 그 1년 사이에는 집값을 올릴 수도 있다고. 


4. 대부분의 집은 가구가 완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 이미 완비가 되어있어도 굉장히 낡았다. 우리의 경우 다 빼고 직접 가구를 이케아에서 채워넣었.. 아니 채워 넣고 있다(현재 진행중임).


5. 집 이사 1주일 전에 미리 키를 받을 수 있어 미리 짐을 옮겨놓는다.

: 마지막 잔금까지 다 치르고 나면 모든 키를 받을 수 있다. 키 복사도 거주 인원에 따라 무료로 해주었다. 


6. 입주 전에 아주 기본적인 청소는 해준다.

: '아주' 기본적인 청소다. 구석구석 필요한 곳은 직접 해야한다. 


7. 생각보다 네고가 자유롭다.

8. 중개인 수수료는 월세 한 달 치. 반은 임대인이, 반은 임차인이 낸다. 

9. 우리나라 공증처럼 Stamp 비를 따로 낸다(대략 7% 내외였던 걸로 기억한다)

10. 첫 달 월세와 월세의 두 달치에 해당하는 보증금이 필요하다.


대략 5가지의 기준을 잡고 집을 보러 다닌 일은 2탄에서 계속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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