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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하수 Nov 20. 2023

[미국 병원 실습 이야기] 4. 중환자 의학 실습 후기

Critical Care Observership

(2020년도에 작성한 후기입니다) 



            중환자실(Intensive Care Unit ; ICU)은 한국에서 실습하는  동안 회진에서 스쳐 가기만 할 뿐 중증 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모습을 면밀히 보지 못해서 궁금했던 곳이다. 의과대학 선배님이기도 한  Critical Care Director에게 승인을 받아 이번에 실습하게 된 병원의 중환자실은 16~18개의 1인실로 이루어져 있고 양옆으로 (North, South wing) 나뉘어 있다. 이곳에서 온종일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눈앞에서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참고로 Critical Care Medicine은 Fellowship 과정으로 내과(주로 Pulmonology) 혹은 마취과(Anesthesiology) 등의 전문의 취득 이후 수련받게 된다. 미국으로 실습 갈 때는 몰랐던 사실인데, 막상 와서 보니 중환자 관리가 어려움을 백번 느끼며 왜 펠로우 과정인지 이해가 되었고, 내과 공부를 소홀히 했던 나 자신을 깊이 반성했다. 대부분의 일정은 회진과 술기 및 협진 참관으로 이루어져 있어 첫날 일과를 기술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각 활동에 대해 나눠서 적어보겠다.




Day 1 (Rounding, Ultrasound Teaching, M&M conference)   


        첫날에는 아침 8시에 펠로우와 인사하며 시작했다. 2주 만에 다른 병원에서 또다시 낯선 환경에 놓이는 데에 걱정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훨씬 자연스럽게 나를 소개하고 다닐 수 있었고 다들 반기는 분위기였다. 펠로우를 따라 병실에 들어가 심장 초음파(TTE)를 보며 내가 펠로우에게 질문 공격을 당하고 있을 즈음 마침 교수님이 오시더니 40여 분 동안 심장 초음파를 찬찬히 설명해주었다. 


(알고 보니 그날은 새벽에 입원한 신환이 없어 회진 시간이 여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고 펠로우 및 전공의 티칭을 나도 같이 들었다) 


교수님이 지시하는 방향에 따라 펠로우가 Probe를 움직여 parasternal long axis, short axis, four chamber view를 보여줬는데 어디에 뭐가 있는지 말하거나 직접 손으로 집어준 덕에 나도 화면이 보이기 시작했다. 또, 정확히 알지 못했던 개념이나  용어( RVSP, E’, TAPSE, LVOT)는 옆의 전공의의 질문으로 함께 대답을 들을 수 있거나 나중에 찾아볼 요량으로 메모장에 적어두었다. 실시간으로 modified Bernoulli equation을 계산해보는 모습도 신기했다. 그동안 초음파는 난공불락과 같이 어려웠는데 교수님이 심장 초음파를 찬찬히 보면서 환자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정리해 나가는 모습에 흥미를 느끼며 초음파가 재밌어지기 시작했다.


    첫날 환자는 13명이었는데 회진은 정오까지 이어졌다. 회진 시 인턴은 주로 Presentation을 하고 내과 전공의(2년 차)들이 스탠딩 컴퓨터를 끌고 다니며 회진 중간에 바로 오더를 내는데 인원이 한 6~7명은 되는 것 같았다. (펠로우 1명, 내과 전공의 2년 차 2명, 3년 차 1명, 인턴 1명, PA 1명, 약사 1명, 교수 1명) 그래서 사실 회진을 돌 때 병실 앞 2m의 복도가 사람, 및 컴퓨터로 꽉 차기에 대화를 가까이서 듣기 위해서 눈치껏 잘 움직이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있어야 했다. Observer는 원칙적으로 EMR 접근이 불가하여 오고 가는 대화로 환자를 파악하려고 애쓰던 와중정말 고맙게도  인턴이 나에게 환자 명단을 건네주었다.            




  위와 같이 표로 정리되어 있어  환자에서 신경 써야  문제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과정을 진행할 것인지 따라갈  있었다. (보다시피 약자(abbreviation) 너무 많아서 초기에는 약자를 찾아보는  시간을 많이 썼다.)  교수님이 환자마다 마지막에 간단히 “이런 환자니까 이걸 진행하면 되겠죠?”라고 큰소리로 정리해주어 좋았다.  



     점심시간에는 Morbidity and Mortality(M&M) conference에 참석하게 되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M&M conference는 다음과 같은 목적으로 이뤄진다.


 “The objectives of a well-run M&M conference are to identify adverse outcomes associated with medical error, to modify behavior and judgment based on previous experiences, and to prevent repetition of errors leading to complications.”


   그날은 Aortic Dissection 환자가 허리통증으로 응급실에 내원했는데 당시 CT를 찍을 수 없던 케이스였다. 

(병원 사정이 아닌 환자의 거부 등으로 인한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영어 대화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  빠른 대화 속 놓치는 부분이 많다.) 


이후 일어난 일들에 대한 평가 및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았을까에 대해 약 30명의 의사가 모여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내과 전공의, 교수뿐만 아니라 영상의학, 응급의학 등 다른 과 교수들도 참여했다. 아마 한국에서도 전공의를 한다면 경험해볼 수 있을 테지만 처음 참석한 컨퍼런스라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다면적으로, 또 한정된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은 무엇이었을지 되돌아보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 게다가 컨퍼런스에 준비된 맛있는 점심을 덤으로 잘 먹었다.


      오후에는 내과 2년 차 전공의가 중환자실 업무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해주며 한 환자를 골라서 파악하는 방법을 추천해주었다. 회진은 매일 아침 7시에 (Pre-Rounding) 펠로우에게 보고하며 시작한다. 전날 당직을 선 night 인턴들이 낮에 일할 Day 인턴, 내과 전공의, PA(Practice Assistant)에게 밤사이에 있었던 일 혹은 새로 입원한 환자들을 Presentation 한다. 그 후 8시부터 교수 (Attending Doctor)와 함께 Rounding을 시작한다. 신환이 있다면 night 인턴이 환자에 대해 Presentation 하는데 초기 처치와 투약, 앞으로의 계획까지 발표한다.


Day 근무는 아침 7시부터 밤 7시까지, Night 근무는 밤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이어진다. 인턴은 주로 환자 정보, 진단명, 현재 문제 목록, 간단한 랩 결과, 해야 할 처치 등을 표로 만들어 다음 턴에 전달한다. 병동은 North Wing과 South Wing 양옆으로 나뉘어 여러 명의 의사가 파트를 나눠 소수의 환자를 담당한다. (약 4~5명의 환자를 담당하는 것 같다.) 내과 전공의가 EMR을 로그인해준 덕분에 한 환자를 골라 자세하게 공부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MDD, tobacco abuse의 과거력이 있고 현재 multi organ failure로 의식이 없는 환자의 문제를 파악하려면 거의 해리슨을 다 찾아봐야 알 것만 같았다.


   오후에는 펠로우 지도하에 전공의가 Central Line Insertion 하는 모습을 보았다. 초음파 가이드로 하여 internal jugular vein에 시술하는 것은 실제로 본 적이 없어 더욱 집중했다. 이때 옆에 있는 티슈를 달라는 말을 옆을 조심하라고 들어 멍하니 있다가 민망해졌다. 아리송하면 다시 물어보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하지만, 언제 알아듣는 척을 하고 언제 다시 물어볼지 아직 어렵다. (왜냐면 못 알아들은 걸 다 되묻다간 대화를 진전시킬 수 없기에 어느 정도는 이런 내용이겠거니 짐작하면서 넘어갔기 때문. 나에게 한 질문이나 의료 상황에 조금이라도 놓인다면 꼭 명료하게 하고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첫날은 그렇게 5시까지 알차게 보냈고 카페에서 Cardiac Ultrasound부터 central vein insertion 등 종이에 적은 궁금한 내용을 찾느라 고군분투했다. 



1) Rounding


  회진 시 인상 깊었던 내용을 몇 가지 적어두면 첫 번째는 mental change, respiratory failure로 병원 앞 사거리에 쓰러져 있어 응급차로 실려 왔던 20대 남자 환자분이다.



    회진 도중 환자가 눈이 풀린 채 침대에서 일어나 중얼거리며 팔을 이리저리 휘둘렀다. 의료진들이 가서 환자를 진정시키는 상황이 급박하기도 했고, 다음에 한 번 더 에피소드를 보게 되었다. 나중에 검사 결과를 보니 cocaine, heroin, cannabinoid등의 여러 가지 약물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었다. 작년에 암 환자의 통증 관리 강의에서 opioid antidote인 naloxone을 한국에서는 잘 쓰지 않는다고 배웠는데 인턴에게 물어보니 이곳은 젊은 환자가 respiratory failure 또는 heart failure로 쓰러져 왔는데 약물 사용력이 의심되면 경험적으로 naloxone을 준다고 했다. 며칠 후 다른 respiratory failure로 온 30대 남자 환자가 입원했는데 이분도 나중에 약물 사용력이 확인되었다. 이후 psychotic symptom의 과거력과 함께 psychosis를 보여 haloperidol을 주사하며 정신과에서도 환자를 보러 왔다. 환자가 입원하면 루틴으로 Toxicology와 HIV test를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한 환자의 HIV 양성 사실을 누구에게 얘기하느냐는 문제에 관해 팀원끼리 토의하고 이후 ethic team과 함께 논의하며 사려 깊은 결정을 내리던 장면을 보았다. 환자는 이미 의식이 저하되어 직접 얘기해줄 수 없었고 Health care proxy가 공식적으로 있지 않았다. 9년 동안 함께 산 파트너에게 이야기할지, 거의 왕래가 없던 환자 아버지에게 이야기할지 회진 당시 의사들끼리 입장이 갈렸다. 파트너는 가장 최근 HIV 검사 시 음성으로 나왔다고 진술한 상태로 전혀 모르고 있다. 결혼하지 않았기에 법적인 보호자는 아니지만 매일 환자를 면회하러 오던 파트너에게 알려야 한다는 입장과 그래도 아버지에게 알려야 한다는 입장 두 가지로 나뉘었다. (많은 대화가 오갔지만 내가 이해한 수준은 여기까지다.) 회진 당시에도 의료진들은 각자 자기 생각을 각자 드러냈고 이후 Ethic team이 와서 환자를 보고 보호자로 있던 파트너와 면담한 후 의사실에서 환자에게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주치의들과 한동안 상의했다. 결국 환자 파트너에게 먼저 알렸다고 들었는데 각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부터 이후 신중하게 상의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마지막으로 환자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활약한 Social team의 이야기다. 나이, 이름은 알지만 소재 불명에 심장마비로 입원한 환자라 대화로 알아낼 수 없던 상황에서 social team이 며칠 동안 찾았다. 그 결과 10년 전에 가족들과 절연했던 분으로 본인은 이곳에서 노숙자가 되었고 딸은 영국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현재 Palliative 치료로 넘어간 상태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보호자가 필요하기에 social team이 환자 가족에게 연락해서 딸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들었다. 옆에 이야기를 듣던 전공의도 신기해했고, social team은 대체 영국에 있는 가족을 어떻게 찾았을까 싶다.



2) 병동에서 살면서 겪은 점


            이비인후과 협진에서 fiberoptic bronchoscope을 사용하거나 ventilator 이상 소견을 보고 bronchoscopy로 문제를 확인하던 모습, A line insertion, code white 등의 여러 상황을 맞닥뜨렸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머무르면서 긴박하고 많은 일이 일어나는 이곳이 좋았다. 한 전공의가 “다른 의대생이 타 병동에서 환자 presentation 했다는데 너도 할거니? ” 라고 제안해줬지만 EMR access도 주어지지 않았고 (도움받으면 가능했겠지만) 환자 파악도 못 하고 있기에 자신이 없어 거절했다. 다음번에 Clerkship으로 미국에 다시 간다면 어색하고 영어라 더 못하겠지만,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또  Ventilator를 이번 실습에 온 겸 정복하고 싶어서 따로 유투브를 통해 공부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펠로우에게 질문했는데 즉석에서 티칭을 해줬다. ventilator는 간호사에게도 몇 번 물어봤던 터라 설명하는 내용이 잘 이해되었고, 펠로우 샘도 재밌게 설명해줘서 정말 재밌었다. 나중엔 관련 자료를 뽑아서 줬는데 그날 내과가 다이나믹하고 재밌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펠로우가 인쇄해서 설명해준 종이



3) Pulmonology Outpatient Clinic


       전날 담당 교수님이 다른 교수에게 나를 부탁해준 덕분에 다른 건물에 있는 호흡기 내과 외래를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진료는 펠로우가 환자를 보고, 밖에 있는 교수와 상의한 다음에 환자에게 돌아가 치료 방향을 설명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펠로우가 환자를 문진하는 모습은 마치 영어 버전의 CPX를 보는 듯하였다. 한국에서 배웠던 CPX처럼 환자의 주 호소(Chief Complaint)에 대해 영어로는 저렇게 질문하면 되는구나 싶어 신기했다. 교수님은 펠로우와 대화하던 틈틈이 나에게 간단한 설명을 보태주어 환자 진단을 왜 그렇게 내렸는지, 혹은 f/u 하던 COPD 환자의 PFT(Pulmonary Function Test) 검사 결과에서 뭐가 중요한지 점검할 수 있었다. 물론 아직도 대화는 따라가기 어려웠다.


   한번은 응급대원으로 보이는 사람과 함께 침대로 외래에 이송된 환자를 보았다. 이유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Tracheotomy tube를 몇 년 동안 장착한 70대 여성 환자로 환자의 가족은 Tracheotomy tube를 빼고 싶어 했다. 교수님은 당시 의학적 상황에서 환자에게서 튜브를 빼는 건 위험하고 심하면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은 튜브를 빼는 것이 환자를 위한 길이라고 굳게 믿었다. 환자가 말을 하지 못하고 의식이 계속 떨어졌기에 대화는 불가했고, 스페인어 통역기를 통해 영상 전화로 연결된 딸과 대화를 지속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나는 바짝 굳어버려 내가 책임의사로 이러한 갈등 상황을 마주쳤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걱정이 되었다. 진료실 밖으로 나와 교수님은 안타까워하며 혹시 더 얘기하고 싶으면 방에서 더 해줄 수 있다고 말한 듯했지만,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나는 펠로우를 따라 다음 외래 방을 들어가버려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다음으로 교수님이 초음파로 Diaphragm을 보는 모습을 보았다. 오른쪽에서는 간을, 왼쪽에서는 신장을 찾으며 가이드로 찾아가는데 처음으로 초음파로 diaphragm을 봐서 신기할 따름이었다. 궁금해하니 교수님이 아래와 같은 강의록을 보여주며 조금 더 설명해주셨다.

강의록에 나와있던 초음파 사진, 3개의 층.


5) Asthma Lecture (Remote supported)


       중환자실에서 한 펠로우가 천식 분야에서 유명한 Dr. Rodgers 강의가 있다고 넌지시 알려줘 점심에 컨퍼런스 룸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화상 강의를 들었다. 약 4곳의 병원에서 펠로우 및 교수들이 카메라 앞에 앉아있고, 강의가 진행될 동안에는 연자가 있는 곳의 마이크만 켜진다. 연자가 그때그때 강의록 혹은 본인 모습을 화면에 띄울 수 있고, 한쪽 끝에는 청중들의 화면이 조그맣게 비친다.

FDA-Non approved Asthma treatment, Pregnancy and Asthma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학생으로서 느낀 점은 그동안 천식을 공부할 때 복잡하기만 했던 GINA (The Global Initiative for Asthma) Guideline 각 단계에 해당하는 이유가 있고, 여러 임상 연구와 논의를 통해 부작용 및 그와 관련된 위험인자를 줄이려고 한다는 점에서 새롭게 보였다. 질문 시간에는 화면이 4분할 되어 모든 사람을 비추고, 질문하는 곳만 마이크가 켜졌다. 역시나 교수님과 펠로우들이 적극적으로 질문을 많이 해서 덕분에 놓친 부분을 다시 들을 수 있었다.  


2020 GINA Guide


<자료>

Cardiac US : https://www.onlinejase.com/article/S0894-7317(10)00434-7/pdf
Guidelines for the Echocardiographic Assessment of the Right Heart in Adults : A Report from the American Society of Echocardiography, Lawrence G. Rudski ,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Echocardiography, 2010 
Ventilator 강의 : https://www.youtube.com/watch?v=gk_Qf-JAL84  5부작
Acronym : https://www.hse.ie/eng/about/who/qid/quality-and-patient-safety-documents/abbreviations.pdf
Health Service Executive Code of Practice for Healthcare Records Management, Feidhmeannacht na Seirbhíse Sláinte Health Service Executive, 2010 : 한국 EMR에도 acronym이 있지만, 막상 영어 차트를 보니 보기 정말 어려웠다. Acronym은 다른 병원에서도 통일해서 쓴다고 하니 이런 자료나 구글에 “ medical term” 혹은 해당 분과를 붙여 검색하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Book : Marino's The Little ICU Book, Paul L. Marino, 2020

 : 인터넷에서 추천받아 산 책인데, 작은 책은 싫어 중간 사이즈로 샀더니 무거워서 가운에 넣고 다니기 어려웠다. 내용은 알찼는데 다 못읽어서 아쉽다.


Pocket Medicine: The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Handbook of Internal Medicine, Sabatine, 

Antibiotics : The Sanford Guide to Antimicrobial Therapy 2019: 50 Years: 1969-2019, Gilbert, David

Pharmacology - Tarascon Pocket Pharmacopoeia 2020 Deluxe Lab-Coat Edition,

위 책은 한국에 들어오기 전 내과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아마존에서 구매해서 왔다. 많이 추천하는 책이기에 내과 클럭십을 간다면 구비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총평>



       중환자실 환자는 여러 과에 걸치는 질환을 가지고 있어 처음에는 정말 어렵웠다. 내과의 기틀을 탄탄히 잡지 못했기에 좀 더 오래 있으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싶었는데 기간이 짧아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첫날부터 인턴, 전공의, 펠로우 선생님들 모두 사려 깊게도 외부 학생인 나에게 배울 기회를 선사해 주었고, 나 또한 스펀지처럼 흡수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한동안 여기 의사들은 인성을 보고 선발하나 의문이 들 만큼 좋은 분들을 만나서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지내다 보니 여기서도 어느 정도의 알력과 정치가 존재한다는 걸 느꼈지만 말이다.

   중환자실 교수들은 며칠 간격으로 담당하는 부서가 달라지기에 나를 담당해준 교수님은 당시에 Critical Care 회진 담당이 아니었다. 교수님이 Pulmonology critical care 병동을 담당할 당시 회진에 따라갈 기회가 있었는데 중환자실에서만 종일 있어도 보고 배우는 것이 많아 계속 ICU에 머물렀고 결국 출퇴근하거나 컨퍼런스에서만 잠깐씩 뵈었다. 그래서 회진 당시 교수님과 전공의들은 나를 굳이 맡은 셈인데도 다들 편안하게 대해주었기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인턴 중에 안과나 영상의학과에 매칭 후 수련을 시작하기 전 Preliminary year를 지내는 분들도 만났는데 나에게 USMLE 조언과 고민을 들어주며 응원을 많이 해줬다. 일본에서 온 의사도 만나 실제로 정착해서 사는 과정에 대해서도 얘기해주어 미래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전공의 혹은 펠로우가 되었을 때 나와 같이 외부 학생이 실습오게 된다면 정말 잘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품을 만큼 좋은 경험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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