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art 클래식 기타 2

by 아르페지오

은퇴를 하고 오랜 로망이던 클래식 기타를 다시 시작했다. 정말 치고 싶은 곡이 있어서 유튜브를 보면서 열심히 연습을 했는데 아무리 연습을 해도 내 실력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똘아이 기질이 있어서 남들이 간 길은 가지 않으려 하고 평범한 것을 싫어하는데 음악에도 그런 취향이 반영되어서 너무 어려운 곡을 선택했던 것 같다. 목표를 아예 포기하기는 자존심이 상해서 같은 뮤지션의 곡 중에 조금 속도가 느린 곡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나의 새로운 목표곡은 박주원의 "Night in Camp Nou"이다. 6개월 정도 연습을 했고 하루에 몇 시간씩 기타를 치던 십 대 시절처럼 열정적으로 연습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꽤 열심히 쳤다. 그런데 운지도 어려운 데다 박자도 엇박이 많은 곡이라 그런지 혼자서 하려니 잘 진전이 되지 않았다. 온라인 동호회나 카페에서 도움을 받아보려고 했지만 평범한 곡이 아니라서 그런지 자료를 별로 찾을 수 없었다. 고민고민하다가 아무래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 같아서 큰 마음을 먹고 동네 학원에 등록을 했다.

처음 학원에 레슨을 받으러 간 날, 학생들도 다 어리고(이삼십 대^^) 선생님도 우리 아들 나이 또래인 것 같아서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선생님과 첫 레슨을 하고 불편한 마음이 싹 사라져 버렸다. 박주원을 좋아한다는 선생님은 본인도 아직 박주원 곡을 시도해보지는 않았지만 같이 도전해보자고 용기를 주었다. 유튜브를 보면서 띄엄띄엄 운지를 익히다가 선생님에게 배우니 훨씬 진도가 빨리 나갔다. 그동안 내가 틀리게 운지를 잡았던 것도 선생님이 모두 수정해 주었다. 겨우 한 달을 배웠지만 이제 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뿌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생님도 이 곡을 잘 치지 못해서 용기가 생겼다. ^^ 내가 치고 싶었던 곡이 꽤 어려운 곡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고 목표 기간을 좀 길게 잡아서 천천히 해보겠다는 마음을 다지게 되었다. 기타를 다시 시작한 것을 알게 된 친구들은 영상을 올리라고 성화지만 선생님과 나는 3개월 안에 이 곡을 끝내는 것으로 목표로 잡았다. 그렇게 정해진 날짜가 2023년 2월 28일인데 그때까지 다시 한번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브런치에 기타에 대한 글을 올리는 것도 나 자신에 대한 약속을 다지기 위함이다.


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날, 2022년 12월 31일이다.


은퇴를 하고 많은 것이 달라진 한 해였지만 무엇보다 버킷 리스트 중 하나를 시작한 나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막연히 꿈으로만 간직하고 시도할 생각조차 못 했었는데 1년 내내 열심히 노력한 끝에 내가 소망하던 곡을 4 페이지나 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너무 행복하다.


2023년에도 계속 전진하기를 바라면서 나 자신을 위한 다짐을 위해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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