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지 않고 집에서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 내기

by 아르페지오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에서 마리아주라는 단어를 배웠다. 마리아주(marriage)는 결혼 혹은 결합이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로 와인과 음식의 조합을 의미한다. 마리아주라는 단어를 알게 된 후 음식끼리도 잘 어울리는 조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리아주만 신경 쓰면 특별히 요리를 하지 않고도 고급 레스토랑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어서 이러한 팁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딸기(겨울)와 리코타 치즈

딸기가 제철인 겨울에는 딸기에 리코타 치즈를 곁들여서 먹는다. 딸기는 피노 누아 품종의 와인과 잘 어울려서 피노 누아와 딸기, 그리고 리코타 치즈를 같이 먹으면 합이 좋다. 게다가 지방 분해도 해주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겨울철에는 딸기를 열심히 챙겨 먹는다. 몸에 좋은 딸기를 챙겨 먹으면서 와인을 마시는 것은 비밀이다.


구워 먹는 치즈(할루미 치즈)와 토마토

할루미 치즈라고 불리는 구워 먹는 치즈는 팬에 굽기만 하면 훌륭한 요리가 된다. 예전에는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요즘은 임실치즈나 서울우유에서도 나오고 슈퍼나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다. 여러 브랜드에서 나온 할루미 치즈를 다 먹어봤는데 내 입맛에는 임실 할루미 치즈가 가장 고소하고 맛있었다. 할루미 치즈는 별다른 조리법 없이 팬에 치즈를 노릇노릇하게 굽기만 하면 훌륭한 안주가 되는데 여기에 토마토를 살짝 볶아서 곁들이면 아주 멋진 상차림이 된다. 토마토를 볶으면 단맛이 올라오기 때문에 별도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좀 더 고급스러운 맛을 내고 싶다면 후추나 파슬리 가루를 살짝 뿌리면 좋다.


집에 손님을 초대했을 때 음식이 부족하다 싶을 때도 구워 먹는 치즈를 활용하면 좋다. 번거로운 준비 과정 없이 요리 한 접시를 뚝딱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손님 초대용으로 훌륭하기 때문이다. 조리법은 간단하다. 기름을 두르지 않고 팬에 올린 후 중불에서 노릇노릇할 정도로 구우면 바삭바삭 과자 같은 식감이 나고 정말 맛있는 치즈 구이가 완성된다.

구워 먹는 치즈(할루미 치즈)


올리브와 화이트 와인, 그리고 바게트

평소에 그린 올리브를 화이트 와인 안주로 즐겨 먹는다. 올리브에는 씨를 제거한 것과 제거하지 않은 올리브(통올리브) 두 가지 타입이 있는데 먹을 때 조금 귀찮지만 씨를 제거하지 않은 통올리브가 과육도 단단하고 훨씬 맛있다. 씨를 제거한 올리브는 손질 과정에서 과육도 물러지고 보관을 위해 소금을 많이 넣기 때문에 짠맛이 강한데 통올리브는 짜지 않다.

몇 년 전에 이탈리아 여행을 가서 통올리브를 처음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한국에서 먹었던 올리브는 짜고 물렁물렁하고 맛이 없었는데 이탈리아에서 먹은 올리브는 과육도 단단하면서 적당히 짭짜름해서 너무 맛있었다. 집에 돌아와서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것과 비슷한 올리브를 먹고 싶어서 검색도 해보고 마트와 백화점을 돌며 여러 종류의 올리브를 사서 먹어 보았다. 그렇게 찾은 것이 피카치 올리브인데 피카치 올리브와 화이트 와인 한 잔이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다.

피카치 그린 올리브와 화이트 와인

멜론과 하몽

요즘 단짠단짠이라고 해서 단맛의 음식과 짠맛의 음식을 같이 먹는 것이 유행이라던데 멜론과 하몽은 단짠의 원조가 아닐까 싶다. 달콤한 멜론에 짭짤한 하몽을 얹어먹으면 입 안에서 축제가 일어나는 것 같이 즐겁다. 멜론과 하몽의 화려한 색감 때문에 별다른 데코레이션 없이도 식탁을 풍성하게 해 주니 손님 초대용 요리로도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다. 여기에 크래커와 치즈 몇 조각만 썰어 놓으면 우리 집이 멋진 와인 바로 변신한다.

멜론과 하몽


샤인 머스캣과 마스카포네 치즈

이 둘은 정말 훌륭한 조합이다. 샤인 머스캣 포도 한 송이를 떼어서 마스카포네 치즈를 발라 먹으면 멋진 레스토랑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기에 담백한 크래커를 곁들이면 더 바랄 것이 없다.

통밀 크래커와 마스카포네 치즈, 샤인 머스캣으로 간단하게 만든 카나페

마스카포네 치즈는 자연 치즈라서 평소에도 즐겨 먹는다. 나는 베이글을 먹을 때도 크림치즈를 바르지 않고 마스카포네 치즈를 발라 먹는데 크림치즈는 가공 치즈라서 치즈가 가진 장점은 별로 없고 칼로리만 높기 때문에 잘 먹지 않는다. 참고로 자연 치즈는 우유에 유산균과 응유효소, 유기산 등의 최소한의 원료만 추가해서 응고시킨 치즈이고 가공 치즈는 이렇게 만든 자연 치즈에 버터, 크림, 분유, 향신료 등의 첨가물을 섞어 만든 치즈이다. 예를 들어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의 경우 성분에 유크림 49%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이는 우유 성분은 49%이라고 나머지 51%는 다양한 첨가물로 만들어진 가공 치즈라는 의미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가능하면 자연치즈를 먹는 것이 좋다.


이런저런 사정(아이가 너무 어리거나 시간이 없거나 등등)으로 외식을 할 수 없을 때 이렇게 집에서 분위기를 내면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도 멋지게 한 상 차려서 남편과 아들이랑 와인 한 잔을 하면서 일주일치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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