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재명과 몽테뉴의 의연함에 관하여

13·3 내란 사태를 지나오며 느낀 단상

by 아란도

유튜브 뉴스 공장 <겸손은 힘들다>에서의 ‘이재명 민주당 당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몽테뉴 <에세> 12장 ‘의연함에 대하여’가 떠올랐다.


의연함을 어떤 고정된 의연함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몽테뉴의 말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자기 몸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 본능이 제대로 발현되면, 그 본능에서 비롯된 충동적 행위는 그 자신을 구한다. 이러한 행위는 미리 의식하고 하는 행위가 아니다.


그런데 여기에 스토아학파의 관점을 몽테뉴는 인용하고 있다. 급박한 상황에서 인간은 누구나 동요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미리 어떤 훈련된 상태라면, 인간은 심리적 동요 이후에 동요 상태를 더 지속하고자 하는 정념의 뒤흔듦을 따라가지 않게 된다. 오히려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 판단은 침착하게 그다음 단계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때에 우회로가 필요하다. 몽테뉴는 정면으로만 승부한다고 해서 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 자신의 몸을 보호하면서 싸우는 방법은 스스로의 동요를 다스리는 것뿐이다.


이번 12·3 내란 사태에 대응하는 이재명과 민주당 의원들 그리고 시민들과 국회의 대응은 이 방식이 그대로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심리적으로 동요가 일어났지만 동요를 따라가지 않고 침착하게 판단하고 재빨리 행동으로 옮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은 역사의 사례가 본능에 체득되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보인다. 판단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역사적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 역사를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강의 말처럼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릴 수 있을까? , 과거가 현재를 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맞닿는다. 분명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은 우리의 경험의 내재에서 비롯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어떤 우연성은 남는다. 그 자신 안에서 솟구치는 어떤 직관적인 판단들과 우회로를 선택하는 방법들, 그리고 그것이 결국 모두의 생존을 보호하게 된 것이고 보면, 어떤 계획이라고 하는 것을 더 크게 이미 포괄하는 어떤 작용을 보면, 우리의 직관적인 판단 역시 그 순간에 솟구치는 우연적인 것에 의존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우연성은 이미 우리 안의 무의식 안에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본능의 제대로 된 사용 방법을 이번 기회에 우리는 제대로 학습하게 된 것이지 않을까.


그동안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되는 것일까? 에 대한 그 타이밍이 언제일까?를 고심하였다. 아마도 지금일까? 나 역시 이러한 고심은 있었지만, 어떤 충동성에 의해 글을 올리게 된다. 올리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는 그동안 이 내란 사태를 지나오면서 우리나라가 현재 무정부 상태이지만 무정부 상태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런 느낌은 어디서 오는가? 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것은 야권(민주당)에 강력한 대선 후보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하나의 구심점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만약 야권에 이재명 대표가 없었다거나, 또는 야권 대선 후보가 두리뭉실했다면 아마도 더 혼란은 커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란 사태에서 든든한 대선 후보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기에도 의연함이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러한 말을 하는 이유가 지금이 바로 그때였기에 시의적절하게 나온 말이었으면 좋겠다. 고심한 이유는 아직은 더 넘어야 할 산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나만의 고심을 이렇게 방송 듣다가 내놓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 파도를 잘 넘었으면 좋겠다.



#이재명 #12_3_내란사태_이후 #겸손은힘들다_뉴스공장 #사람이자기를다스리는일 #의연함과_우회로적의연함의길




https://www.youtube.com/live/merQIjiKU3s?si=di9N5MTCL0arxR5H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