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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드닥 거리는 수족관

오랜 친구 사이, 나는 냠냠하며 사진 찍다

by 아란도

한 십여 년 만에 보는 얼굴이다. 갑자기 전화가 와서 서둘러 나갔다. 그리고 한상차림 앞에서 건배. 두 친구 사이에서 나는 먹느라 바쁨. 이때 저 때 다 지나가고 이제는 비로소 얼굴이 편안해 보인다. 코로나 때부터 혼자 캠핑과 낚시하러 다니는 취미를 갖게 되었다고. 그러다 문득 비가 오거나 어두운 밤에 혼자 낚시할 때 살짝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지금보다 더 젊어서는 그런 생각 든 적이 없었다고.

지금까지 결혼 안 했다고 사람들이 다소 이상하게 여길지 모르지만, 자신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ㅋㅋ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사람들이 뭔가 이상해서가 아니고, 그때의 상황과 환경이 받쳐주지 않았기 때문에, 어쩌다 보니 유야무야 지나가버린 것 같아요. 그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을까. 그 자신의 마음을 더 강하게 푸시하지 않은 이유는 상황이 주는 압박을 그 자신이 비껴가버리기에 그 그물에 걸리지 않았던 것뿐이지 않을까.


그물에 걸린 고기들은 각자의 수족관으로 들어가서 파드닥파드닥 거리며 살게 되는 것이지 않을까.


이제 자기만의 수족관에 들어갈 정도로 파닥 거림이 고요해진 것을 보니, 짝을 찾을 때가 되었나 보다... 하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열정은 넘쳤고, 앞으로 은퇴하게 되면 뭘 할까? 하는 계획과 설계도 가지고 있었다.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족관 안에 있는 우리 부부는 그런 면에서는 다소 약간은 세상에 대한 무미함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대비되기도 하였다.


두 친구 사이에 내가 낀 바람에 두 친구가 더 많은 회포를 풀진 못했겠지만, 나는 맛나게 잘 먹고 코스대로 나오는 해산물 사진도 찍었다. 골고루 잘 나오고 맛도 아주 좋았다. 음식을 주문해야만 찍을 수 있는 사진이기에 나는 좋았네라. 자알 먹고 돌아오는 길에 잘 얻어먹어서 쪼매 미안하긴 했다. "담엔 오빠가 사라~~^^" 그때는 안 따라가야지 했다 ㅋㅋ.


#오랜친구


두 친구
월곶 회센터

수족관. 안에 있는 생물들은 싱싱해 보였다. 갑자기 우리네 삶도 수족관처럼 다가왔다. 흠... 진열된 삶을 향해 질주하는 듯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각자의 삶을 제대로 살아내는 것에 인생의 묘미가 있을 것이다. 수족관을 넓히거나 수족관 자체가 되어야 하는 지도. 병 안의 새나 사람의 삶이나 다를 게 없는 듯. 병 자체가 되어 공간을 키우는 일 밖에는.


식감 좋은 회와 해산물
도미는 유독 식감이 좋았다
소라도 식감 좋.음
도미 대가리살도 부드러웜다
대게 다리살도 풍부했다
이디야에서. 늦은 밤 아이스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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