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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노 Oct 27. 2024

[핵심문장] 언리시

정관 스님의 부엌에는 쓰레기통이 필요하지 않듯, 언리시의 관점으로 보면 나의 주변 환경, 내가 지닌 도구와 정보와 재료에서 버릴 부분은 단 하나도 없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내게 쓸모 있고 귀한 무기가 된다.


누가 성공하는 사람이 될까? 그들에겐 어떤 비밀이 있을까?

새벽 일찍 하루를 시작하라, 기상 직후에 이부자리부터 정리하라, 주변을 깨끗하게 정돈하라, 시간을 분초 단위로 쪼개어 계획을 세워라, 명상하라……. 하지만 이런 성공 비법을 거부하고도 성공하는 사람은 분명 있다. 성공 공식은 하나가 아니라 성공한 사람 수만큼 다양하다.


성공 또는 실패 요소를 분석하는 일은 다분히 결과론적일 수밖에 없다. A라는 이유로 반드시 성공했다기보다 성공하고 돌아보니 그 이유가 A에 있다는 식이다.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 결정적인 한 방이 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모든 전략을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남들 다 한다니까 나도 해봐야지, 하는 마음에 자기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계획을 세우면 실패가 반복되어 오히려 자존감만 낮아지기 쉽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핵심 역량 하나에만 매달리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스스로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자신을 새로이 정의하는 언리시를 거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 새로운 직무를 끊임없이 만들어가야 한다.


핵심은 ‘긍정적인 실행력’이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두려움 없이 도전하다 보면 성패와 상관없이 긍정성이 더 확고해진다. 이런 이유로 나는 한국형 친절 릴레이가 가능하리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보려 한다. 뒤에 오는 사람을 배려하여 문을 잡아주거나 하는 작은 친절도 일상에서 꾸준히 실천할 생각이다. 이런 긍정적 행동이 나의 시각을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유지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지난 24시간 동안의 데이터만 들여다본 사람은 비관주의자가 되기 쉽지만, 수세기 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한 사람은 낙관주의자가 된다. 두려움, 공포, 혐오 등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대상은 언제나 우리가 잘 모르고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그래서 무언가를 더 잘 이해하게 될수록 우리는 그런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나 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태도를 지닐 수 있다.


저명한 언어학자인 놈 촘스키Noam Chomsky는 “희망이 없다고 가정하면 희망이 없다고 확신하게 된다. 무언가 바꿀 기회가 있다고 가정하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헌할 가능성이 생긴다”라고 했다. 우리가 무엇을 긍정하고 확신하느냐에 따라 현실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내가 지닌 모든 도구와 정보,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이미 나의 가능성이자 잠재력이라는 사실을 믿어야만 언리시가 가능하다. 잠재력은 그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 사람의 눈에만 보이는 법이다.


내가 강조하는 또 하나는 대화할 때 긍정적인 톤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됩니다”, “어차피 해봐도 안 될 게 뻔합니다” 식의 발언은 우리 팀에서는 해서는 안 된다. 정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렇게는 말할 수 있다. “제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 방법을 구상했는데 첫 번째 방법은 이런 이유로, 두 번째와 세 번째 방법은 저런 이유로 잘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이 또한 그동안 시도한 모든 방법이 결국 실패했다는 말이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전자는 일이 안 되게 하는 화법이고, 후자는 일이 되게 하는 화법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살면서 마주치는 문제들에도 대개는 정답이 없다. 그럴수록 논리적으로 사고해 현명하게 해결할 줄 알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문제를 분해함으로써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느냐 없느냐다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곧 문제를 인지하는 능력과 같다. 문제 분해 과정을 통해 코어 이슈를 발견하고 목적을 도출하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언리시 사고법을 잘 적용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

나는 언런과 리런, 모든 특성을 잠재력으로 파악하는 능력, 긍정과 낙관이 필요하다고 본다. 배운 것을 의도적으로 잊고 다시 배우려는 겸허한 태도, 단 하나의 특성도 얕보지 않고 잠재력으로 파악하는 긍정적 마음, 내 능력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얼마든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성장 마인드셋이 이런 논리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열쇠다.


케냐가 핀테크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유선통신망과 은행 서비스가 부실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반 시설이 부족하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수용력이 매우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선진국이 신기술을 도입할 때 거쳐야 했던 회의와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오히려 개구리가 점프하듯 비약적인 기술 도약(leapfrogging)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언리시의 관점으로 보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핸디캡’은 무의미한 개념이다. 내가 지닌 것에서 약점과 단점은 없다. 단지 가능성만 있을 뿐이다. 출신이나 경력이 어떻든, 장애가 있든 없든 그저 특성에 불과할 뿐 핸디캡은 아니다. 극복할 대상은 더더욱 아니다.


모든 데이터가 나와 연결될 수 있고 나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믿음, 데이터에서 새로운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긍정성이 있어야 데이터 리터러시도 가능


팀 회의를 할 때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함양을 염두에 두고, 회사로 복귀하면서는 동영상 등을 시청하면서 업무 역량을 키우고, 파트너사 미팅에서는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키우면서 트렌드를 파악할 기회로 삼는 것이다. 하나의 활동에 이렇게 두세 가지 목적을 부여하면 그 시간을 훨씬 입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언뜻 생각하면 경청은 소극적인 행위 같지만, 사실은 호응하고 질문하고 함께 고민하는 적극적 행위이자 치열한 사고의 과정이다.


중요한 점은 내가 무엇을 이루고 어디에 와 있는지와 상관없이 성장 마인드셋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단순히 말수만 줄일 게 아니라 타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타인의 피드백을 겸허히 받아들여 자신을 더 성장시키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멘토 선정만큼 중요한 것은 멘토를 미러링하는 방법이다. 멘토들의 영어 표현만 따라 하면 이들의 논리력이나 매너, 통찰력까지 따라잡기는 어렵다. 메예르홀트의 생체역학 연기 이론처럼 멘토들의 표정, 몸짓, 손짓 하나까지 거울처럼 따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말실수까지 하나하나 따라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훈련해야만 그들이 구사하는 영어 표현을 완벽하게 따라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내면의 가치까지 내재화할 수 있다.


아이디어가 하나뿐인 사람은 공유할 수 없다. 아이디어를 계속 길어 올릴 수 있는 사람, 비우고 또 채울 수 있는 사람만이 공유할 수 있으며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아이디어 공유에 인색한 사람이라면 자신을 한번 돌아보길 바란다. 혹시 내가 지닌 아이디어가 오직 하나뿐이라서, 남들에게 주고 나면 더는 아무것도 남지 않아서 공유하기를 꺼리는 것은 아닐까, 어느덧 새로운 아이디어를 길어 올리고 나 자신을 채우는 일에 게을러진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공유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는 뜻일 뿐만 아니라 뒤처지는 사람이 되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든 도전과 경험은 과거에 고정되거나 박제되지 않고 끊임없이 현재로 소환되어 재해석되고 새로이 쓰인다. 중요한 점은 어쨌든 재해석하고 새로이 쓸 재료는 많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오늘의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제의 실패담이 내일의 성공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움츠러들지 말고 일단은 내일의 나 자신에게 재료와 무기를 쥐여준다는 마음으로 부딪히고 경험하고 도전해볼 일이다.


과거가 현재에 의해 얼마든지 재해석되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면 무엇이 좋을까? 더는 실패도 도전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진다. 내 능력에 한계를 두지 않고 언리시할 기회를 나 자신에게 줄 수 있게 된다.


저명한 경영학 교수이자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내일의 글로벌 리더’인 스콧 갤러웨이는 『스콧 교수의 인생 경제학The Algebra of Happiness』에서 “성공〓회복력/실패(Success〓Resilience/Failure)”로 규정한다.

“누구나 실패도 겪고 비극적인 일도 경험한다. 당신은 해고될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것이며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을 가능성도 매우 크다. 그러나 성공의 핵심 비결은 슬퍼한 후 ‘실패를 딛고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능력’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갤러웨이는 회복력을 “실패를 딛고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능력”으로 설명했지만, 나는 회복력이란 곧 언리시 능력과 같다고 생각한다. ‘누가 해도 안 될 일’, ‘너는 못 할 일’이라는 주변의 섣부른 판단을 거부하고 내가 지닌 모든 것을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바라볼 때, 그래서 과거의 모든 경험과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아 나만의 무기로 만들 때 회복 탄력성이 자연히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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