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문장]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

by 아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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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투자자가 되려면, 내면적 평가로 나 자신을 인정해야 한다. 나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남들의 인정이 아니라, 나 자신의 인정이다.

1.

또다시 이 서점에 들렀을 때, 나는 버핏이 서문을 쓴 벤저민 그레이엄의 주요 저서 '현명한 투자자'를 집어 들었다. 나는 이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주식은 사고파는 종이 쪼가리가 아니라 실제 기업의 일부로 생각하면서 보유해야 한다고 그레이엄은 웅변적으로 말했다. '미스터 마켓'을 조울증 환자처럼 대하면서, 그의 변덕을 이용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시장은 탐욕과 공포 사이를 오가므로, 기업의 내재가치에 명석하게 주목하여 가격과 가치의 괴리를 이용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도 했다. 우리는 가끔 무엇이 옳은지를 직감할 수 있다. 내게는 가치 투자 철학이 너무도 합리적이고 자명해 보였다.


2.

가치 투자자들은 독자적인 길을 갈 수 있어야 한다. 가치 투자를 하려면 대중의 잘못을 찾아내서 이들의 착각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내면적 평가'를 적용해야 한다.

훌륭한 투자자가 되려면, 내면적 평가로 나 자신을 인정해야 한다. 나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남들의 인정이 아니라, 나 자신의 인정이다.


3.

버핏과 멍거는 지루가 7가지 대죄 중 유일하게 재미없는 대죄라는 농담을 했다. 멍거는 말했다.

"질투는 미친 짓입니다. 100% 파멸을 부릅니다. 일찌감치 질투에서 벗어나면 인생이 훨씬 나아집니다."

사람은 질투심에 사로잡히면 위험을 무릅쓰게 되는 듯하다. 금융 시장에서 질투는 소리 없는 살인자다.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친구들이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된 기술주로 거금을 버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거품 붕괴 직전에도 시장에 뛰어든다. 질투심이 속에서 끓어오를 때에는 이 사실을 반드시 되새겨야 한다. 우리의 판단이 근본적으로 왜곡되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옛날에 한 랍비가 말했다.

"누가 강한 사람인가? 자산의 열정을 억제하는 사람이다."


4.

게린은 한동안 투자실적이 탁월했다. 그러나 "빨리 부자가 되려고" 차입금을 동원해서 수익률을 높이려 했다. 1973~1974년 시장이 붕괴했을 때,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게린은 버크셔 주식 수천 주를 포함해서 다양한 종목을 헐값에 처분할 수밖에 없었다.

워런은 이 천부적인 투자자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채는 위험하고 인내심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찰리와 나는 큰 부자가 될 것으로 늘 생각했지만, 서두르지는 않았습니다. 수익률이 시장 평균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고, 버는 돈이 쓰는 돈보다 많으며, 인내심을 발휘한다면, 장기적으로는 큰 부자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5.

할아버지는 독일에서 탈출하면서 막대한 재산을 잃었다. 나도 이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극심한 두려움이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런 태도가 내 뇌리에 깊이 박혀 있으므로, 나는 빚이 없어야 합리적인 사고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침착하고 명료한 사고를 유지하려고 나는 차입 자금으로는 투자하지 않는다.


6.

버핏은 지능보다 기질이 투자에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심할 여지없이 옳은 말이다.


7.

내가 본받은 역사적 인물은 스토아 철학자였던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였다. 밤에 나는 '명상록' 발췌본을 읽었다. 그는 역경을 용기, 불굴의 정신, 회복력을 입증하는 기회로 받아들이면서 환영하고 감사해야 한다고 썼다. 내가 두려움에 맞서야 하는 순간에 이 말이 큰 도움이 되었다.


8.

버핏이 쓰는 책상은 매우 작아서 자료를 쌓아둘 수가 없으므로, 버핏은 자료를 효율적으로 읽어야 한다. 버핏의 책상 위에는 미결 서류함과 기결 서류함이 있고, 그 서류함 옆에는 '너무 어려움'이라고 쓴 서류함도 있는데, 이는 완벽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자료들이다. 그는

"나는 정말로 좋아하는 공에만 배트를 휘두르거든"이라고 말했다.

이 장난스러운 '너무 어려움' 서류함도 틀림없이 그의 사고방식에 미묘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9.

금융위기를 겪고 나서 나는 인생을 더 가볍고 즐겁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워런 버핏을 본받아,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은 억지로 하지 않았다. 요즘도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은 아니다. 낮에도 졸음이 오면 낮잠을 잔다. 2009년에는 내 펀드의 실적이 환상적이었다. 주로 시장 붕괴 기간에 사들인 주식 덕분이었다. 동업자 한 사람은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펀드 고객을 더 모으자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고 싶지 않아. 나는 행복하게 살고 싶어. 굳이 펀드를 키울 필요 없어."

이런 태도로 살아가니 인생이 더 즐겁고 평온했다. 게다가 투자실적도 더 좋아진 듯했다. 조용한 연못에 돌을 던지면, 잔물결이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나는 마음이 평화롭고 만족스러울 때 훌륭한 투자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모니시가 내게 자주 인용하는 파스칼의 말이 떠오른다.

"사람이 방에 홀로 앉아 조용히 지낼 줄을 모르는 데에서 인류의 모든 문제가 나온다."


10.

증권회사에서 발간하는 분석 보고서는 거의 읽지 않으며, 절대 신뢰하지 않는다. 다른 조사를 모두 마치고 나서 가끔 볼 때도 있지만, 단지 월스트리트에서 기업이나 산업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의견이 정립된 다음에야 마지막으로 이런 분석 보고서를 읽는다. 증권회사에도 똑똑한 사람들이 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 이들은 특히 산업 동태에 관해서 탁월한 통찰을 제공하기도 한다. 따라서 증권업계를 통째로 무시하는 것은 현명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그러나 이들의 월급은 중개 수수료에서 나온다. 내가 분석 보고서를 읽으면 거대한 판매 기계인 월스트리트의 영향을 받게 된다. 내가 지금까지 온갖 절차를 만들어낸 목적은 시장의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뜻이었다. 시장을 따라간다면 내 실적은 평균을 넘어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11.

나는 보유 종목을 공개적으로 말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이 내 아이디어를 훔쳐가기 때문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내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일단 공개적으로 내뱉은 말은 나중에 후회스러워도 다시 주워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절대로 공개석상에서 보유 종목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려 한다.


12.

가치 그 자체가 촉매입니다.

그 종목이 싼 것은 '이 종목은 절대 상승하지 않을 거야'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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