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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문장] 골목길 자본론

by 아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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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사랑하는 여덟 가지 조언을 관통하는 철학이 있다면 그것은 자유주의다.

1.

공간 디자인, 접근성, 문화 인프라, 임대료 등 물리적 조건을 갖췄다고 해서 모두 골목문화를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개성 있고 창의적인 소상공인이 모인 거리만이 매력적인 골목문화를 생산한다.


2.

골목을 사랑하는 여덟 가지 조언을 관통하는 철학이 있다면 그것은 자유주의다. 개인의 자유, 선택, 창의성을 존중하고 개인의 자발적인 협력을 통한 공공재 창출 능력을 신뢰하는 것, 자유주의자라면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발하지 않고 큰 집단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자율적으로 성장한 골목길의 변화에도 유연해야 한다. 골목길은 개방적이고 자유로워야 하기에, 개인이 선택한 결과로 발생한 골목길의 변화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자유주의자가 골목길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3.

고숙련 자영업자가 적은 가장 큰 이유는 인력 양성 체계의 부재다. 우선 입시 중심의 교육제도 하에서 자영업 창업을 목표로 기술을 배우는 학생이 많지 않다. 설령 그런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해도 현장 훈련 시스템이 미비해서 기술 숙련에 필요한 경험을 쌓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4.

골목상권의 수익성과 매력도를 상권의 구조적 특성으로 분석하기에 적합한 이론이 마이클 포터의 다섯 가지의 힘이다. 그는 특정 산업의 경쟁력은 신규 진입자의 위협, 공급자의 협상력, 구매자의 협상력, 대체재의 위협, 산업 내 경쟁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을 골목상권에 적용하면,

1) 경쟁 상권이 주변에 진입하기 어렵고(신규 진입자의 위협이 낮음)

2) 높은 품질의 골목 상품을 생산하며(공급자의 협상력이 높음)

3) 인력, 재료 등 투입 요소를 원활하게 조달하고(구매자의 협상력이 높음)

4) 골목 소비를 대체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출현할 가능성이 낮으며(대체재의 위협이 낮음)

5) 내부 구조가 경쟁적인(경장 구조가 우호적임) 골목상권이 성장 가능성이 높다.


5.

라이프스타일이 주는 기회는 관광산업뿐만 아니다. 제주 화장품, 녹차, 스마트 관광, 강릉 커피, 부산 어묵 산업 등 여러 지방 도시들이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지역 산업을 개척했다.

수도권에 비해 물질적 자원이 부족한 비수도권 도시도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로 미래 인재를 유치하고, 이들을 통해 경쟁력 있는 미래 산업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6.

도시 경제학에서도 제이콥스의 기여는 지대하다. 그는 도시 디자인과 경제 발전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도시의 창조적 능력에 관한 가설을 정립했다. 도시가 성장을 주도하는 이유는 단순히 생산과 소비의 집적을 통한 규모의 경제 때문이 아니라, 다양한 배경을 가진 행위자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혁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7.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개발을 책임지는 지도자들이 상업시설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상가 건물을 일단 짓고 나면 소비자가 원하는 상점이 알아서 찾아올 것이라는 수동적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지역 정부는 개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와 관광객이 요구하는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상업시설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제는 한국 전역에 거점 상점 효과, 즉 스타벅스 임팩트를 극대화해야 할 때다.


8.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면서 나타나는 대규모 젠트리피케이션이 한계에 달했다 해도 소규모 젠트리피케이션, 즉 역세권 골목길의 고급화와 작은 골목길의 카페거리화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 대규모 젠트리피케이션은 오히려 지방 도시와 성남, 안양, 남양주, 용인 등 원도심을 가진 수도권 도시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참고 - 젠트리피케이션 :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9.

골목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다. 임대료 압력을 극복하고 골목상권의 강자로 떠오른 장인 가게는 장소와 관계없이 품질과 서비스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건물주도 장인이 되어야 한다. 과거와 같이 상권 전체의 경쟁력을 외면하고 세입자 관리만 하는 경영 방식으로는 건물과 상권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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