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이 많은 이윤을 남기는 방법은 오직 독점뿐이며
그로써 지속적인 가치가 창출된다.
1.
‘경쟁이란 패자가 하는 것’이라는 도발적인 주장은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데, 이는 그의 노림수이기도 하다. 틸은 경제학자 대부분이 ‘경쟁은 가치를 창출한다’는 오해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은 그와 정반대로, 터무니없이 많은 이윤을 남기는 방법은 오직 독점뿐이며 그로써 지속적인 가치가 창출된다는 이유에서다.
2.
지금이라면 틸은 2014년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젊은 날의 자신에게 건넬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세요.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정말 하고 싶어서인가, 아니면 과시하기 위해서인가?” 역발상가, 특히 역발상 투자가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원대한 결과를 목표로 한다면 잘 다져진 길이 아니라 아직 생겨나지 않은 길을 선택해야 한다. 워런 버핏은 전형적인 역발상가다. 시장의 하락과 혼란은 그에게 곧 행복이다. 그럴 때면 대부분의 투자가는 빨간색으로 가득한 모니터 앞에 앉아 식은땀을 줄줄 흘리지만 버핏은 역동적인 투자가로 변모해 다른 투자자들이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마구 내던지는 우량주를 헐값에 사들인다. 버핏은 역발상 전략으로 전설적인 투자가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가격이 떨어지면 흔쾌히 삽니다.”
3.
틸은 사회가 1950년대나 1960년대처럼 기술의 미래를 낙관하던 시기가 다시 찾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틸이 보기에는 오늘날의 경제침체야말로 기술이 해결책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할 큰 기회다. 그는 글로벌화에 대해서도 역발상적인 입장이다. 그의 생각에 미래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는 글로벌화가 아닌 기술이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환경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 틸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등 급성장한 중진국의 공업화로 인한 여러 문제는 선진 공업국의 낡은 기술로 해결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기존 방식을 따른다면 환경이 파괴될 뿐입니다. 자원이 한정된 세상에서 새로운 기술 없이 글로벌화를 계속해나갈 방법은 없습니다.”
4.
틸에 따르면 뛰어난 기술 기업은 세 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새로운 시장을 창조 혹은 발견하고, 그 시장을 독점한 뒤, 마지막으로 독점을 강화하는 것이 그것이다.
5.
틸은 한동안 닷컴 버블 이야기를 한 후 다음과 같이 말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생각해보세요.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무언가가 거품인지의 여부에 대해 논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생산적입니다. 가치를 묻는 질문은 고유한 질문이기 때문이죠. X는 가치 있는 회사일까? 어째서 가치 있는 회사일까? 가치 있는 회사인가의 유무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런 질문들을 던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