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막 글을 써보고 있다.
내 생각들이 허공에 사라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생각해 보면 나는 돈을 아예 모르고 자라왔다.
학창 시절 어른들이 맞다고 안내한 길을 벗어나지 않았다.
학원에 가라면 갔고, 공부를 열심히 하라면 했다.
오죽하면 어머니가 아직도 그런다.
"너라도 내 말 다 들어서 참 좋았다."
(내 여동생은 어릴 적, 부모님 말을 참 안 들었었다. 지금은 다행히 부모님에게 정말 잘한다.)
그렇게 나는 공부해서 대학을 갔고, 대기업에 입사했다.
공부했던 과정이 복잡했지만, 이는 내가 여기서 이야기하려던 게 아니기에 이 정도로만 표현하려 한다.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나는 돈을 정말 모른 채로 자랐다."
어머니는 주식은 위험한 거라고 절대 하지 말라고,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 했다.
부동산 투자는 돈이 정말 정말 많아야 할 수 있는 것이라 했다.
그렇게 나에게는 모든 투자에 대해 접근할 수 없는 벽이 만들어졌다.
아버지는 이를 두둔하며 좋은 직장에 들어가 오래 일하며 저금을 하는 게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오죽하면 대기업을 들어갔을 때도 좋아했던 어머니와 다르게, 아버지는 회사를 다니며 공무원을 준비하라고 했다.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게 제일 좋은 거라 침을 튀며 말씀하셨다.
나는 그래야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물론 부모님의 "저금부터 하라", "월급은 참 중요하다"는 말씀만큼은 지금도 동의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부모님 시절에는 그게 맞았다.
은행 적금 이율이 10%를 넘어가니 약 7년만 저금하면 원금의 2배가 되는 시절이었다.
회사에서 정년까지 보장되는 것은 당연했고.
잘못된 주식투자로 인해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사례가 많았으며, 아파트는 이제 지어지기 시작하는 시대.
그렇기에 본인들의 경험에 미루어 나에게 진심 어린 충고를 해주셨던 것이다.
'퇴근 후에 공무원 준비를 해야지'라고 결심했다.
그런데 막상 회사를 들어가고 보니 정말 바빴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게 일을 했고, 문득 창문 밖을 보면 어둑해져 있었다.
늦은 퇴근 후에는 곯아떨어졌다. 그때는 운동도 안 해서 체력도 없을 때였다.
일 이외의 다른 걸 한다는 생각은 아예 못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돈 쓸 시간은 많았다.
뭐가 그렇게 사고 싶었던 게 많았는지,
월급이 들어오면 나가는 게 많았고, 돈은 모이지 않았었다.
이렇게 큰돈을 벌어본 경험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랐던 것 같다.
주위 동기들이 명품옷을 사기에 나도 따라 샀고, 외제차를 사기에 나도 따라 샀다.
참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생각했다.
'돈을 더 벌고 싶다. 더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주위에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누구지?
우리 팀장님이 제일 많이 버네, 임원이 되어야겠다.'
부모님의 공무원이 되어라는 말을 점시 뒤로하고는,
임원이 되겠다는 결심을 등에 업고 미친 듯이 일을 했다.
임원이 되면 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야 신입사원 퍼포먼스가 아냐, 책임급 결과를 내고 있네?"
주위의 말들이 내게 큰 에너지가 되었다.
그래서 더 미친듯이 일을 했다.
이대로만 가면 임원이 되겠구나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