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을 제외한 순이익은 모두 자기자본이 되므로 순이익이 누적된 만큼 자기자본이 늘어난다. 따라서 매년 같은 순이익을 기록하는 기업이 ROE를 유지하려면(주주들에게 같은 기대수익률을 제공하려면) 순이익을 모두 배당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순이익을 배당금으로 지급하지 않은 채 ROE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순이익도 증가해야 한다.
3.
고객의 자산은 대체로 수익률에 후행해서 고점에 들어오는 경향이 있고, 전문가인 우리보다 인내심이 강하지 못하다. 그들이 말하는 장기란 3개월에서 6개월이고, 감내할 수 있는 하락폭은 10퍼센트 수준이다.
4.
투자는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만 이길 수 있다.
5.
처음에 그 기업에 왜 투자했는지 잊지 말라. 그 기업이 훌륭해서 투자한 것이 아니라 그냥 싼 맛에 투자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적당한 가격이 되면 팔아버리기로 했다.
6.
스타트업에는 대부분 진입장벽이 없다. 모두가 동등하게 위험한 정글과 같은 곳에서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 경영자가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서 생존하고,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고, 나아가 진입장벽을 세운다는 사실도 지금은 잘 안다.
7.
사실 내 사업 이력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인생 선배님들께서 안 된다는 것을 우겨서 하다가 결국 하나씩 포기하며 왜 안 된다고 하셨는지를 깨닫는 반복의 과정이다.
8.
사업할 때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은 사업이 쭉쭉 성장할 때도, 돈을 많이 벌어 펑펑 쓸 때도 아니다. 스스로 성숙해가는 느낌을 받을 때? 이런 것도 아니다. 바로 망상을 할 때다.
9.
어느 순간 깨달았다. 인간의 뇌는 항상 걱정거리로 가득 차도록 설계됐다는 것을. 고민이 크냐 작으냐는 중요하지 않다. 항상 두뇌가 허용하는 범위로 최대한 부풀린다. 이 말은 반대로 생각하면, 모든 걱정거리가 사실은 그렇게 중대하지 않고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신은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의 시련을 허락하지 않는다’, ‘시련과 함께 그것을 벗어날 길도 마련해준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어차피 이 고민이 끝나도 다음 고민이 또 생길 테니 편하게 생각하고 흘려보내자.
10.
별다른 능력이나 준비도 없이 유행에 따라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거나 플랫폼 비즈니스를 막무가내로 숭상해 ‘일단 마케팅비를 쏟아부어 이용자를 모으고 나면 어떻게든 될 거야’라는 식으로 일하는 창업자도 스타트업 병에 걸렸다고 표현한다. J 대표는 구독경제와 플랫폼 비즈니스의 경영자이지만 먼저 규모를 키워 생산능력을 정비하는 것이 밀키트 산업의 핵심이라고 파악하고, 이를 지탱해줄 B2B 거래처를 공략했다. 자기 브랜드를 직접 판매해 인지도와 수익성을 높이고 싶지 않은 경영자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그것을 잠시 뒤로하고 마진이 별로 남지 않고 굽신거리는 영업이 필수인 대기업의 문을 먼저 두드린 일은 더욱 숭고해 보인다.
11.
외국인 관광 도시 민박업 규정에 따르면, 자신이 거주하는 집을 외국인과 ‘공유’하는 것만 허용된다.
12.
업무를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가 직접 해보는 것이다. 등기를 비롯해 전문가에게 위탁할 수 있는 어떤 업무도 그 내용과 절차를 이해하고 위탁하는 것과 그냥 ‘잡일’이라고 생각해 위탁하는 것은 나중에 큰 차이가 생긴다.
13.
우리 회사는 열 개 이내의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집중투자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분산투자의 이유를 변동성의 축소라고 착각하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변동성은 애초에 위험이 아니라 투자자의 친구다.
14.
종목은 열 개인데 한 종목의 비율이 90퍼센트라면 분산투자의 효과를 누릴 수 없기에, 아무리 투자 아이디어가 훌륭하다고 해도 최대 30퍼센트 이상은 편입하지 않는다. 그리고 보통은 종목당 10~20퍼센트를 편입하며 한 종목에 30퍼센트를 편입하는 일은 1~2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드문 사례다. 혹 예견할 수 없었던 리스크로 부도가 나거나 상장폐지를 당했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70퍼센트의 종목들이 목표로 하는 26퍼센트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해준다면 1~2년 내에 원금은 건질 수 있게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