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진짜 길은 앞에 있지 않고 뒤로 생깁니다. 이미 있는 길만 쫓는 사람은 영원히 이류에 머물지만 누구도 걷지 않은 위험한 길을 가는 사람은 기적을 만듭니다.
3. 충분히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앞에서도 융통성 없는 태도로 일관했던 것은 결국 나에게도 손실을 안겨주었다.
4. 정리해보면, 나에게는 세 가지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첫째, ‘자만심’이다. 자만심은 나의 눈과 판단력을 흐렸고, 모든 일이 틀어지는 원흉이 되었다. 결국 사업도 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사람을 대하는 태도부터 문제가 있었으니 무슨 일이 잘 풀리겠는가? 둘째, ‘경험 부족’이다. 정확히 말하면 ‘경영 미숙’을 뜻한다. 나에게는 첫 사업이었고, 그나마도 동업자인 친구가 실질적 사장이라는 생각 때문에 경영 측면의 고민은 부족했다. 통찰력을 발휘하지 못했기에 그저 눈앞에 놓인 일을 처리하기 급급했을 뿐,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면서 움직이지 않았다. 경기에 대한 이해도 부족해 경기의 좋고 나쁨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지도 못했다. 또, 직원들을 어떻게 동기 부여하고 움직이게 할지 등 리더십에 대한 고민도 부족했다. 셋째, ‘공부 부족’이다. 당시 나는 모든 걸 혼자 고민하고, 떠안고, 해결하려 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나와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는 다른 사업가를 찾아가서 상담을 받은 적도 없었다. 이미 수없이 많은 사람이 나와 비슷한 이유로 실패했고, 누군가는 그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성공에 이르렀음에도 사업 선배의 이야기나 경험담은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당연히 책도 읽지 않았다. 모든 것을 마치 내가 다 새롭게 창조해내듯 사업을 하려 했으니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고 실패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5. 회사를 이끄는 사람이 업무에만 쫓겨서는 곤란하다. 사장이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걸 솔선수범이라 생각했다가는 끝이 뻔하다. 물론 사업 초기라면 사장이 시간을 쪼개가며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면 그때부터는 통찰력을 갖고 미래를 내다보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현재의 업무에 파묻혀 있다가는 시대의 변화에 떠밀리다 어느 순간 튕겨 나가게 되어 있다.
6. 완전히 생소한 데다 경쟁까지 치열한 분야의 사업을 별다른 준비 없이 시작한다면 백전백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일단 시작하라’는 말이 멋져 보일 수도 있다. 특히나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걸 보면 나 역시 당장 시작하기만 해도 저 사람처럼 될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그건 그 사람의 이야기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7. 언젠가부터 창업자들 사이에서 실행력과 추진력이 사업가의 첫 번째 덕목인 것처럼 은연중에 퍼져가는 것 같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준비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행력과 추진력만 발휘하는 건 눈을 감고 시속 200킬로미터로 차량을 모는 것과 같다. 따라서 사업을 하면서 오랫동안 돈도 벌고 행복하고 싶다면, 반드시 철저한 조사와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단, 책상에 앉아서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게 아니라, 직접 발로 뛰고 눈으로 보면서 하는 준비여야 한다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8.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사업을 하고 싶었다. 첫 번째 사업이 재미있긴 했어도 온전한 행복을 느끼지는 못했는데, 이는 다음 세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첫째, 나의 능력으로 어찌해볼 수 없는 환경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다. 대기업의 부도와 해외 기업 인수 등은 내가 막을 수 없는 일이었다. 충분한 자금력과 해당 분야에 대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전문성이 있는 게 아니라면,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을 택할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 둘째, 끊임없이 돈을 빌려야 했다. 실패했을 때 빚으로 돌아온다는 것도 문제지만 돈을 빌리는 행위 자체가 행복과는 거리가 멀고, 갚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마음의 짐으로 남는다. 그리고 빨리 벌어서 갚아야 한다는 마음에 조급해진다. 셋째, 내 사업이 아닌 친구의 사업이었다. ‘망하더라도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을 신나게 해보고 망했더라면 적어도 후회는 덜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2년간 나를 쫓아다녔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내 사업이어야 더 신나게, 더 열심히,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 번째가 아마도 내가 온전한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였던 듯하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이유는 곧바로 세 가지의 사업 선정 기준으로 이어졌다. ① 경기를 타지 않을 것 ② 돈이 많이 들지 않을 것 ③ 내가 잘하고 좋아해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다시 말해 미쳐서 할 수 있는 일일 것
9. 남을 따라 하기만 해서는 평생 2인자밖에 될 수 없다. 더 성장하려면 결국 책에서 얻은 지혜를 자신에게 맞게 변형하고 적용하여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때는 최대한 폭넓고 다양하게 읽는 게 도움이 된다.
10. 그저 읽은 책의 권수만 늘리는 다독은 뿌듯함을 줄지는 몰라도 사실 권하고 싶지는 않다. 좋은 책이라면 몇 번을 읽어도 질리기는커녕 매번 새로운 감동을 느끼게 되어 있다. 그런데 불과 몇 년 만에 3천 권을 읽었다는 것은 책을 읽은 후 곱씹는 과정이 생략되었음을 뜻한다. 이들이 하루에 한 시간도 채 잠을 자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나는 이처럼 머릿속에만 들어 있고 아직 체화하지 못한 지식은 ‘죽은 지식’이라 생각한다. 결국 모든 지식은 실제로 활용되어야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11. 2년간 매일을 조사하고 다니다 보니 이제 ‘촉’이라는 게 자연스럽게 장착되었다.
12. 사업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점이 있다. 그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 비전, 철학, 전략 등이 나와 회사가 추구하는 그것과 잘 맞아떨어져야만 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부분에서 어긋난다면 만남이 계속 이어지기도 어렵고, 사업적으로도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기 전에 반드시 그 사람의 철학과 비전 등을 조사해야 한다. 만약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 사람이 지금 보기에 너무 멀고 높아 보인다 해도 지레 겁먹고 포기할 이유는 없다. 그런 사람들이라고 해서 꼭 당신의 등골이 휠 정도로 큰돈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 그에게 당신과 당신 회사의 비전이나 발전 가능성 그리고 성공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보여라. 모든 사람이 당신을 돕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시도를 해본다고 해서 손해 볼 건 없지 않은가. 단 0.1퍼센트라도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하는 마당에 거절이 두려워 도움조차 청하지 않는다는 것은 처음부터 사업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는 사실만 증명하는 꼴이다. 정말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거절을 두려워하지 말고 도움을 요청하고 또 요청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방법이다. 그리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주위에 이야기하라. 나처럼 뜻하지도 않은 데서 그 사람과의 연결고리를 잡게 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13. 좋은 제안서 또는 기획서는 반드시 간결해야 한다.
14. 단순히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고 이를 자극하는 것만으로는 사람을 움직이기 어렵다. 사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어떤 사람과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는 결국 ‘그 사람’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어야만 하고, 설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같이하는 것만으로 재미있고 의미 있다고 여길 수 있어야 한다. 제안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사람과 함께하는 ‘현재’가 좋아야 하는 게 먼저다. 따라서 누군가를 설득할 때는 현재 나의 마음가짐이나 열정, 진심과 철학이 어떠한지, 나는 좋은 사람인지 등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먼저 호감과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15. 어떤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같은 일을 하더라도 자기가 의사 결정을 하고 그 일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는 직원의 행복지수가 더 높다고 한다. 그래서 나와 남편은 ‘직원들이 스스로 일을 찾아서 진행하고 결정하게끔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늘 고민해왔다. 먼저 우리는 직원들과 대화할 때 명령 대신 주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세요”가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그렇게 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라고 물어봄으로써 직원이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고 결정하게끔 유도한 것이다.
16. 사장이 자리에 없을 때도 회사가 성장하려면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바로 ‘시스템’과 ‘인재’다. 시스템은 사장이 장기간 자리를 비워도 매끄럽게 회사가 돌아가도록 만들고, 이런 시스템은 결국 사람을 통해 실현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과 인재를 키워내는 힘이 바로 기업문화다.
17. 내가 사업을 하게 될 나라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부해야 하는 건 비단 글로벌 기업에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한국인이 한국에서 사업을 한다 하더라도, 한국의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사람들의 성격이나 기질, 문화에는 차이가 난다. 해외로 진출할 경우에는 생소한 곳이니 당연히 더 철저히 조사하는 게 맞지만, 내가 오래 살던 곳은 더 잘 안다고 생각해 쉽게 접근했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익숙한 곳이라 해서 법과 제도, 문화를 모두 완전히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따라서 내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곳이 자국이든 타국이든 항상 그 토양의 성격에 대해서 지레짐작하지 말고 철저히 분석할 것을 권한다.
18. 비용을 쓸 때는 검소함의 원칙을 따르되,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계속해서 투자를 늘려야 한다.
19. 모든 사업은 ‘어떻게 창업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오래 튼튼하게 유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20. 창업 단계부터 장기적인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처음부터 ‘100년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10년, 20년, 30년, 50년 단위의 장기 계획은 물론이고 연간, 월간, 주간 계획도 꼼꼼하게 세웠다. 물론 급변하는 세상에서 이 계획을 그대로 고수하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반드시 수시로 계획을 확인하고 전략을 수정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21. 사업가는 절대 남 탓을 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외부 환경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외부 환경이 어떻든 살아남는 것이 사업가의 덕목이기도 하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에서 외부 탓, 남 탓은 성장과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22. 마음이 초조해지자 행동은 더 조급해졌고, 시간적인 여유도 점차 사라졌다. 사업가는 절대적으로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여전히 사람들은 성공하려면 바빠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23. 사장에게 개인의 시간은 자산과도 같다. 그 시간에 책도 읽고 공부도 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돌아가는 것도 보이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가 보인다.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그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우리 회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
24. 자신을 한 칸 내려놓는다고 해서 큰일이 나기는커녕 오히려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될 가능성이 높다.
25. 알다시피 두 발로 일어선 것만으로 인생이 변하지는 않는다. 발을 내밀어 앞으로 나아가야만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한다. 따라서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가만히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행운과 우연에 인생을 거느니 내가 직접 찾아가는 편이 더 쉽고 빠르고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원하는 바를 이룰 가능성도 높다.
26. 경기를 가장 적게 타는 사업,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도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는 사업은 대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들과 관련이 있다. 내가 조사해본 결과, 여기에는 장례업, 섹스산업, 요식업 등이 있었다.
27. 나는 어떤 사업을 하겠다고 결심하여 그것에 대해 알아보고 공부를 할 때부터 이미 사업은 시작된 거라고 본다.
28. 한번 누군가가 비용을 낭비하는 모습을 보면 처음에는 비용을 아끼던 이들도 덩달아 낭비하게 된다. 그렇기에 리더인 사장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절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29. 기적은 행동하는 자에게 찾아오는 법이다. 그리고 이렇게 삶의 기적을 적극적으로 이뤄낸 사람은 그러지 못한 사람보다 훨씬 행복감을 많이 느낄 수밖에 없다.
30. 나는 내가 손을 떼도 별 지장 없이 돌아가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렇게 된다면 가족이나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공부도 더 많이 할 수 있다. 또한, 그렇게 쌓은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많은 사람에게 공유함으로써 ‘1천 명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나의 꿈에 쏟을 시간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