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리

최준영

by 김알옹

한때 자차로 출퇴근을 하던 시절,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프로그램을 다시듣기로 틀어놓고 항상 차가 막히는 강변북로 위에서 매일 들었다. 짧은 경제 소식을 1부에서 전해주고 2부에서는 주 단위로 매일 다른 게스트가 나와서 IT/트렌드/역사/글로벌이슈 등 다양한 분야를 다뤘다. 매일 듣다 보면 지식이 절로 확장되는 느낌에 팀원들에게 추천도 해주고 그랬던 기억이 있다.


그 게스트 중에 어떤 박사님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과 현상을 정치/경제/사회/과학의 관점을 아우르면서 해설하는 분이 계셨다. '정말 똑똑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는데, 그분이 이 책의 저자 최준영 박사님이다. 본인이 운영하는 '지구본 연구소'라는 유튜브에서 지금까지 다뤘던 내용 중 가장 인기 있었던 콘텐츠를 모아서 책으로 엮었다. (그나저나 '생존'이라고 제목을 달아놓을 것 까지야... 그냥 '상식'을 위한 책이다.)


오스트리아의 집 - 집 걱정 없는 나라

스웨덴의 세금 - 최저임금도 퇴직금도 없는 복지국가

노르웨이의 부 - 일상에 자극이 필요한 부자 나라

미얀마의 침체 - 동남아에서 가장 부유했던 나라의 몰락

캐나다의 물가 - 치솟는 물가에 반비례하는 성장

말리의 수소 - 백색수소 시대

미국의 셰일 - 셰일의 부활

쿠바의 니켈 - 설탕, 시가, 그리고 니켈의 나라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 희토류를 품은 광물 창고

러시아의 천연가스 - 천연가스라는 권력

카자흐스탄의 양 - 넓은 땅에 적은 인구로 사는 법

인도의 사람 -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

미국 플로리다의 노인 - 저출생 시대, 급증하는 인구

중국의 물 - 가뭄과 홍수 고민

호주의 불 - 전 시계 생존을 위협하는 산불


각국의 간단한 역사와 지정학적 의미, 최근의 고민들을 쉬운 설명으로 풀어내며, 특히 많은 경우 자원의 유무에 따라 그 나라의 운명이 결정되는 점을 강조한다.




노르웨이의 경우 유전을 운영해서 번 돈으로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만들었는데, 펀드의 운용 수익 중 3%만 예산에 쓸 수 있는데 그 가용금액이 계속 커지고 있다. 나라에 돈이 너무 많아져서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무기력하게 일한다고 한다.

1년간 유급 병가를 낸다 → 1년 뒤 그럼에도 몸이 안 좋다고 하고 최대 4년간 요양을 위한 회복 수당(급여의 80퍼센트)을 받는다 → 4년 뒤 여전히 회복이 안 된다고 하고 장애인 신청을 해 장애인 연금을 받는다.

만 15-64세 경제활동 인구의 5.5%가 질병 휴직 중이다. 만 60세 이상의 고령 노동자들은 1/3 가량이 장애인 연금을 받는다. 그래서 장애 및 질병 수당 지출 규모가 GDP의 8%에 이르며 1인당 평균 병가 일수는 연간 27.5일이다. 병가를 1년 내내 내도 월급이 계속 나오니 굳이 일할 필요를 못 느낀다.


노르웨이는 남녀 모두 징병제 대상이며 19세에 입대한다. 대상 인원의 1/6 정도만 입대하는 까다로운 선발을 거치며, 복무기간 19개월 중 1년은 병영, 9개월은 예비군이다.


요즘 마음이 그렇다. 일도 하기 싫고 그냥 매일 똑같은 음식 먹으면서 도서관이나 다니며 늙어가고 싶다. 노르웨이에서 태어났으면 저렇게 살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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