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는 사람이 많은 편이 좋은데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 우치다 타츠루, 유유

by 아라의 서점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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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점에서 판매했던 책 중 오늘 소개하려는 책의 작가, 우치다 타츠루의 신작이 포함되어 있었다. 우치다 타츠루가 일본에서 출간 후 한국에서 번역본으로 출간된 것이 아니라 한국 독자를 위해 출간된 책으로 제목은 <무지의 즐거움>, 사실 굉장히 의외의 제목이라 조금 놀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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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타츠루의 책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굵직한 대표작들을 읽어보았을 때 전체적인 느낌은 '날카롭다'이다. 공격적인 것과는 결이 다르다. 무도(武道)가이자 철학 연구자, 교육자인 그는 '거리의 사상가'라는 별명을 가진 흥미로운 인물이다. 그가 운영하며 글을 기고하는 블로그에는 문학, 철학, 정치, 교육, 영화, 무도 등 다양한 주제에서 그가 말하는 '비판적 지성의 힘'이 어떻게 가시화되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글이 가득하다. 대표작들의 제목만 봐도 <어른 없는 사회>,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반지성주의를 말하다> 등 무언가의 '즐거움'이라는 단어가 쉽사리 연상되지 않는 단어들이 수두룩하다. 아무래도 출간 전 기획 단계에서 <무지의 즐거움>을 읽을 한국 독자와 니즈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거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분량은 적지만 추천했을 때 반응이 좋았던 책이다.


다시 원래의 책으로 돌아와,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는 공항서점을 방문한 한 독립서점 여행 작가님에게 추천한 책이다. "왜 이 책을 추천하셨나요?"라는 질문에는, "가장 공항서점다운 추천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입니다."라고 답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도서관에는 사람이 없는 편이 좋다>는 제목 그대로 도서관은 절대로 사람이 북적거리는 장소가 아닌 우리가 죽을 때까지 모르는 세계가 펼쳐진 압도적인 공간에 절로 겸허해지는 신성한 공간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도서관에 끝없이 놓인 지식을 평생에 걸쳐도 절대 알 수 없으며, 이 세상에 대해 다 알지 못한 채로 죽게 될 것이라고. "인생의 유한성, 앎의 무한성"의 거대한 세계인 도서관은 공공 정책이나 사회적 변화를 거치며 그저 '무료로 책을 빌릴 수 있는 곳'이라고 여겨지고, 오랜 시간 그 자리에 꽂혀있는 책은 대출 가치가 없는 단순히 오래된 책이라고 치부될 존재가 아니다. 작가가 말하는 도서관은 마치 예배당이나 사원과 같이 고요하게 비워져 있는 것이 좋은 성스러운 공간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도서관은 책을 중심으로 여러 사람이 모여 커뮤니티를 구성하기도 하며 깊은 성장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될 수 있고 나아가 사회 구성원을 지지하고 건강한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공간 이어왔다.


"아무래도 서점이니까요, 책을 파는 것이 저의 큰 관심사입니다."


제주에서 독립 서점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을 받으며 전체의 내용을 통과하는 중요한 키워드는 이 부분이었던 것 같다. 이 서점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가장 큰 나의 원동력, 혹은 가치. 아직 2년도 채 되지 않은 작은 동네 서점이지만, 더 많이 이곳을 찾고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적은 폭으로 나는 세계관을 조금씩 확장해 간다. 그럴 때마다 절대 흔들리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중심은 이곳은 '서점'이라는 사실이다. 근본적으로 도서관이 시대를 거치며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를 겪어왔지만 도서관은 '지식 보존의 서'라는 사실이 변함없듯, 아무래도 서점은 책을 독자에게 판매하는 공간이다.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만큼 방대한 책을 소개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으로 운영되는 서점으로 인식되길 바라며 책을 고른다.


거주지 한복판에 위치한 공항서점은 제주도스러운 분위기도, 낭만도 찾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서점에 들어왔을 때 생각보다 규모가 작네요-라는 말은 이제 인사말로 들릴 정도. 이 작은 서점에 겨우 4미터 안팎으로 진열된 책을 소개할 때면 민망할 때도 많다. 그렇지만 자신 있게 말한다. "책 추천 필요하시면 말씀해 주세요."


"책이 잘 출간되었으면 좋겠네요.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라고 인사를 나누며 여행을 마치고 육지로 돌아간 작가님은 이후에 한 차례 전화가 걸려왔다. 덕분에 무사히 원고를 잘 마무리했으며, 희망하던 출판사에서 출간될 것 같다는 좋은 소식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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