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사야 (二十四夜) 중 열두 번째 날
누군가는 떡국으로 1년이라는 시간을 재고,
나는 <호두까기 인형>으로 1년이라는 시간을 잰다.
매년 한 번 더 하지만,
한 번 더 할 기회가 매년 줄어든다.
스물다섯 번 무대에 섰고
다섯 번 무대를 만들었다.
내게는 앞으로 몇 번의 <호두까기 인형>이 남았나?
“Now, now–What are you waiting for?” *
지금, 지금. 뭘 기다리는 건데?
지금, 지금, 지금 뿐이야.
“Don’t worry, just do. Don’t think, just do.” **
걱정하지 말고, 그냥 해.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
글리사드 제떼 글리사드 제떼 쿠페 스텝 제떼 쁘와송 쿠페 롱드잠 쿠페 소드샤 브리제 브리제 브리제 ***
빠르게, 빠르게, 더 빠르게
부드럽게, 부드럽게, 더 부드럽게
녹아내리듯이
그렇게 ‘그냥' ‘지금’만 살기를 25년.
서걱대는 나의 골반은 더 이상 ‘지금'을 출 수 없다.
‘그냥' 그럴 수가 없게 됐다.
저기 아직도 있는지 알 수 없는 저 별은 반짝이는데
지금 여기 있는 나는 반짝이고 있나.
화르르 타올라 재가 되지는 않되,
어둠은 밝힐 수 있게,
그렇게 빛나려는 나의 지금.
* “Now, now–What are you waiting for?”
뉴욕시티발렌단의 창립자이자 안무가인 조지 발란신이 무용수들에게 자주 했다는 말로 알려져 있다.
** “Don’t worry, just do. Don’t think, just do.”
이 역시 조지 발란신이 무용수에게 자주 했던 말이라고 한다.
*** 발레 동작 용어들이다. 발레 용어는 프랑스어로 되어 있으며 만국 공통이다.
본 단편 소설은 연작 소설 <이십사야> 중 열한 번째 편입니다.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 전야까지 매일 한 편씩 업로드되며, 총 24편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