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예술여행 에서 소개할 장소 사쿠라이 재패니즈 티 익스피리언스 Sakurai Japnanese Tea Experience는 일본 전통차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따로 차 코스 Tea Course 메뉴로 즐길 수 있는 곳인데, 특이한 점은 여러 가지 차를 마실 수도 있지만 차를 마시는 방식 또한 다양하다는 것이다.
사쿠라이 재패니즈 티 익스피리언스
'전통찻집' 하면 떠오르는 구수한 인테리어(다다미 바닥, 입구에 심어져 있는 푸른 소나무, 나이테가 그대로 보존되어있는 필요 이상으로 비싼 나무 테이블)가 아닌 굉장히 모던한 인테리어였다.
개인적으로 이곳을 예약할 때 인테리어도 한몫했던 것이
도대체 왜 '전통찻집' 하면 죄다 마룻바닥에 다소곳이 무릎 꿇고 손을 덜덜 떨 정도로 무거운 다구에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그것이 오래전부터 이어져오던 형식이라고는 하지만,
21세기에 누가 마룻바닥에서 생활하며 누가 그 무거운 다구를 갖추고 있단 말인가.
사쿠라이 재패니즈 티 익스피리언스는 모던한 인테리어 속에 클래식이 녹아든 곳이다.
내가 선택한 메뉴는 총 4가지 차 + 4가지 차에 어울리는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코스로 가격은 4800엔.
물론, 단품 주문도 가능하다. 빙수, 맥주 등등 차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좋아할 만한 메뉴가 정말 많다.
구조는 이런 식으로 따로 테이블이 있는 건 아니고 바 bar자리로 이루어져 있다.
저 가운데 자리에서 직원분이 찻잎을 고르고, 차를 내리는 그 과정을 전부 볼 수 있는 구조기 때문에
차를 대하는 매너도 어깨너머로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분위기 또한 특이한데,
전시되어있는 다구들, 직원분께서 직접 차를 내리시는 모습, 직원분이 앉고 계신 저 의자, 그리고 직원분들 유니폼까지도 왠지 모르게 '실험실'이 연상된다.
차 코스의 진행은
직원분께서 직접 찻잎을 볶으신 다음에 향을 맡을 수 있게 해 준다.
그다음 찻잎으로 직접 차를 우려내 주시는데 그 과정 하나하나를 직접 관찰할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가 앉은자리가 직원분과 정면으로 마주한 자리가 아녔어서 자세히 볼 수 없다는 게 좀 아쉬웠다.
첫 번째 차로는 뜨거운 녹차를 내어주셨다.
'녹차는 그냥 아무데서나 먹을 수 있는 거 아니야?' '4만 원 넘는 코스에 녹차는 너무 평범한 거 아니야?'
라고 생각했지만,
저 찻잎 향이 정말 대단하다. 이제껏 마셨던 녹차는 녹차가 아니었나 보다. 녹차에서 이렇게 진하고 깊은 향이 날 수 있는지 이날 처음 알게 되었다.
한 번만 마시는 게 아니라 3번 정도 마시게 되는데
저렇게 접시로 덮고 뜸을 들인다.
두 번째로는 냉 녹차
뜸을 들인 후 다시 내려마신 녹차. 이번에는 아이스 녹차였다.
여기서 신기했던 게 보통 '차가운(아이스)'라고 하면 얼음을 동동 띄어서 서빙해주는데
여기서는 뜨거운 물로 먼저 차를 우려내고 얼음 (온 더 락)으로 차갑게 온도를 낮춘 다음, 저 잔에 따라서 서빙을 해주신다.
여기서 또 한 번 정성을 느꼈던 것이,
차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게 마련인데 얼음이 찻잔 안에 띄어져 있으면 향도 잘 안 느껴지고 맛도 점점 연해지곤 하는데, 이렇게 온도를 낮춘 상태로 서빙을 해주시니까 좀 더 차분히 음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제일 인상적이었던 게,
차로 우려낸 녹차 잎을 폰즈(간장) 소스를 부어서 직접 먹어볼 수 있게 해 주신다.
맛은 그렇게 희귀한 맛은 아니고 약간... 부드러운 시금치? 같은 맛이었다.
평소에 티백으로만 먹다가 이렇게 찻잎 까지 직접 먹는 경험은 굉장히 새로웠다.
그리고 세 번째 차-
그리고 세 번째 차는 6가지의 찻잎 샘플링을 보여주시면서 간단한 설명과 함께 한 가지 차를 고를 수 있게 해 주셨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직원분이 영어로 설명해주시지만 발음이 굉장히 어눌하셔서(사실 내가 누구 발음 지적할 상황은 아니지만...) 찻잎 하나하나 맛을 설명해주시는데... 많이 아쉬웠다.
그중에서 다른 거는 다 strong, bitter이라고 표현하셨는데 한 가지만 bitter이라는 단어를 안 쓰셔서 선택한 차를 골랐다.(샘플링 중에서 오른쪽에서 세 번째였던 걸로 기억)
그런데 문제는 쓴맛이 안나는 대신 굉장히 비린 느낌이었어서 (그래서 아마 디저트로 야채 절임을 주시듯 하다.) 아마 저 디저트 아니었으면 한잔 다 마시는 것도 좀 힘들었을 듯싶다.
그리고 4번째, 마지막 차는 말차-
말차 나오기 전에 마지막 디저트를 선택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마셨던 차가 너무 비렸어서 가운데 양갱 중에 탠저린 양갱으로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말차가 무겁고 두터운맛이기 때문에 탠저린 양갱이랑 꽤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다.
이렇게 총 4가지의 차를 맛볼 수 있는 티 코스 tea course가 끝이 났다-
개인적으로 평소에도 차를 좋아하지만 항상 티백에 들어있는 차로만 마실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는데
찻잎 그대로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향도 음미해볼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 되었다.
그리고 평소에 차를 마시면 몸이 평온해진다기보다는 잠이 잘 안 오고 손이 떨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여행 중간에 그러면 어떡하나 싶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손이 떨리기는커녕 낯선 여행지에 와서 긴장해있던 근육도 풀리고 마음이 한결 차분해졌다.
그렇게 4가지의 차를 마시고 여행의 피로가 풀릴 때쯤,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일어났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아무래도 자리가 좁고, 중간중간 계속해서 들어오고 나가는 손님 분들 때문에 정갈한 분위기는 찾기 힘들었다는 것.
메뉴도 다양하니까 직원분들도 여기저기 바쁘게 움직이시고
100% 예약제가 아니다 보니까 중간에 들어오고 나가는 분들도 꽤 있으시고
들어오셨다가 자리 없다고 다시 나가는 분들도 계시고
바 bar자리다 보니까 옆사람하고 붙어 앉아있게 된다는 게 정신없고 조금 불편했다.
그렇지만,
한번쯤 들러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은 분명하다. 티백에 담겨 대량 생산되는 인스턴트 차가 아닌
직접 눈앞에서 볶고 찻잎의 향을 음미하고 마시는 것만으로도 여행으로 지친 심신에 큰 피로 해소가 되고 낯선 여행지에서 느꼈던 외로움에도 위로가 되었다. 차를 마시는 방식뿐만 아니라 차를 대하는 태도도 경험할 수 있는 곳, 그리고 그러한 태도를 갖추기에 필요한 분위기: 차분함, 절제됨, 기다림 이 있는 곳이다.
다음번에 방문하게 된다면 옆 테이블분들이 드셨던 빙수를 맛보고 싶다.
찾아가기 전에,
예약을 안 해도 되지만 규모가 굉장히 작고 다른 카페처럼 회전율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여행 전에 예약하고 찾아가는 걸 추천한다.
나 같은 경우는 홈페이지에 있는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서(영어로) 예약을 했다.
홈페이지는 여기↓
위치↓
한국에서 예약을 못했다 하더라도 오전에 가서 예약하고 주변 돌아다니다가 오후쯤에 다시 들르는 것도 괜찮은 방법! (실제로 내가 차 마시고 있는 중간에도 꽤 많은 분들이 이런 식으로 예약하고 가셨다.)
저녁 8시까지 하기 때문에 관광하고 하루의 마무리로 차 한잔 마시는 것도 괜찮은 코스가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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