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동진 독서법]과 [일의 감각]을 읽으며

by 그림공장


취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 질문은 어쩌면 단순한 호불호를 넘어,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과도 닿아 있다.가끔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취향을 알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동진 독서법』의 2장 '대화'에서는 이다해 기자와 이동진 평론가가 실제 대화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처럼 두 분이 함께 했던 방송을 많이 들었던 독자라면 책을 읽으면서 음성이 들리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다.


오늘은 그 대화 중 독서 취향과 시행착오에 대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어릴 때부터 많은 책을 읽으며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말하는 이동진 평론가에게 이다해 작가는 말한다.




시행착오라는 말에도 있지만, 자기 취향을 만든다는 건 실패를 많이 하니까 생기는 것이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시행착오를 하지 않고 내 것을 찾을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이에 대해 이동진 평론가는 자신의 경험을 덧붙인다. 그는 어떤 하나에 빠지면 강박적으로 그것을 체계적으로 알고 싶어 했고, 책이나 CD를 모을 때 중간에 하나가 빠지면 견딜 수 없어 기어이 채워 넣었다고 한다. 심지어 보지도 않으면서. 이러한 집착으로 인한 실패 외에도 기본인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욕심으로 인해 실패했던 독서의 경험도 이어진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얼마 전 읽었던 조수용 디자이너의 책 『일의 감각』이 떠올랐다. 저자인 조수용 디자이너가 어릴 적, 어머니는 아들의 시험을 앞두고 옷을 좋아하는 아들과 옷을 사러 시장에 갔다고 한다. 그리고 정해진 예산 안에서 스스로 고른 옷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어머니와 함께 쇼핑을 가면 한정된 예산 안에서 어떤 옷을 살지는 오직 제 선택이었습니다. 정해진 예산 내에서 가게들을 빠짐없이 둘러본 후, 햄버거를 먹으며 어떤 옷을 살지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끔 그 결정이 잘못되면 그 옷을 입는 한 철 내내 후회했는데, 이 역시 온전히 저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이동진 평론가의 책, 그리고 음반에 대한 취향. 그리고 조수용 디자이너의 옷에 대한 취향과 감각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취향은 타고나거나 누가 만들어 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그것은 '선택'과 '실패'를 반복하는 경험 속에서만 길러질 수 있다.


간혹 인터넷에서 본인에게 맞는 책을 추천해 달라는 글을 보게 된다. 추천 받은 책이 취향에 맞을지 안 맞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건 영화든 음반이든 여행지이든 마찬가지다. 그런 분들은 상대가 정답을 주는 게 아니라 실패를 경험하겠다고 마음 먹고 상대의 의견을 듣는 게 좋은 태도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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