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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ating Around

밖에서 사 먹는 아침식사

대만식 오믈렛과 두유

by Art Around

중화권 나라들을 가면 외식이 굉장히 보편화되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점심이나 저녁이야 그렇다 치지만 무엇보다도 아침을 밖에서 사 먹는 문화가 일반적인 것이 신기하다. 우리나라는 요즘은 아침 식사를 거르는 집도 많아졌지만 대부분은 아침 식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서 아침부터 밥, 국, 생선 등등 집에서 든든하게 챙겨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중화권 나라들을 가면 사람들이 출근길에 간단히 빵, 두유, 주먹밥 등등으로 노점에서 서서 먹고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만도 예외는 아니라서 구글맵에서 breakfast restaurant이라고 치면 주변에 있는 아침 식사 식당이 쫙 뜬다. 가장 일반적인 메뉴는 딴빙이라고 하는 대만식 오믈렛과 두유지만 빵이나 소룡포 같은 만두, 국수나 주먹밥 등을 하는 집 등등 다양하고 보통 새벽 5-6시부터 열었다가 오전 10-11시에는 하루 장사를 마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이번 신주 출장에는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아침 식사를 먹으러 나갔다. 신주에서도 신도시 지역이다 보니 호텔 뒤로는 쭉 펼쳐진 주택가였고 조식 식당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한 카페나 과일 가게, 슈퍼마켓 같은 것들도 많았다.

신주는 관광지가 아니라 그런지 확실히 타이베이와는 다르게 일반 가게에서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도를 뒤져 찾아간 이 집의 이름은 모르겠다. 다만 바로 옆집도 조식 식당이었는데 옆집은 텅 비었고 이 집은 테이블도 만석인데 포장하려고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배달 라이더들도 서성이고 있는 것을 보니 나쁘진 않겠구나, 싶었다.


https://maps.app.goo.gl/7SVusdp52cHwpgDZ7?g_st=com.google.maps.preview.copy


내가 들어가자 모든 종업원들이 단 한 명 있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을 바쁘게 불러댔다. 하지만 가게가 너무 바빠 그 직원 역시 나에게 이 메뉴판을 주고 뭘 물어볼 새도 없이 가버렸고, 이런 메뉴판은 번역기를 돌려도 거의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몇 번 다닌 짬밥으로 시킨 것. 밀전병 같은 것에 계란을 같이 부쳐주는 딴빙. 여기에 여러 야채나 고기같은 것을 추가하기도 하는데 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시켰고 독일식 소시지를 추가로 시켰다. 옆에 음료는 또우장이라 부르는 두유. 따뜻하게도 차갑게도 먹을

수 있다.

가게 안은 아이들까지 온 식구가 같이 와서 아침을 먹는 집도 있었고, 포장이나 배달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는데 저렇게 쉴 새 없이 전화 주문이 들어왔다.

우리나라 호떡판 같은 데서 구워지고 있는 딴빙. 밀전병에 계란, 그리고 취향껏 이것저것을 추가하면 된다.


매일 먹는 음식인 만큼 맛은 특별하진 않다. 사실 어느 가게를 들어간대도 특별히 나쁠 것 같지도 않다. 두유는 한국과는 완전 다른 맛인데, 진하고 고소하지만 왠지 물처럼 질리지 않고 계속 마실 수 있는 맛이다. 출장을 자주 다니다 보면 아무리 훌륭한 호텔 조식이라도 지겹게 마련이라, 오히려 이런 소박한 아침 식사가 반갑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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