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다 위의 신사와 늦봄의 굴 구이
시모세 미술관이 있는 오타케 시에서 약 30분 정도 이동하면 미야지마라는 섬으로 들어가는 페리가 있는 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미야지마는 꽤 큰 섬으로, 나오시마와는 다르게 약 15분마다 섬으로 들어가는 페리가 운행되고 있어 하루 종일 활발하게 사람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섬에 있는 ’이츠쿠시마 신사‘는 프랑스의 몽생미셸처럼 물 위에 떠 있는 토리이(신사의 빨간 문)로 유명합니다.
미야지마로 들어가는 페리를 탈 때는 배의 오른쪽에, 나올 때는 왼쪽에서 토리이를 볼 수 있습니다. 토리이는 밀물 때 물에 잠겨 배를 타고 가까이 갈 수 있고, 썰물 때는 모래사장 위를 걸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지난겨울에 갔을 때는 물이 빠져 토리이까지 걸어갈 수 있었는데 이것도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물에 잠긴 토리이가 멋있네요. 이 토리이 때문에 이츠쿠시마 신사는 예전부터 아주 유명해서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수많은 명사가 다녀갔다고 합니다.
미야지마 섬의 또 다른 명물은 굴입니다. 일본 전체 굴 생산의 60-70%가 미야지마가 있는 히로시마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보통 영어로 r이 들어 있는 달(그러므로 9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에 굴을 먹으면 안전하다고 하는데, 히로시마에서는 최근 특별한 기술을 도입하여 보다 긴 기간 동안 굴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게 하고 있으며, 보통 산란하며 굴의 맛이 떨어지는 것에 주목하여 알을 낳지 않고 3년까지 키우는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야지마 선착장에 내려서 신사까지 걸어가는 약 1km의 길은 기념품 가게와 미야지마의 명물인 단풍잎 모양의 모미지 만주 가게로 가득하지만 무엇보다도 굴을 파는 식당들이 가장 많습니다.
https://maps.app.goo.gl/9hnjVqFVWJRd8Ufd6
어느 가게이든 길을 향해 굴을 굽는 가판을 내놓고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가게는 ‘야키가키노 하야시’라는 이 가게입니다. 저기 뒤를 돌아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이 사장님인데, 가게 뒤로 돌아가는 골목에 사람들 줄을 세우며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을 상대로 7개 국어를 연습하고 계시는 걸 보니 여기가 미야지마에서 제일 유명한 가게가 맞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