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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베이커 Jul 03. 2023

[MEET] Sam Gilliam

계획된 우연 속 밀고 당기는 색의 향연

[MEET] Sam Gilliam © 2023. Art Baker


MEET
Sam Gilliam

오늘의 [MEET] 시리즈에서 만나볼 예술가는

샘 길리엄 Sam Gilliam입니다.


캔버스나 액자 속 2차원적인 평면이 아닌 3차원적인 새로운 개념의 회화를 선보인 샘 길리엄은

미국 회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샘 길리엄 작품의 특징과 미술사 속 그의 위치, 오늘날 미술시장에서의 주요 뉴스까지 만나보러 가실까요?




01 미국 전후 색면 추상 회화 속

      혁신의 아이콘


<Whirlirama>, 1970 @ MoMA © 2023. Art Baker


샘 길리엄(Sam Gilliam, b.1933-2022)

전후 미국 회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혁신적인 추상미술 작업을 선보입니다.


<Seahorses>, 1975 © Courtesy of the artist and David Kordansky Gallery, Los Angeles


1960년대 중반 워싱턴 D.C. 미술계에 등장한

샘 길리엄은 색면 추상 화풍을 세밀하게 탐구하고,

혼란을 일으키는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추상표현주의의 개념을 확장했습니다.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란?

1940~50년대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일어난 추상 회화의 경향, 미국 회화사상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회화의 한 양식

실재하는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주관적인 해석과 표현을 통해 감정, 아이디어 또는 개념을 추상화하여 표현하는 예술적 접근

©세계미술용어사전, 두산백과




02 계획된 우연


© Sam Gilliam/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via Pace Gallery


샘 길리엄은 틀 없는 회화의 한 종류인 서스펜디드 페인팅(suspended painting)의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이와 같은 전시 방식은 전시 공간 속 넓은 벽이나 천장을 활용하여 작품을 거는 방식이라 하여

드레이프 페인팅(drape painting)이라고도 합니다.

샘 길리엄의 작품은 결코 같은 방식으로 다시는 걸리지 않습니다.


자발성과 즉흥성이 독창적으로 나타나는 작가의 작업은 그의 계획이자 우연과 반응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서스펜디드 페인팅(suspended painting)이란?

벽이나 천장의 특정 지점에 부착되어 그 자체로 조각적인 형태를 이룰 만큼 느슨하게 드리워져 있거나 주름이 잡히거나 비틀어져 있는 그림




03 예술과 삶, 정치의 공존


<10/27/69>, 1969 @ MoMA © 2023. Art Baker


샘 길리엄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암살과 시민권 운동 서명이 있던 1968년부터 캔버스 천을 구기고 벽에 매달아 색의 침전을 이끌어내는 작업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968년은 깨달음의 한 해였다.
무언가 공중에 붕 뜬 것 같은 느낌이었고,
나는 거기에서 영감을 받아 드레이프 페인팅을 시작했다.

The year 1968 was one of revelation... something was in the air, and it was in that spirit that I did the Drape paintings.



흑인 예술가이자 시민권 운동 지도자였던

샘 길리엄은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사회에서

예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정의하고자 했으며,

의도적으로 관습과 맞서 싸웠습니다.


작품은 작가의 통제를 벗어난 힘에 의한

긴장감과 자유 낙하의 느낌을 전달합니다.

이는 그 시기의 사회적 동요와 일맥상통합니다.


샘 길리엄의 작품 제목은 역사적이고 예술적인 사건과 관련됩니다.


<10/27/69>, 1969 @ MoMA © Art Baker


위 작품의 제목이자 작품이 완성된 날인

1969년 10월 27일은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있던 날입니다.




04 색의 '밀고 당기기'


<Double Merge>, 1968 © Dia Art Foundation


매달린 천이 모여있는 형상은

물감의 패턴이 마치 자체 발광하며

폭발하는 모습으로 보이게끔 합니다.


얇은 천 위를 훑고 지나간 옅은 오페라색, 짙은 초록색과 노랑, 부드러운 오렌지색이 화면을 구성합니다.

작가가 직접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한 캔버스 천의 표면이 접히고 구겨지며 화면 위의 색채는 더욱 선명해지고 깊어집니다.


<Carousel State>, 1968 @ The Met © 2023. Art Baker


불꽃같은 빛을 품은 색들은 마치 고고학자처럼 표면을 파고들며 화면 속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샘 길리엄의 작품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마력을 보이며 새로운 개념의 공간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Carousel State>, 1968 @ The Met © 2023. Art Baker


작품의 조각적이며 회화적인 특성과 강렬한 색의

'밀고 당기기'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고조됩니다.




04 전 세계 미술시장이 주목하는

       샘 길리엄


 <Yves Klein Blue> @ Venice Biennale, 2017 © 2023. Art Baker


샘 길리엄은 1972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미국 대표로

참여한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입니다. 작가는 지금까지도 이 순간을 가장 자랑스러운 성취이자 경력 중 하나로 여기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흑인 작가가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당시 미술계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던 작가는 다양성이 존중받는 오늘날 그의 명성을 더욱 높여가고 있습니다.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자르디니(Giardini) 입구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드레이핑 작품 <Yves Klein Blue>을 선보였습니다.


2019년 뉴욕타임스에서 그의 가속화되는 인기를

크게 주목한 바 있으며,

2021년 세계적인 화랑으로 꼽히는 뉴욕 페이스 갤러리에서의 개인전을 통하여 신작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2022년 6월 25일 샘 길리엄은 88세의 나이에 워싱턴에 위치한 그의 자택에서 별세했습니다.


현재 작가의 작품은 런던 테이트 모던,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The Met), 뉴욕 현대 미술관(MoMA), 파리 시립 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Lady DayⅡ>, 1971 © Courtesy of David Kordansky Gallery, LA


2018년 11월 크리스티 뉴욕 이브닝 세일에 출품되었던 <Lady Day Ⅱ>(1971)

약 24억 5천만 원(USD 2,172,500)에 거래되며, 작가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RayⅡ>, 1970 © Sotheby's


2022년 11월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는 <Ray Ⅱ>(1970)약 24억 7천만 원(USD 1,865,000)에 거래되는 등, 샘 길리엄의 작품에 대한 미술계의 지속적이고 뜨거운 관심과 수요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 본 글에서 경매 레코드 순위는 현지 통화를 기준으로 하며, 한화 환산 시, 경매 당시 환율을 적용합니다.




+ Moreover,


<Empty>, 1972 © Christie's


오는 6월 28일에 열리는 크리스티 런던 이브닝 세일에 샘 길리엄의 <Empty>(1972)가 출품되었는데요.

이 작품의 현재 추정가는 약 8억 8,000만 - 12억 원(GBP 550,000 - 750,000)입니다.


올해 5월 소더비 뉴욕에서 약 15억 2천만 원(USD 1,143,000)에 거래된 <Orion>(1972)이 <Empty>와 제작 연도가 동일하며, 도상 또한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미루어봤을 때, 이번 경매에서 해당 작품의 낙찰가도 기대해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 아트베이커 [MEET] 시리즈에서는

순간의 인상을 영원히 남긴 모네를 만나보겠습니다!


모두 기대해 주세요! STAY TUNED!





참고문헌





© 2023. Art Baker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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