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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베이커 Jul 04. 2023

[MEET] Claude Monet

순간의 인상을 영원히 남긴 빛의 화가

[MEET] Claude Monet © 2023. Art Baker



클로드 모네
Claude Monet
b.1840-1926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이름일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모네 작품을 사랑한다는 것이겠죠?


누군가 제게 ‘누구나 알 법한 작가 중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저는 지체 없이 '모네'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사실, '누구나 알 법한 작가'라는 전제 없이도 말이죠.


오늘 [MEET] 시리즈에서

모네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역사를 함께 살펴보신다면,

모네에게 더욱 깊은 애정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곱 번째 [MEET] 시리즈에서 만나볼 작가는

클로드 모네입니다.



<인상, 해돋이(Impression, soleil levant)>, 1872 © Wikipedia



 차라리 이 바다 풍경 그림이 걸리기 전의 맨 벽의 벽지가 저 그림보다 더 완전하다.



1872년, 미술평론가 루이 르루아가 <인상, 해돋이>를 보고 한 말입니다.


클로드 모네는 이런 혹평을 듣고도 순간의 빛을 포착하여 대상을 표현하는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이 담긴 작업을 이어나갔습니다.


나는 르아브르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안갯속의 태양을 그리고,
배의 돛대를 전경에 그린 그림을 보냈다.
이 그림의 제목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르아브르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똑같이 담을 수 없었기에 <인상>이라고 적도록 했다.



우리는 같은 장소와 시간에 있으면서도,

각자의 관점으로 대상을 바라보기에

서로 전혀 다른 느낌, 인상을 받습니다.


클로드 모네는 일상 속 평범한 풍경에

찰나의 빛을 담아 울림을 선사합니다.



MEET
Claude Monet






01 인상주의의 시작


<Bridge over a Pond of Water Lilies>, 1899 @ THE MET © 2023. Art Baker


프랑스 지베르니에서 태어난 클로드 모네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리는 인상주의 양식을 이끌었습니다.




<Poppy Fields near Argenteuil>, 1875 (좌) / <The Manneporte(Étretat)>, 1883 (우) @ THE MET © Art Baker


인상파 화가인 모네는 자연으로 나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에 따라

대상을 다르게 표현하였습니다.


1839년, 그림보다 대상을 더 사실적으로 담을 수 있는 사진기가 발명되고,

사실적인 묘사를 위한 예술이 아닌 새로운 무언가를 위해 당대 예술가들은 고민하였습니다.


1841년, 존 고프 랜드(John Goffe Rand)가

접을 수 있는 물감 튜브를 발명한 덕분에

인상파 화가들은 작업실에서 나와

야외에서 자연을 묘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은 모두 대상에 반사된 빛이라는 것에 주목한 모네는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며 순간적인 빛의 변화를 탐구하였습니다.



인상주의(impressionism)란?

순간의 인상과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신속한 붓질과 색조로 자연의 변화무쌍함을 표현하는 화풍.

1874년, 파리에서 클로드 모네, 폴 세잔, 에드가 드가, 오귀스트 르누아르, 카미유 피사로 등 30명의 미술계 이단아들이 '무명협동협회'를 결성하여 연 전시에서 탄생한 화풍.

이들은 파리의 기존의 엄격한 형식이나
구도, 균형을 갖춘 그림, 교훈적인 그림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살롱,
정확한 형태와 사실적인 묘사에 집중하던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거부함.

무명협동협회의 제1회 전시회에는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를 중심으로 강렬한 색상,
거친 붓질로 그리다 만 듯한 작품을 중심으로 하여
총 165점의 작품이 전시됨.

당시 전시는 관람객과 평론가 모두에게
외면을 받았으나 큰 화제가 됨.

이 전시를 본 한 평론가 르루아가
'인상주의 화가들의 전시회'라며
실력이나 의미 없이 인상만을 전달한다는 혹평을 한 데에서 비롯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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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연작 속에 담긴 빛과 색의 변화


<Haystacks(Effect of Snow and Sun)>, 1891 @ THE MET © 2023. Art Baker


1890년대부터 모네는 여러 시간대와 다양한 날씨에 따라

변화하는 빛과 인상, 색채를 표현하기 위해

건초더미. 루앙 대성당, 수련 등의 연작을 그리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탄생시켰습니다.


은 모네의 유일한 관심사이자

그의 모든 작품의 주제였습니다.


모네는 자신이 바라보는 대상보다도,

그 대상을 포착하는 자신의 시각,

순간적인 인상에 집중했습니다.


하나의 장면을 비슷한 구도와 장소에서

여러 번 그렸습니다.


모네는 그의 연작 중 첫 번째로, 지베르니 집 근처에 있는 건초더미 연작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1891년 5월, 뒤랑 뤼엘 화랑(Galerie Durand-Ruel)서

<건초더미(Haystacks)>는 작품당 3,000-4,000프랑(한화 약 3,000-4,000만 원)에 팔렸습니다.


모네의 작품가는 10배 이상 뛰기 시작했으며,

우호적인 평단의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Rouen Cathedral: The Portal (Sunlight)>, 1894 @ THE MET © 2023. Art Baker


루앙은 날씨가 변화무쌍하여

변화하는 빛을 관찰하기에 적절한 장소였습니다.


모네는 루앙 대성당 근처 호텔에 두 달간 머물며

30여 점의 루앙 대성당 연작을 그렸습니다.


날씨와 계절, 빛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그 자리에서 빠르게 포착했기에

루앙 대성당 연작은 각각 풍기는

인상과 분위기가 다릅니다.


모네의 루앙 대성당 연작은 수련 연작 다음으로

가장 많이 그려진 연작이기도 합니다.



<Morning on the Seine near Giverny>, 1897 @ THE MET © 2023. Art Baker


모네는 작업실로 개조한 보트 위에서

센 강을 따라 포착한 경치를 보며 <Morning on the Seine near Giverny>를 그렸습니다.


그는 매일 아침 동틀 녘에 일어나

태양이 뜨며 바뀌는 빛의 효과를 그렸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았기에

이 작품을 완성하는 데에 1년 여가 걸렸습니다.


그의 작업실에서 줄지어져 완성된 총 15점의 연작은

이듬해인 1898년, Galerie Georges Petit에서 전시되었습니다.




03 파스텔로 더욱 빠르게 포착한

      인상


<Paysage> © Sotheby's


<Paysage>에서는 파스텔로 표현된

미묘한 색과 질감의 조합에서

모네가 일상 속의 광활한 자연환경에서 받은 영감과

그의 실험정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은은한 분홍빛과 하늘색, 소용돌이치는 황토색과 푸른 회색, 차분한 녹색의 대비는 깊이를 더하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야외에서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며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대상의 양상을

빠르게 화면에 포착했던 모네에게

파스텔은 매우 편리한 재료였습니다.


최근 들어 많은 연구자들과 모네의 추종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모네의 파스텔 작업은

단순한 드로잉과 유화 물감으로 그린 사생화 사이의 균형을 갖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닙니다.



<Coucher de soleil>, c.1868 © Christie's


모네의 파스텔 작업은 최근 경매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는데요!


<Coucher de soleil>

2022년 11월 19일, 크리스티 뉴욕 온라인 경매에서

약 44억 1,672만 원(USD 3,300,000)에 거래되었습니다.


한편, 이 작품은 앞선 2018년에 2월에 열린 크리스티 런던 온라인 경매에서

최저 추정가의 784%에 달하는 약 23억 3,688만 원(GBP 1,568,750)에 낙찰된 바 있습니다.


약 5년 만에 동일한 작품이 2배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된 것이기에,

더욱 주목할 만한 기록이었습니다.




04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생명력 넘치게


<Water Lilies>, 1914-26 @ MoMA © 2023. Art Baker


모네는 1883년부터 그의 마지막 수십 년 동안

프랑스 북서부 지베르니 정원에 정착하여

자신이 직접 가꾼 수련 연못을 그린 거대한 작품으로

구성된 연작을 그렸습니다.


정원은 나의 가장 아름다운 명작이다



정원 풍경을 사랑한 모네는 자신의 정원에서

250여 점의 수련 연작을 제작했습니다.


모네는 <Water Lilies>를 작업하는 몇 년 동안,

작품의 구성을 수정하고 다듬으며,

물감을 겹겹이 쌓아 올렸습니다.

분홍빛 수련이 핀 연못의 평온한 표면 위에는 구름이 비칩니다.

세련되고 생명력 넘치는 색채 표현이 돋보이는 모네의 작품은 빛의 환상적인 변화를 보여줍니다.



<수련이 있는 연못>, 1917-1920 @ 국립중앙박물관 © 2023. Art Baker


이 시기의 모네의 수련 연작은 2022년 여름 이맘때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어느 수집가의 초대>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미디어 아트 <수련이 있는 연못>, 1917-1920 @ 국립중앙박물관 © 2023. Art Baker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모네의 연못 위를 거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관객 참여형 미디어 아트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Water Lilies>, 1919 @ THE MET © 2023. Art Baker


금빛의 수련 잎사귀, 그 위에 피어난 수련이 보랏빛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80세를 바라보는 노장이 된 모네는

위의 작품을 비롯하여 3점의 관련작을 그리며,

그의 딜러 Gaston & Josse Bernheim 형제에게

"열정적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Bernheim 형제는 바로 이 4점의 작품을 구입했습니다.



<Water Lilies>, 1914-26 @ MoMA © 2023. Art Baker


19세기말, 모네는 대형 그림을 원형으로 설치하여,

물과 식물, 하늘이 관람객을 감싸 안는 장면을 상상하며,

이를 '거대 장식(grades décorations)'이라고

칭했습니다.


이 장면은 1914년부터 그가 사망하던 1926년까지

모네가 끊임없이 수정을 거듭한 40개의 대형 패널 중

<수련(Water Lilies)>으로 실현되었습니다.



<Water Lilies>, 1914-26 @ MoMA © 2023. Art Baker


세폭화(triptych)의 중앙에는 수련이 피어있고,

초록빛과 푸른빛으로 빛나는 연못은

보랏빛으로 비치는 구름을 담습니다.


두꺼운 붓 자국이 왼쪽 패널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오른편에는 하늘과 물이

붉은빛을 띠는 초록색 식물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밀도 높은 구성은 추상의 경계에 머물게 하며, 수평선의 부재는 그림에 완전히 빠져들게 하는 효과를 만듭니다.


모네가 사망한 후, 22개의 패널이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 설치되었습니다.

이는 프랑스에 바친 모네의 선물이었습니다.


이외의 캔버스들은 컬렉터와 MoMA의 큐레이터가

관심을 갖기 시작한 1940년 말까지

모네의 작업실에 보관되었습니다.


모네는 말년에 백내장으로 거의 시력을 잃어

색채를 구분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사랑하는 부인과 큰 아들이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제1차 세계 대전으로 쑥대밭이 되어버린 조국까지...

괴로움과 절망, 시련으로 점철된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가난과 죽음, 전쟁으로 인한 공포 속에서

치열한 투쟁과 집념 끝에 완성된 작품에서

숭고한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1926년 12월 5일, 86세의 나이로 모네가 사망하던 날, 모네의 가까운 친구였던 조르주 클레망소(Georges Clemenceau)는 소식을 듣고 1분이 아깝도록 부리나케 달려와 모네를 껴안았습니다. 이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모네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모네의 장례식에서 관위에 검은색 천이 덮이자,

클레망소는 화를 내며 노란색 커튼 천을 가져와

"모네에게 검은색은 안 돼! 검정은 색이 아니야!

No Black for Monet! Black is not a color!"

라고 외쳤습니다.




05 그림을 통한 시공간을 넘어선

      소통


<The Four Trees>, 1891 @ THE MET © 2023. Art Baker


색채와 터치만을 사용해 대상의 현상을 변화시키며

현대 추상의 문을 연 19세기의 화가 모네의 작품 앞에서

작품과 관람자 사이의 시간적, 문화적 거리는

더 이상 중요하지 많습니다.


오늘날 모네의 세계적인 영성과 그가 미술사에 남긴 발자취는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커다란 의미를 지닙니다.


모네의 독창성과 실험정신은 20세기 미술의 포석으로 자리하여 폴 고갱, 빈센트 반 고흐, 앙리 마티스. 앙드레 드랭, 바실리 칸딘스키, 잭슨 폴록,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 후대 화가들에게 새롭게 대상을 보는 방법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현대미술에 조형적인 토대를 마련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Meules>, 1890 (좌) © Sotheby's / <Nymphéas en fleur>, c.1914-17 (우) © Christie's


모네의 연작 중 건초더미 연작은 모네의 경매 기록 중 최고가에 거래되었으며,

이어 수련 연작은 모네의 경매 기록 중 두 번째로 높은 판매가를 기록했습니다.


* <Meules>, 1890 : 소더비 190514 이브닝 세일

약 1,310억 2,477만 원(USD 110,747,000)에 거래


** <Nymphéas en fleur>, c.1914-17 : 크리스티 180508 이브닝 세일

약 911억 8,303만 원(USD 84,687,500)에 거래



<Nymphéas (fragment)>, c.1912 © Christie's


2021년 11월 11일에 열린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 출품작인 모네의 유화 작품 <Nymphéas (fragment)>가 최저 추정가 대비 643%에 달하는 약 74억 487만 원(USD 6,270,000)에 낙찰되며 미술시장에서 여전히 건재한 모네의 높은 인기를 보여주었습니다.


* 본 글에서 경매 레코드 순위는 현지 통화를 기준으로 하며,

한화 환산 시, 경매 당시 환율을 적용합니다.


2010년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모네의 회고전은 역대 최다 관람객을 매료시켰으며,

그의 작품은 파리 오르세 미술관, 마르모탕 미술관,

런던 내셔널 갤러리, 워싱턴 국립 미술관,

도쿄 국립 서양 미술관 등 세계 각지의 미술관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오늘날까지 인상주의 회화 작가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과 작품을 통해 소통하는 작가입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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