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툰] 엄마의 사랑 곱하기 47화
치워주지는 않아도 원래 있던 물건을 제자리에 같다 놓는 건 어렵지 않잖아요.
“네"만 하지 말고 바로 해주면 좋겠어요.
남편과 사소한 말다툼을 할 때 제일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바로’다.
진짜 별거 아닌 집안일이 큰 싸움이 된다. 집안일에 대한 불만을 가진 내가 먼저 남편에게 행동 양식 시정을 부탁하고 (남편 말로는 ‘공격’) 남편은 "알겠어요. 미안해요."로 무마하지만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미루다가 수위가 더 높아진 잔소리 공격에 도망간다. 이런 말 해서 미안하지만 내 기준에서 나의 남편은 더럽고 게으르다. 그런데 우습게도 이 집안의 더러운 음식 쓰레기, 생활 쓰레기, 재활용품 같은 건 남편이 담당한다. 바로 행동하지 않고 미루고 미루다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버릴게요.' 말하고 며칠 후에 버리는 식.
따라다니면서 청소하고 정리하고 버튼을 끄며 가스와 전기를 차단하는 내 모습은 불난 집에 불 끄러 다니는 소방관 같다. 남편에게 집안일에 조금 더 예민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자신은 양호한 편이라고 한다.
엄마에게 남편 이야기를 했더니 아빠도 똑같다면서 40년 한평생 치우라고 이야기했지만 고쳐지지 않았다면서 이해하고 살라고 한다. 쌓여있는 옷들, 바닥에 뭉쳐있는 머리카락, 아무 데나 둔 휴지와 쓰레기 사진을 찍어 남편에게 보여주고 이런 부분들은 개선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하면 며칠간 달라지는가 싶더니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남편은 조금 덜 치우고 늦게 치우는 게 자신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몸이 좀 쉬어야 하는데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집안일에 부지런 떨면서 계속 긴장 속에서 사는 삶은 좋지 않다며 나에게 그냥 있어보라고 한다. 집에서조차 예민하고 바쁘게 지내는 내가 안쓰럽고 늦잠도 푹 자고 멍하게 있다가 피로가 풀리면 몰아서 집안일을 처리하면 된다고 한다.
맞다. 남편 말에도 일리가 있다. 푹 쉰 다음 한꺼번에 집안일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떤 일이든지 크게 보면 큰일. 작게 보면 작은 일이다. 집안일을 대하는 태도와 습관 차이가 결혼 생활을 위태롭게 하는 건 옳지 않다.
집안일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순간에 좁혀지기는 쉽지 않겠지만 나는 남편의 습관을 이해하고, 남편은 나의 부지런함에 동참해 주는 모습이 필요하겠다. 그게 같이 사는 사람에 대한 배려니까.
-일반화 주의! -
육아일기 속에 그려진 아빠와 남편이 모든 남성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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