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날이 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그 엉킨 실타래를 글로 풀어내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리는 날. 그러다 문득 떠오른 영감을 행여나 잊어버릴까 봐, 걱정을 한가득 안고 겨우 잠에 드는 날.
요즘 잠자리에 누우면 ‘마치 꿈을 꾼 것만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계획했던 공연을 모두 마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또 계획하는 그런 삶이 마치 꿈만 같다. 내 삶이 그만큼 행복하고 황홀해서라기보다는, 알차고 바쁜 하루를 마친 후 밀려오는 허무함과 어딘가 텅 빈 듯한 느낌이 마치 꿈에서 깨어나 희미하게 그 기억을 불러오려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일 같은 잠자리에 든다•••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다음과 같은 물음에 도달했다.
사실 우리가 사는 현실이 꿈이고,
우리가 꾸는 꿈이 현실이라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현실은 우리의 통제 안에 있고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바꿀 수 있다. 반면에 꿈은 통제할 수도, 조작할 수도, 심지어는 거부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자신이 그리는 삶, 즉 꿈이 아닐까? 또한 매일 같은 잠자리에서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현실 속으로 빠져드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바라는 삶은 꿈같은 현실일까, 혹은 현실같은 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