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예술 활동과 미술 시장의 태도
‘아트테이너(Artainer)’는 아티스트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로, 배우, 가수, 방송인 등 유명 인사들이 미술 창작 활동을 병행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들은 본업의 영향력을 기반으로 미술계에 진입하며, 빠르게 주목을 받고 강한 피드백을 얻는다. 이로 인해 항상 따라붙는 질문이 있다. “이 작품은 진정한 예술적 가치를 지니는가?”라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숫자와 반응에 의해 가치가 빠르게 매겨지는 구조다. 팔로워 수, 조회 수, 기사량 등은 일종의 ‘가시적 평판’이 되어 예술작품에도 영향을 미친다.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가격이 형성되기도 하고, 그것이 곧 예술적 가치로 오인되기도 한다. 그러나 예술 시장에서 작품의 평판과 인지도는 오랜 시간과 꾸준한 활동, 전시, 노출을 통해 형성된다. 작가들은 이를 위해 노력하지만, PR이나 홍보 역량이 부족한 경우 좋은 작품임에도 대중과 만나지 못하는 일도 많다.
이와 달리 아트테이너들은 이미 형성된 사회적 평판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손쉽게 노출하고, 시장과의 접점을 빠르게 만든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활동이 곧 미술계를 침범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새로운 시도이자, 예술의 확장 가능성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작품의 완성도와 예술성을 논할 때는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많은 아트테이너들은 자선 경매나 전시를 통해 고가에 작품을 판매하지만, 비평가들 사이에서는 완성도 부족이나 기존 스타일의 얕은 차용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특히 구상보다 제작 난이도가 낮다고 여겨지는 추상 작업에 집중하는 경향은 대중에게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 작품이 진정 예술을 향한 진심에서 비롯된 결과물인지, 아니면 단순한 이미지 메이킹의 일환인지는 판단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지한 태도로 예술 활동에 임하며, 진정성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아트테이너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들을 일률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예술에 대한 폭넓은 시선을 가로막을 수 있다.
결국 문제는 시장의 태도다. 유명인의 평판과 인지도를 매출로 직접 환산하며, 이를 분별 없이 수용하는 시장 구조와 일부 갤러리의 전략은 예술의 자율성과 윤리를 흐리게 만든다. 예술이 단지 주목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표현으로 작동하려면, 우리는 최소한의 기준과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아트테이너의 작품이든 누구의 것이든, 그것이 단지 ‘화제’가 아닌 ‘작품’으로 다뤄지기를 바란다. 그것이 이 업계를 지키는 양심이며, 예술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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