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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법을 늘리는 방법]

대화에서 얼마나 많은 성공과 실패를 해봤는가

by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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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자연히 대화를 나눌 기회도 많고, 새로운 상황이나 낯선 사람과 마주하는 일도 잦다. 네트워킹의 최전선,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영역의 경계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을 제외하더라도, 대화는 결국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식이다. 우리는 매일같이 대화하며 살아가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실패하고, 가끔은 성공하며, 조금씩 더 나은 말의 방식을 익혀간다.


나는 평소 말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지만, 동시에 그 말이 불필요한 실수가 될까 봐 속으로 삼키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글로 정리하며 내면에서 먼저 말해보고, 되새기고, 다듬는 훈련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상대의 언어를 조심스럽게 끌어내고, 공감하며 이해하고,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확장하려 애쓴다. 낯선 자리에서는 아는 척하지 않고 배움을 택하지만 동시에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고, 익숙한 자리에서는 과시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 이런 태도를 통해 나는 내 화법을 다듬어왔고, 이제는 적어도 상대의 경계를 넘지 않으면서도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언어의 리듬을 갖추게 된 듯하다.


내가 생각하는 화법이란, 단지 말을 잘하는 기술이 아니라 대화를 가치 있게 만드는 방식이다. 같은 말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는다. 어떤 말은 벽을 만들고, 어떤 말은 다리를 놓는다. 그래서 현명한 대화를 끌어내고 싶다면, 화법은 반드시 길러야 할 능력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다. 돌아보면 나 역시 수많은 자리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고, 지나고 나서 이불킥을 하며 괴로워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결국, 대화에 얼마나 많은 실패와 성공을 경험해봤느냐가 화법을 길러주는 가장 강력한 자양분이었다. 무거운 분위기, 어려운 자리, 조심스러운 상황은 어디에서든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솔직하고 담백한 태도를 유지하되, 무례하지 않고, 동시에 스스로를 과하게 낮추지 않는 균형을 찾아야 한다. 필요한 만큼의 격과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대화는 결국 내가 가진 것을 꺼내고, 타인의 것을 받아들이는 교환의 행위다. 말은 단지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관계를 만드는 구조물이며, 신뢰를 쌓는 재료이기도 하다. 그러니 우리는 계속 말해야 한다. 실수하더라도, 멈추지 말고, 단단하고 부드러운 나만의 화법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 안에 내가 담긴다. 그리고 그 안에, 결국 우리가 있다.


#화법 #대화 #성공과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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