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ART & BRAND Collaboration]

감각적 경험을 통한 브랜드 미학의 확장

by 김도형
1233.png




9월, 미술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이자 동시에 패션업계에도 핵심적인 행사들이 겹쳐지는 시점이다. 이때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디너와 파티다. 미술계 주요 인사들과 기업 컬렉터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 이벤트들은 단순한 사교 자리를 넘어, 브랜드와 예술이 만나는 결정적인 무대가 된다. 따라서 어디에서 여는가, 즉 ‘베뉴의 미학’은 그 자체로 중요한 메시지를 담는다. 이 시기를 전후해 다양한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기회를 얻으며, 파티의 주최자들 또한 이러한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단순 후원을 넘어선 새로운 브랜딩 전략을 실행하게 된다. 예술과 브랜드의 협업은 단발적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 브랜딩 전략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


브랜드들은 상업 공간을 단순한 제품 판매처가 아니라 감각적 경험의 무대로 전환하고 있다. 호텔의 라운지, 패션 팝업 공간이 전시, 공연, 파티로 재구성되며 공간 자체가 브랜드 미학의 캔버스로 기능하게 된다. 특히 국제 아트페어 시즌과 맞물려 호텔은 단순한 숙박이 아닌 아트 호스피탈리티로 진화하며, 예술적 경험을 서비스 품질로 전환한다. 이러한 공간의 문화화는 브랜드가 전달하는 가치에 예술적 맥락을 더하며, 관객에게는 더욱 풍부한 정체성을 지닌 장소 경험을 제공한다.


브랜드와 예술의 협업은 단지 제품을 예술로 감싸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각 산업은 자신만의 핵심 가치를 예술적 언어로 번역한다. 모빌리티 브랜드는 ‘속도’와 ‘혁신’을, 패션 브랜드는 ‘장인정신’과 ‘트렌드’를, 금융 브랜드는 ‘독점성’과 ‘프리미엄 가치’를 예술과 결합시켜 전달한다. 이들은 아트카와 음악 공연을 연계하거나, 디지털 청년 문화와 융합해 시각적 오브제와 퍼포먼스를 통해 다층적 경험을 제공한다. 예술은 브랜드의 언어이자, 감각의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협업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관객과 접점을 형성하는 분야는 단연 주류와 F&B다. 주류 브랜드는 VIP 파티에서 미술과 결합해 감각적 네트워킹을 유도하거나, 독립 주류 브랜드와 바가 갤러리와 결합하여 로컬 힙문화와 동시대 미술의 융합을 시도한다. 음악, 향, 맛, 조명, 공간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지는 멀티센서리 경험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관객의 기억에 강하게 각인시킨다. 이 감각적 일치는 단순 소비를 넘어 하나의 세계관으로 기능한다.


미디어와 매거진은 이제 아트를 기록하는 매체가 아니라, 아트 자체를 콘텐츠화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은 아트 콘텐츠를 통해 독자와 VIP, 광고주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금융 브랜드들은 예술을 하나의 혜택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독점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브랜드를 단순히 소비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경험의 매개체로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감각을 다루는 예술의 특성과 브랜드의 내러티브가 결합되어, 하나의 통합된 메시지를 만들어낸다.


예술과 브랜드의 협업은 감각적 경험의 확장에 그치지 않는다. 그 자체로 네트워킹의 허브가 되어 VIP, 컬렉터, 브랜드 관계자, 아티스트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관계의 장이 된다. 또한 전통적인 아트페어 관람층을 넘어, 스트리트 컬처, 이스포츠, 미디어 콘텐츠와의 접점을 통해 새로운 세대와의 연결도 만들어낸다. 예술이 일방적 감상의 대상에서, 다중의 감각과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는 지금, 브랜드와의 협업은 그 가능성을 가장 역동적으로 보여주는 장치가 되고 있다.


#브랜드협업 #콜라보레이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트페어의 전략을 읽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