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예술의 도래]

AI 시대, 살아있는 과정만이 예술이 되는 순간

AI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대중은 창작의 결과물을 스스로 구분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예술의 본질은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아니라, 실시간으로 과정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나는 그것이 바로 공간 예술을 넘어, 시간 예술로 나아가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AI가 영화 제작의 대부분을 대신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관객은 오히려 현장에서 직접 이뤄지는 연극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완벽하게 생산된 결과물이 아니라, 지금 이 시점에 만들어지고 있는 예술의 현장성이야말로 진정한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이 곧 퍼포먼스 아트의 확장된 개념이라고 본다.

결국 예술이 진정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음악처럼 연주되고, 무대 위에서 시연되는 작업처럼, 실시간으로 체험되는 예술일지도 모른다. 직접 그 과정이 눈앞에서 탄생하는 것을 목격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작품을 믿고 감각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예술은 점점 ‘결과물’이 아닌 ‘과정’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공감과 이해는 바로 그 과정의 공유 속에서 이루어진다.

앞으로의 예술은 단순히 만들어진 오브제를 감상하는 개념에서 벗어나, 함께 체험하고 증명하는 현장성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AI 시대에 진정으로 살아남는 예술은, 바로 지금 여기서 함께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믿게 해주는 과정 그 자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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