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컴퓨터의 종말]

클라우드 시대, 더이상 ‘사양’은 중요하지 않다.

by 김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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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컴퓨터의 성능은 곧 업무 능률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였다. CPU의 속도, GPU의 성능, 그리고 저장 공간의 크기까지 모든 것이 개인 작업자의 손에 달려 있었다. 프로그램은 직접 컴퓨터에 설치되었고, 연산은 오롯이 내 장비 안에서 이루어졌다. 그래서 고사양의 하드웨어를 갖춘 컴퓨터는 전문가나 창작자에게 필수품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는 전환점을 살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의 기술과 AI 연산의 확장은 더 이상 개인이 모든 것을 ‘내 컴퓨터’에서 해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프로그램 설치는 사라지고, 대부분의 업무는 브라우저 하나로 끝낼 수 있게 되었으며, 데이터 저장조차도 외장 하드가 아닌 원격 서버가 맡고 있다. 하드디스크는 물론이고, 고성능 GPU조차도 꼭 필요한 대상이 아니라, 특정 분야(게임이나 영상, 특수 시뮬레이션)를 제외하면 의미가 퇴색되었다.


특히 AI 시대의 도래는 이 변화를 가속화했다. AI 기반 그래픽 툴이나 3D 렌더링 도구는 더 이상 고사양 장비가 필요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웹 기반 플랫폼 위에서 작동하는 서비스가 되었다. 개인이 수백만 원짜리 워크스테이션을 사지 않아도,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성능을 온라인 상에서 빌려 쓰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하드웨어는 금방 구식이 되고, 관리는 어렵고, 보안에도 취약하다. 그에 비해 클라우드는 항상 최신이고,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확장 가능하며, 무엇보다 안전하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개인용 컴퓨터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 성능 경쟁보다는 오히려 사용자 맞춤형, 경량화된 기기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다. 커스터마이징에 강하고, 프라이빗한 업무나 데이터에 특화된, 작지만 유연한 ‘작업 공간’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더 이상 ‘고사양’은 선택의 기준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성능을 가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적절한 성능을 필요한 순간에 ‘연결’할 수 있느냐다.


#클라우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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