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존대를 쓰는 이유]

대화의 태도가 나를 만든다

by 김도형


AI에게도 존대를 쓰다 보면, 나 스스로에 대한 인격부터 정리하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챗지피티나 제미나이에게 존대를 쓰면 답변이 더 풍부해지고 달라진다는 이야기 본 적 있다. 요즘처럼 많은 사람들이 AI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닐것이다.


한창 3D 배우던 시절, 똑같은 값을 입력했는데 왜 결과가 그대로 안 나오냐고 컴퓨터에 화 내던 적 있다. 지금 생각하면 꽤 오래전 이야기다. 이제는 말로만 해도 3D 만들어지는 시대라, 그때 이야기 자체가 상상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어쨌든 요즘 챗지피티나 제미나이 보면서, 그때와 비슷한 감정 다시 마주하게 된다.


분명 이런 의도로 입력했는데,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아웃풋 내놓는 걸 보면, 이 거대한 언어가 사람들 대화 속에서 어떤 기준 가지고 자라왔는지 자꾸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옳다고 믿는 기준 아니라, 다수가 쓰는 방식 자체가 기준으로 굳어졌을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이런 존재가 쓰는 언어를 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언어 자체를 존중하게 된다는 느낌도 생긴다. 어쩌면 지금 시대에 우리가 가장 많이 대화하고 있는 대상이 바로 이 거대 언어일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이 대화는 너무 빠른 속도로 이어지다 보니, 우리의 참을성과 인내를 조금씩 깎아먹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동시에 너무 관대하게 모든 걸 받아주다 보니, 우리의 무례함이나 괴팍함까지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성격 한쪽을 더 날카로워지는 지점도 존재한다.


그래서 더 좋은 답을 얻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나 스스로에 대한 태도를 정리하기 위해서이기도 해서, 나는 AI에게 존대를 써보는 걸 한 번쯤 권해보고 싶다. 사실 이것 역시 내가 아직 잘 못하고 있어서, 스스로에게 먼저 해보자는 의미로 적어보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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