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중은 어디서 갈리는가]

상대와 객관 사이에서

by 김도형


삶과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하는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와 경중이 존재한다. 당연히 중요하고 시간적으로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흔히 큰일과 작은 일로 나누어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큰일이 언제나 위대하고, 작은 일이 언제나 사소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모든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결국 모든 판단이 상대적이라는 점이다. 상대적이라는 말은 많은 경우 가장 쉬운 문제를 가장 어렵게 만든다. 누구에게나 당연해 보이는 질문이라도, 그 안에 ‘상대’라는 조건이 들어오는 순간 그것은 정답을 찾는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해답을 찾아야 하는 일이 된다.


큰일과 작은 일에 대한 기준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업무를 하다 보면 왜 우선순위가 직급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지, 그리고 서로의 기준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각자의 위치와 책임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사안을 두고도 경중이 달라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더 중요한 태도는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객관성을 유지하는 일이다. 객관성을 상대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태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감정에 치우친 채 상대성을 적용하게 되면, 결국 누구도 공통된 기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


또한 일의 규모와 상관없이, 그 안에 진정성이 없을 때 큰일은 금세 작은 일이 되고, 작은 일은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일처럼 사라지기도 한다. 결국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심장이 함께 작동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일과 관계 속에서 경중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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