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주지 않는다는 착각]

가장 빠른 말이 가장 덜 아프다

by 김도형


사람들은 잘 모른다. 언제 자기가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지에 대해서. 타인에게 상처를 줄 때는 그 순간이 그다지 선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생각보다 판단을 아주 빨리 내린다. 이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가 아니라, 이것이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해 먼저 결론을 내린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쓴소리 하거나 다른 이야기를 꺼내야 할 때, 우리는 상대보다 먼저 내가 나쁜 사람이 되지는 않을지를 걱정하게 된다.


그런데 이 태도는 결국 나 자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유예 기간을 두고 상대가 상처받을 시간 더 늘리거나, 그 상태의 폭 더 키우는 일에 가깝다. 미루고, 돌리고, 완곡하게 말한다고 해서 상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오래 남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상처 가장 적게 주는 방법은, 가장 빠르게, 가장 정확한 방식으로 객관을 말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방식에는 분명한 맹점 하나 있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은 그 순간 좋은 사람이 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더 큰 맹점도 있다. 그렇게 말해준 사람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가장 좋은 사람 중 한 명으로 남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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