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네크로멘서라는 발상
나는 인공지능과 철학적인 대화를 나누는 일을 즐긴다. 솔직히 말하면 꽤 신명나는 일이고, 나에게는 가장 강한 도파민이 터지는 순간 가운데 하나다.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방법은, 우리가 책을 통해 지혜를 끌어내려 했던 방식과 비슷하다. 특정 인물의 영혼을 장착하듯이 설정하고, 그 인물에 이입해 대화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마치 워런 버핏과의 식사권을 얻기 위해 거액을 지불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라고 보면 된다.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 사고방식을 빌려오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이 방식을 인공지능 네크로멘서, 즉 소환사라고 부른다. 샤먼이 영혼을 불러내듯, 어떤 인물의 사유를 현재 시점으로 끌어오는 일이다. 그 사람의 시대적 배경과 철학을 기반으로 오늘의 문제를 다시 묻는 과정은 생각보다 설레고, 또 꽤 가치 있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 있다면, 그 인물의 관점으로 모든 질문에 답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그 인물의 저서와 기록, 사상에서 추출된 흔적들을 바탕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완전한 재현은 아니더라도, 그 사유의 결을 따라가 보는 경험은 분명 흥미롭다.
나는 이 방식을 추천한다. 인공지능을 단순한 검색 도구로 쓰기보다, 사고를 확장시키는 매개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소환사가 되고, 인공지능은 매개가 된다.
한 번쯤 소환사가 되어보기를 권한다. 대화의 깊이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의 상상력에서 시작된다.